이전 금남역주였던 백발청년 황보옥은 윤회역의 심우궁주와 연인이었다가 선계 천정과의 일전에서 심우궁주 향소옥이 죽고 단장의 고통을 참고 수행을 높여 도조에 이르러 윤회역에 투항했다고, 그리고 옆의 중년 남자는 윤회역의 무양궁주인데 하얀 치마의 여인은 처음 보지만 수행이 높지 않아 막 태을지경에 오른 것 같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림

음승지는 느릿느릿 새로 나타난 셋에게 예를 갖추고 3명의 역주를 필두로 각 중소지역의 역주들이 차례로 빛줄기가 되어 도착하기 시작하니 최소 금선급의 역주들이고 그 중에는 흑치역주도 있어 삼역회맹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음승지의 말과 함께 마지막으로 큰 종이 울리며 하늘을 찌를 듯 나오던 네 줄기의 빛기둥도 서서히 사그라들음


한편 한립 3인방은 인적이 드문 길을 택해 몸을 숨기며 행인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대승기와 합체기 수준의 유노 순찰대들을 피해 호중구와 백장구의 경계문에 도착하는 데 성공함

추혼술로 얻은 정보대로 진선급 이상의 구유역의 등심족이 경비를 서고 있고 안쪽에는 대라급 구유족 수사가 지키고 서있어 공간 법칙으로 성벽의 금제를 통과해도 걸릴 확률이 높아 석천공이 미간을 찌푸리고 마광은 자신이 그 공간 파동을 완전히 감출 수 있다고 단언해 한립조차 확실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망설이지만 마광이 워낙 확신에 차 머뭇거리다가 믿겠다고 결정을 내림

그런데 통과할 틈을 찾는 사이 호3과 백리염이 일행의 앞에 나타나고 석천공과 한립에게 호3이 인사와 함께 진언문 유적이 붕괴되며 공간 폭풍 속에서 죽을 뻔 했지만 수많은 단약과 선원석으로 버티고 호방 구역 동쪽에서 숨어 있다가 백리 수사를 만났다고 머리를 긁적임

백리염도 자신이 한립과 헤어진 후 호방구역 동쪽으로 갔다가 회계사족(회계의 상어족)의 공물을 훔치다가 잡혀 처형을 기다리던 호3을 만났고 다행히도 사족이 윤회역에 합류하며 선물로 넘겨주어 풀려난 것이라 설명해줘 석천공이 호3도 도둑질을 하다가 잡히는군요 라고 웃어 호3도 머쓱한지 환경이 달라서 그렇다고 화제를 돌림

이내 한립 일행도 세살지로 향했을 것이라 예상하고 이곳에서 기다렸다며 힘을 합치자고 모두 의견을 모으고 고계 구유족의 감지를 피해 석천공의 공간 법칙으로 숨어들어가기 위해 호3이 손을 털어 둥근 구체를 꺼내들어 주문을 외우니 한립 등 5명이 모두 기운마저 완전히 가려져 경비를 피해 성벽에 붙는 데 성공함

이후 석천공이 간단한 진법을 세워 공간 법진을 이용한 순간이동을 발동하고 마광을 살기로 이루어진 검은 벽으로 공간 파동을 차단해 자리에서 사라지니 성벽 위의 한 노파가 눈을 부릅뜨고 성벽 아래를 보며 의식으로 탐지하지만 아무 것도 찾지 못해 한립 일행은 백장구 안쪽으로 질주해감

지도가 부실해 백장구의 감시탑의 위치는 알 수가 없어 5걸음마다 보초가 있을 정도로 삼엄한 경계 속에서 중심부에 도착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구유족의 경비가 유독 삼엄한 건물을 보며 무언가 숨겨져 있을 지도 모른다고 눈을 빛내는 호3을 제지하며 한립이 검은 보루의 벽 안쪽을 의식으로 훑으려다가 튕겨나와 극심한 고통을 느낌

