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유족 대라는 산악거원으로 변한 한립을 바라보며 이놈을 아는가 보구나? 이 녀석은 운이 없어 이곳에 왔을 때는 이미 공간의 힘에 의해 찢어진 상태라 나는 심심해서 그 조각을 모아 개조했을 뿐이다 라고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두 손을 들어올리고 어깨를 으쓱함

이에 한립이 멍한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거리자 더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대라가 미친 듯이 웃으며 이전보다 100배는 더 짙은 살기의 검은 불꽃으로 한립을 감싸버려 연신술을 운용함에도 정신이 침범당해 안간힘을 쓰고 작은 금선 하나가 이토록 의식이 강하다니! 흥미롭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라고 뒷짐을 지고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구경함

죽을 힘을 다해 신혼을 지키지만 거원의 양팔은 검게 타들어가는데 반대편에서는 마광이 자신의 절반 크기의 소녀에게 한 손에 목이 잡혀 업화의 호수에서 끌려나오면서 한립을 향해 무언가 방도가 있는 듯 한 가닥 웃음을 지음

마광의 몸이 순식간에 까맣게 번득이며 허상으로 변하고 소녀를 넘어뜨리는 데 성공하지만 소녀가 일어나 여유로운 마광의 얼굴이 못마땅해 손바닥을 휘두르자 두개골과 목뼈가 우두둑 부러지고 괴이한 법결과 함께 이마를 탁 때리니 마광의 미간에 붉은 '금'자가 떠오르며 잡혀버려 구유족 대라가 소녀를 향해 류락 아가씨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라고 예를 갖춤

하지만 소녀는 네가 관리하는 나생구에 이만큼이나 침투하도록 놔두다니 일을 참 잘한다고 비꼬고 구유족 대라를 뒤로 한 채 산악거원의 모습인 한립의 앞에 다가와 회계의 종족이 아닌 인족과 같은 검은 눈동자를 빛내며 미간의 검은 비늘을 곧추세우고 어떻게 선계의 진령까지 이곳에 왔는지 의아해함

이에 음산이 진혈을 지닌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해주고 소녀는 너희 인족이 꽤 재미있었다며 한립이 죽을 힘으로 버티고 있는 '포라만상'이 적힌 거대 도장에 오광을 번쩍여 압사시키려 해 한립이 급히 진언보륜을 역전시키니 놀랍게도 다리 입구로 물러나다가 방향을 돌려 업화지갱의 입구를 향해 번개처럼 신형을 날림

음산이 어딜 감히 가냐고 소매를 펄럭여 새까만 돌기둥으로 한립의 앞길을 막지만 한립도 9자루 청죽봉운검을 합쳐 모든 벽사신뢰를 동원해 돌기둥들을 터뜨려버리고 자신의 앞을 직접 가로막는 음산을 피하려다가 그만 옷깃을 붙잡혀 이마에 손바닥을 맞고 선영력과 힘을 봉쇄당해 털썩 쓰러져 석천공과 백리염 등도 다들 저항하다가 붙잡히는 것을 봐 가슴이 철렁함

최악의 경우에도 대라급에게 마광 호3 백리염의 태을옥선 3명과 자신과 석천공까지 힘을 합치면 될 줄 알았는데 15분도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도대체 어떻게 대라경 수사들이 이리 빨리 도달했는지 마비된 혀를 간신히 움직여 음산에게 물어봄

음산은 힐끗 한립을 보더니 선심을 써서 이곳의 경비 중 하나는 나의 꼭두각시라 바로 알 수 있었다고 대답해주고 손가락의 튕겨 한립의 단전에 검은 부적문을 박아넣어 회색빛과 함께 검은 안개가 원영을 뒤덮어 완전히 선영력을 막고 육신조차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니 마광 등도 모두 똑같은 금제를 당해버린 후임

소녀 류락은 음산의 뇌전 법직이 더욱 신통해졌음에 손뼉을 치며 감탄하고 소녀의 놀라운 미모를 음흉하게 바라보며 음산은 고작 사뢰의 법칙이라 당신의 본명법보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고 대답을 한 후 이놈들은 감히 수라성에 잠입한 놈들이니 무슨 계획인지 고문해서 알아볼 것이라고 해 소녀가 엷게 웃으며 여러 종족들이 있으니 한 명은 내가 고문하고 싶다고 한립을 손가락으로 가리킴