그런데 갑자기 석경후가 이 벽에는 구유대장현금이라는 구유족 비전금제가 쳐져있지만 해제가 어렵지는 않다고 파해법을 한립의 머릿속으로 전해주고 한립은 왜 갑자기 내게 비술까지 알려주며 안을 살펴보라는 겁니까? 라고 미간을 찌푸리지만 석경후는 다시 침묵해 고민하던 한립은 결국 금제 파해법을 사용해 의식을 파고들게 하는데 성공함

검은 보루의 안에는 놀랍게도 30장 크기의 거대한 연못과 그 안에 철장에 갇힌 채로 잠겨 있는 회계 이수 2마리와 뿔이 난 사람 2명이 있어 이수들은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르고 사람들은 이미 몸이 굳은 듯 꼿꼿이 누워 눈만이 가끔 움직일 뿐임

2명의 유노가 이 광경을 관찰하고 있는데 광경에 깜짝 놀란 한립은 그래도 서둘러 다음 보루로 향해 여기에서는 거대한 화로에서 타로느느 회색 불꽃이 한 줄기 잿빛을 뿜어내 묶여 있는 각족 이수와 이민족들의 몸에 들어가 피부에 기이한 무늬를 남기고 있는 것을 목격함

이처럼 각 보루들에서는 이수와 이민족들을 독과 물, 불 등으로 담금질을 해 괴물로 만들어 마지막 보루에 쌓아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한립은 회계에서도 인간이나 생물로 꼭두각시를 제조하는 것은 들키면 큰일 날 정도인데 이미 구유족은 대량으로 이를 생산하고 있음에 놀라고 이대로 구유족이 힘을 길러서 구유역의 제일종족이 되었음을 깨달음

이내 의식을 연못이 있던 보루로 돌린 한립은 철장에 갇혀 있는 수많은 '원재료'인 사람들과 이수들을 발견하고 진선급, 심지어 금선들까지 있음에 경악해 의식을 회수하고 석천공 등에게 말하지 않은 채 일단 이곳을 나가기로 해 반대편 성벽까지 숨어가 석천공의 공간 진법과 마광의 살기의 벽을 발동하지만 이상하게도 통과하지 못하고 제자리로 돌아와 한립이 공간 금제가 추가로 설치된 벽인가 하며 살펴보기 시작함

모두들 낯빛이 어두워지고 백리염도 공든 탑이 여기서 무너지는가.. 하는데 석천공이 성벽 안의 금제만 멈추면 가능하다고 제안하며 방금 감지해봤는데 금제의 핵이 멀지 않아 성문 어귀에 있으니 우리 병력을 나누어 호3과 석천공 려비우는 남고 마광과 백리염이 잠입해 금제의 핵을 찾아내기로 함

호3과 마광이 은신에 능해 둘로 나눈 것이고 대라급이 다가올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마광이 당부하고 금제의 핵을 파괴하면 대라에게 들킬 수 있으니 다른 방도를 써서 무력화하겠다고 석천공이 웃으며 대답해 한립 3인방은 성문 어귀에 은신한 채 호3은 회계사족의 대라를 만나 도망치며 대라경의 무서움을 깨달은 바가 있어 정말 대라급의 눈을 속일 수 있냐고 묻고 석천공은 7할은 들키지 않을 지신이 있다며 흰색 부적 3개를 꺼내 광원재 대라경 수사가 제련한 둔천선부라고 한립과 석천공에게 나누어줌

귀한 물건을 거저 받을 수는 없다고 하는 한립에게 석천공은 려 수사가 아니었으면 나는 이미 이곳에 뼈를 묻어야 했으니 이 정도는 그냥 받으라고 하고 호3은 부적을 냉큼 챙기며 이녀석은 워낙 부자라 그런 배려를 해 줄 필요가 없다고 웃어 석천공이 려 수사는 진실한 군자인데 다른 하나는 참으로 뻔뻔합니다그려 라고 콧방귀를 뀜

시간 제한이 있는 부적이라 셋은 서둘러 부적을 입에 넣고 삼켜 흑백의 빛으로 몸을 감싸고 날아가니 서로조차 감지하지 못해 금제의 핵심 진법이 있을 만한 곳을 뒤져 거대한 대전 안의 2층에서 3개의 통로 중 공간 파동이 느껴지는 쪽을 마침내 찾아내는데 성공함

하지만 그와 동시에 대전을 돌아다니는 흰 솜털이 덮힌 눈이 얼굴의 절반만 한 기괴한 너구리를 만나 배에서 꼬르륵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다가 자신들을 향해 눈을 돌리고 석천공은 좋지 않다며 한립과 호3의 옷을 잡고 급히 뒤로 물러나며 개자수미 천거부령! 이라 주문을 외워 음산한 법칙의 힘으로 체내의 부적의 힘을 모조리 끌어내 통로의 벽 속으로 쏙 들어가 짐승이 의혹의 눈길을 번득이지만 별다른 이상을 알아내지 못함

게다가 3층에서 키가 크고 마른 중년인이 내려와 운단 왜 그러느냐? 라고 말하는데 그가 뿜어내는 짙고 음산한 기운은 전율스러울 정도이고 이내 뒤따라온 유노가 귀목님 역주님의 명령으로 전달드립니다 라고 소환장을 건네자 하얀 너구리를 품에 거두고 의식으로 읽은 뒤 제가 역주님께 대답드리겠습니다 라고 소환장을 파기한 후 잠시 2층을 돌아다니며 무언가 생각하다가 3층으로 다시 올라감

그가 사라진 뒤에도 한참 후에야 통로 벽에서 나온 한립 일행은 조용히 1층으로 다시 내려가 편전 한 켠에 숨어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대라경이 아니라 그 옆의 짐승 하나조차 이렇게 신통하다고 탄식을 함

부적을 파괴해 힘을 사용한 것이라 지속시간이 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곧 효력이 다한다는 석천공의 말에 한립이 그럼 15분 밖에 시간이 없다고 눈썹을 찡그리고 호3은 다시 올라가서 뒤져봐야 하나 고민하는데 이는 너무 위험하다고 석천공이 반려하고 한립이 그렇다면 유인을 하면 어떻냐고 제안해 보루 쪽에서 소동을 일으켜 그를 불러내고 그 사이에 이곳을 뒤지자는 작전에 마광과 백리염까지 동원해 실행하기로 결정을 내림

보루의 의식 금제를 뚫는 석경후의 비술을 마광에게 전수해줘 보루 안쪽의 동태를 살피며 나중에 석천공이 공간이동으로 구출하러 가기로 약속하고 석천공이 새로이 동서남북이 적힌 부적 4장을 편전에 붙여 기운을 가리니 반 시간이 지난 후 멀리서 소란과 함께 굵고 검은 연기가 솟구쳐 귀목이 너구리를 안은 채 깜짝 놀라 발을 굴러 검은 무지개로 변해 날아가고 이를 감지한 한립 일행은 서둘러 부적을 거두며 석천공의 공간 법보로 마광과 백리염을 소환해냄

천마비술로 금선급 회계 이수의 철장을 파괴했고 대라조차 흔적을 찾지 못하게 잘 처리했다는 마광의 확신에 그렇다면 좋다고 이제 공간 금제의 핵으로 향하자고 빠르게 모두를 이끌고 2층의 편전 입구로 향해 입구의 흑백금제는 한립이 두 눈을 자줏빛으로 물들이며 구유마동으로 파악해 풀어버리고 마침내 안쪽의 깃발이 꽂힌 8개의 석대로 이루어진 복잡한 진법을 찾는 데 성공함