그리고 얼떨떨한 표정의 한립을 향해 소매에서 붉은 빛을 방출해 데려가려고 하지만 음산의 웃음이 서서히 사라지며 검은 번개로 이를 막아버리자 무슨 짓이냐고 서로 말싸움을 시작하고 음산도 역주님의 총애를 받는다고 너무 방자하다며 규칙대로 내가 처리할 것이니 내게 명령하지 말라고 화를 냄

이에 소녀도 그렇다면 네가 나생구에 적들이 침입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사실을 역주님께 알리겠다고 협박하니 그제야 음산이 기가 죽어 사소한 일 때문에 3역회맹에 참석중인 역주님을 귀찮게 할 수는 없다고 한 발 물러서고 류락은 히히 웃으며 꽤나 강한 이들이고 귀중한 법칙의 힘을 지녀서 너 재미를 독차지 할 생각은 말라고, 사람들은 네가 가져도 그 보물은 내가 가지겠다고 제안해 확실히 진선계에서 온 놈들의 물건을 쓸 수 있는 것은 당신뿐이라 음산이 수락함

결국 소녀는 한립 일행 5명의 저물대를 싹 털어가고 9자루 청죽봉운검도 봉인되어 잡혀가 한립은 이를 악물고 소녀가 은빛 비파와 청죽봉운검을 살피며 감탄하고 이내 멀리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음

음산은 소녀가 사라지자 욕심 많은 더러운 년이라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욕을 내뱉고 한립 일행을 쇠사슬에 묶어 우리에 가둔 뒤 죄수를 수송하는 수레에 올려 나생구의 한 건물에 도착해 던져버림

한립이야 육신이 강력해 별로 아프지 않지만 다들 끙끙 앓는 중인데 구유족 태을경 수사 음선과 2명의 유노가 도착해 가시 돋친 가죽 채찍을 들고 선계 수사라며 음산님께 쓸모가 있으니 알아서 잘 고문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5명을 끌고 석대 위로 끌고 가 순간이동을 한 뒤 처절한 비명소리로 가득한 감방들 앞에 데려옴

중간에 명령을 안 듣는 백리염을 채찍으로 후려쳐 피부를 찢어버리기까지 하는데 한립은 태연하게 이곳이 바로 유숙이라는 곳인가? 라고 옆의 옥졸에게 물어 함부로 입을 연다고 화를 내는 음선에게 그냥 질문이라고, 여기선 다들 벙어리가 되는 것이냐고 비꼬아 결국 채찍을 한 대 얻어맞을 뻔 함

하지만 음산의 당부 때문에 자신들을 함부로 때리지 못해 얼굴 앞에서 채찍은 멈추고 다음부터는 진짜 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음선의 반응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한립은 계속해서 나아가 돌기둥에 죄수를 묶고 불로 태운 후 회복시켜 다시 태우는 무한동력 고문을 가하는 광장에 도착해 총 9층의 연옥이며 이곳은 1층인데 이제 겁이 좀 나냐는 음선의 웃음소리를 들음

이후 매우 음산한 검은 연못이 있는 2층의 한옥, 독사가 들어있는 3층을 지나 마침내 9층에 도착하니 호3과 석천공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이전과 다르게 살기가 매우 짙으며 귀곡성이 울려퍼지는 9층의 모습에 한립조차 얼굴빛이 변하는데 다른 층과 다른 점은 죄수도 적고 다들 쥐 죽은 듯 고요하다는 점임

이렇게 9층의 무간옥에 수감된 한립은 안력을 발휘해 이곳의 죄수들은 최소 금선에 태반은 태을옥선인 진선계인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석천공에게 자신도 선영력이 봉인되어 탈출할 방도가 없다고 조용히 이야기를 나눔

그런데 이 때 주변 감방에서 회계 이민족처럼 검은 비늘이 자라나고 귀가 어깨까지 늘어져 청력이 좋아보이는 마른 남자가 탈출? 탈출이라고? 라며 껄껄 비웃기 시작하고 한립과 석천공에게 이곳은 구유족의 감옥이 아니라 꼭두각시를 만드는 원재료를 담금질하는 곳이며 평생 그들의 노예가 되어 일하게 될것이라 알려줘 광원재의 소주로써 고귀한 신분을 가진 석천공은 노예가 될 바에야 죽어버리겠다고 생각함

게다가 구유족의 괴뢰술은 대단해 백장구에서 본 놈들은 저급한 것에 불과하고 진짜는 체내에 유혼충이라는 것을 심어 죽어도 영원히 조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다른 감방의 백발 노인이 알려주고 한립이 유혼충이라니 그것이 뭐냐고 물어 이것이 구유족 특유의 신통이며 타인의 혼백의 힘을 뽑아 제련해 유혼충으로 만들어 심는 방식이라고 자조 섞인 웃음과 함께 노인이 대답해줌