구유성의 호성금제가 8중금제라니 역시 대단하다고 석경후가 한립의 머릿속에서 웃고 한립은 이 금제들을 풀어내는 방법을 넌지시 알려줬던 석경후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냐고 의심스럽게 묻지만 대단한 녀석, 이렇게 경계할 필요 없다 이제 우리는 동주상구(한 배에 탄 것)인 셈이라 해를 끼칠 일은 없을 것이니 앞으로 차차 알게 될 것이니라 라고 가볍게 웃고 다시 조용해짐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쉰 한립은 이내 복잡하고 강력한 은빛 법진을 바라보며 공간의 힘을 담은 결정석인 은태석을 수십 개나 박아넣은 것에 눈을 번쩍이고 석천공은 은빛 물방울을 은태석에 뿌려 그 힘을 소진시켜 탈출법진을 발동해 한립 일행이 자리에서 사라지니 남은 것은 빛을 잃은 은태석과 해제된 법진 뿐임


잠시 후 대전 2층에 돌아온 귀목의 모습이 떠오르며 공간 법진이 있는 편전을 향해 의혹 어린 눈빛을 보내다가 이내 고개를 젓고 다시 3층으로 돌아감

동시에 한 외진 골목에서는 빛이 번쩍이며 한립 등의 모습이 떠오르며 자신들이 도착한 나생구의 공기가 매우 혼탁하고 뜨거운 것에 불쾌한 표정을 짓고 서둘러 세혼구로 넘어가는 성벽을 향해 발을 옮기지만 기이하게도 성벽 앞 지면에는 수박같이 큰 붉은 눈 같은 구슬이 촘촘히 박혀있어 백리염이 이에 하아 수라귀안이라니... 라고 한숨을 크게 내쉼

수라귀안이란 수라대요의 몸에 나는 3600개의 눈들인데 온갖 환상과 위장을 꿰뚫어 볼 수 있어 공간의 법칙으로 멀리서 건너뛰는 수 밖에 없겠다고 상의하는데 갑자기 가장 가까운 수라귀안이 빙글빙글 돌며 이쪽을 바라봐 다들 즉시 입을 다물고 조용히 뒤로 물러남

그런데 옆의 건물에서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버섯구름이 피어오르고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일행은 몰래 잠입해 놀랍게도 이미 멸족되었다고 알려진 손재주가 좋은 왜정족이 구유족을 위해 업화를 이용한 진선들도 상처입힐 수 있는 폭탄을 제작하는 것을 발견하고 백리염이 소문이 사실이었다고, 수라성 내에 자연적으로 생긴 업화의 굴이 있어 구유족 사람들이 태어나면 업화지갱에 넣어 세례를 받아 이를 세혼이라 부른다고 침음함

신생아를 불에 넣는다는 말에 석천공이 경악하고 회계 수사들은 살기를 이용해서 업화에 대한 내성이 대단한데 이를 이용해 직접 업화에 담그는 건은 아니고 업화 근처에서 12살까지 지내도록 해 혼을 씻어내고 버텨내면 구유족, 못 버티면 유노로 부린다고 백리염이 추가로 설명을 해주니 혹시 이 업화지갱이 세혼구와 나생구를 관통하고 있을 지 모른다고 마광이 웃어 지상의 대라와 싸우는 것보다는 낫다고 한립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함

업화와 살기는 근원이 같지만 불태우는 성질까지 있어 화력은 법보로 보호할 수 있지만 정신은 의식으로 버텨내야 한다고 백리염이 주의를 해주고 다행히 한립의 의식 보호용 부적 어봉진신부가 있어 연신술 5성의 힘을 보태 모두를 감싸니 호3이 연신술을 5성까지 익혔냐고 크게 놀람

이제 어떻게 업화지갱에 입장하느냐가 문제인데 이는 호3이 지닌 환술과 미혹을 거는 여우꼬리 모양 보물 옥소호미가 있어 이를 이용해 마광과 백리염은 태을경 구유족으로, 한립과 석천공, 호3은 유노로 변신해 뒤따라 업화지갱에 당당히 입장함

굴을 지키던 왜정족들은 구유족의 등장에 식은땀만 뻘뻘 흘리며 두 어르신을 뵌다고 공손히 절을 하고 마광과 백리염이 조용히 노려보자 제풀에 찔려 죄송하지만 3일 만에 완성하라는 어르신들의 명령에 따르지 못했다고 싹싹 빌고 마광은 능글맞게 이를 이용해 상관 없으니 우리를 굴로 안내하라고 넘겨 안심한 왜정족이 한립 일행을 데리고 깊숙한 통로와 짙어지는 살기를 지나 시커먼 업화가 타오르는 화로들로 가득한 통로에 도착함

그런데 실수로 이를 다루던 왜정족 하나가 화로를 쏟아 업화에 불타 녹아내리고 마광은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업화를 잡아당겨 화로에 가볍게 던져넣으니 유노들이 이를 보고 넋을 놓고 있다가 급히 사과를 하며 실수한 왜정족의 목을 졸라 죽이려 들어 마광이 됐으니 완제품이나 들고 오라 명해 왜정족 의 목숨을 구해줌

이에 왜정족들이 크게 감사하며 열심히 제련한 폭탄들을 들고 마광에게 바치고 옆의 백리염도 이를 하나 받아 살피며 한립에게 전음으로 뇌전 속에 2가지 상반된 불의 법칙이 녹아 있는게 '그 힘'과 같다고 전해주고 업화지갱으로 안내하라 유노에게 명해 검은 불꽃으로 가득 한 거대한 통로와 그 위에 설치된 반쯤 끊어진 다리에 도착하게 됨

다행히도 예상대로 나생구와 세혼구를 이어주고 있지만 이제 곧 옥소호미의 힘이 다할 예정이라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는데 중간에 끊어진 다리 아래로 철장이 매달려 있고 업화에 구워지고 있는 2명의 사람을 발견한 한립은 속으로는 놀라지만 별다른 반응을 하지는 않고 오히려 호3이 이들을 알아채고 아니 저들은...! 하고 놀라 석천공이 운이 나쁘게도 구유족에게 붙잡힌 모양이라고 혀를 차 백리염이 아는 사람이라 구출해야 하냐고 물어봄

한립은 눈살을 찌푸리며 몸에 금제가 걸린채 갇혀 있는 열화선존에게서 눈길을 돌려 세살지보다는 일단 사람을 구하고 보자고 말해 마광이 지금 손을 쓸까요? 라고 조용히 묻는 것에 당장 움직이자고 대답해 마광이 찢어져라 웃음을 지으며 검은 안개로 다섯 마리 흉악한 용을 만들어내 안내중인 유노를 교살해버리고 다리 위를 지키던 십수 명의 유노들도 모조리 살기에 담궈버려 백리염이 음산한 소리와 함께 이들을 스쳐지나가 처리하고 마광도 한 명의 몸에 들어갔다 나오니 시체는 피가 빨린 듯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추락함

시체를 모조리 업화에 던져넣은 이들은 옥소호미를 떼어 호3에게 돌려주고 빠르게 다리의 끊어진 부분으로 다가가 네모난 철장에 갇힌 채 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눈치채지 못하고 어두운 눈빛을 빛내는 열화선존과 왜 적이었던 나를 구하냐는 용융을 잡아채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소리쳐 점차 강력한 열기와 살기로 압박하는 업화로부터 각자의 법보들로 몸을 보호하고 한립의 어봉진신부를 발동해 의식을 보호해 지나가니 화로 입구에 도착하는 데 성공하지만 마지막 남은 업화가 부들부들 떨리며 소리를 내 한립이 아차 불 밑에 금제가 숨겨져 있습니다! 라고 급히 외침

들끓는 업화가 높게 치솟아 한립 등을 감싸려 들자 한립이 마광 수사! 라고 불러 마광이 소매를 휘둘러 검은 안개의 촉수로 업화를 끊임없이 쳐내 보호하고 업화의 파편들은 어봉진신부와 법보의 힘으로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하는 상태임

하지만 아래에서 아예 하늘을 태울 기세로 검은 불의 벽이 솟아올라 달려들자 석천공도 은빛 비파를 꺼내 현을 뜯어 격렬한 음파가 담은 공간의 힘으로 불에 구멍을 뚫어 지나가고 이를 악물고 연신 비파를 뜯으며 오래 버티지 못하니 빨리 가라고 고함을 외치니 한립도 힘을 숨기지 않고 금빛 시간의 영역을 펼쳐 막아보지만 살기가 사방팔방으로 스며들어 영역을 따라 곧장 한립에게 침투해버림

미리 예상하고 최대한 연신술을 운용해 살기를 다스린 한립은 이내 어두워지는 영역의 빛을 보며 소매를 휘둘러 푸른 쇠사슬 몇 개를 방출해 일행을 휘감고 역전 보륜을 발동해 불벽에 난 구멍을 빠르게 통과하고 마침내 세혼구로 가는 통로까지 채 십 장도 남지 않아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고 함

그런데 이 때 갑자기 통로 입구의 부적문이 발동하며 검은 불이 홍수처럼 치솟아 아래의 한립 일행에게 떨어져 삼켜버리고 한립의 어봉진신부도 이 파도는 막지 못해 의식의 연결이 끊어지며 검은 업화가 한립의 검푸른 현무진혈 갑옷 위를 맹렬히 태우며 선묘 내부의 살기마저 꿈틀대게 만들어 연신술로 간신히 광기에 빠지지 않은 한립은 기합성과 함께 황금색 진언보륜을 등 뒤에 꺼내 금빛으로 닿는 업화를 모조리 얼려버리고 옆에서 몰려오는 검은 구름에 삼켜져버림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시간 법칙조차 통하지 않고 이를 방출하는 도장 바닥에는 새빨간 '포라만상'(만물을 감싼다는 뜻)이 새겨져 있어 섭혼의 힘 속에서 급히 주먹을 들어 거대한 청색 권영을 내리치고 이조차 흑인(검은 도장)에게 손상을 주지 못하자 거대한 산악거원으로 변신해 두 팔을 번쩍 들어 꽝 하고 내리쳐봄

하지만 육면체 모양 도장은 한립과 함께 불어나 깔아뭉개기 시작하고 결국 산악거원이 끙끙대며 눌린 채 업화에 빠져들어 한립은 이 도장이 시간 법칙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담긴 힘이 너무나 강력해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임을 깨닫고 시간 법칙이 풀리는 순간 그 엄청난 속도와 힘에 깔아뭉개질 생각에 식은땀이 흐름

이 때 시간 법칙에 진혈.. 꽤나 실력이 있는데 나생구에 왜 몰래 잠입하느냐? 너희는 누군인가 윤회역인가? 아니면 천정의 사람이느냐? 라고 괴이한 웃음소리가 한립에게 들려오니 끊어진 다리 위에 유광이 도는 흑포를 입고 머리에 괴상한 관을 쓴데다 희끗한 회백색 눈은 묵우보다 깊어보이는 이가 오싹한 미소를 머금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 깜짝 놀람

무려 대라급 수사가 나타난데다 그 뒤의 소뿔이 자라나고 눈에서는 업화가 타오르는 유노들이 업화가 타오르는 검은 쇠사슬을 들고 호3과 석천공 등을 꽁꽁 묶어버리고 백리염조차 두 팔이 숯처럼 검게 타버려 검은 비늘이 자라났지만 업화에 팔이 휩싸인 채라 한립은 조용히 지켜보는데 이들이 끌고 온 한립의 상대를 보고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함

다름아닌 천정의 감사 선사 소류가 선영력이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 채로 갑옷도 사라진 채 벌거벗은 상체에는 봉합된 흔적이 가득하고 가슴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 업화가 타오르는 상태로 있기 때문인데 심지어 어깨와 양팔 위에는 강제로 꿰멘 듯한 칠흑 같은 쇠사슬이 두 팔을 관통해 손바닥에서 튀어나오고 있어 그 끝에는 검은 양날도끼와 망치가 각각 달린 모양임

그리고 이내 소류(였던 것)은 서서히 눈을 떠 살기가 가득 차 회선과 똑같은 회색 눈을 뜨고 눈을 움츠리는 한립을 바라보기 시작함





소류 불쌍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