이렇게 만든 고급 꼭두각시는 의식이 남은 채로 노예가 되어 생전의 능력과 법칙까지 쓰는 생체 꼭두각시가 된다는 것에 석천공은 원영을 터뜨려서 자결할 생각을 하지만 아직 희망이 한 가닥이라도 있다면 자결하지 않겠다고 호3 등은 버티고 한립은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눈빛을 빛내다가 그럼 당신들의 상태는 어떻냐고 물어봐 이미 자신을 비롯한 5명의 죄수들은 유혼충이 심어져 자결조차 못하니 죽을 거면 지금뿐이라 노인이 피식 웃음

한립의 체내의 선영력도 막혔고 원영은 검은 그물에 휩싸여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데다 오장육부조차 점차 침식당하기 시작해 한립도 속으로 욕설을 내뱉고 아직 구유족이 눈치채지 못한 화가지에 장천병을 넣어두어 다행이지만 석경후가 들어있는 천호화혈도를 넣은 저물대는 빼앗긴 것에 아쉬워함

이내 전력을 다해 의식을 몰아쳐 체내의 검은 물결의 금제를 공격하던 한립은 5성에 이른 자신의 의식을 이용한 공격에 금제가 출렁이는 것을 느껴 크게 기뻐하고 창백해진 얼굴로 온 힘을 다해 금제의 틈을 만들어 검결을 맺으니 투명한 의식의 검영이 틈을 잘라버려 화가지 입구를 열어 의식 한 조각을 집어넣는 데 성공함

화가지 속에 들어간 의식은 이내 다락방에 있는 해도인에게 도착해 한립의 모습으로 화하고 의식 연계가 끊겼다며 의아해하는 해도인에게 그간의 상황을 설명해 뇌전의 법칙에 정통한 해도인이 혹시 자신에게 걸린 뇌전 금제를 풀 수 있을까 한 가닥 희망을 걸어 해도인이 한립 단전에 있는 금제를 묶어두면 시간 법칙으로 해제해버리겠다고 작전을 세움

의식을 강화하는 만혼초도 챙긴 한립의 의식은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만 하필 음산이 무간옥에 천천히 걸어들어와 이대로 들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 한립은 음산의 검은 번개에 붙들려 높이 솟아오른 채 나를 유혼충 꼭두각시로 만들고 싶나? 라고 조용히 입을 열기 시작함

이에 음산도 네놈의 시간 법칙은 유용하니 잘 부려먹어주겠다고 벌레의 알처럼 생긴 것을 꺼내 한립의 미간에 쑤셔넣고 이 알은 이내 유혼충이 되어 검은 금제를 지나 한립의 원영에게 돌진해가니 한립의 의식의 바다에 나타난 유혼충을 향해 한립과 똑같이 생긴 신혼 소인이 나타나 어딜 내 몸에 붙으려 하느냐! 베어라! 라고 검결을 맺어 반투명한 검영이 유혼충을 갈라버림

하지만 유혼충은 다시 하나로 합쳐져 돌진해오고 한립은 신념수롱의 사슬로 유혼충을 붙들지만 한립이 저항하는 것을 느낀 음산이 콧바귀를 뀌며 직접 가세해 다섯 손가락에서 검은 빛을 방출해 한립의 머릿속에 집어넣어 결국 한립은 피를 흘리며 처참하게 비명을 지르다가 쿵 하고 바닥에 떨어져버림

이내 음산은 흥 잘 됐구나 라며 옆의 석천공을 향하기 시작하고 15분이 지나자 비명을 지르던 석천공도 칠공에서 피를 뿜으며 땅에 떨어져 꼼짝도 하지 못해 차례차례 호3도 당하고 이제는 백리염의 차례임

결국 5명 모두 쓰러져 꼼짝도 하지 못하고 음산은 좋은 꼭두각시 다섯을 얻었다고 기뻐하며 회색 옷의 음선에게 이들에게 유혼충이 융화되려면 100일이 걸리니 현음궁에 데려가 가둬두라고 명하고 떠나버리고 나중에 상을 받을 것에 기뻐하던 음선은 천천히 고개를 들다가 9층 통로에서 보이는 가냘픈 인영에 깜짝 놀람

다름 아닌 류락이라 놀라는 음선을 향해 왜, 내가 오면 안 되는 곳이라도 되나? 라고 대꾸한 후 콧소리를 흥얼거리며 한립 일행의 감방 앞에 멈추어 당황해 어쩐 일로 아가씨께서 오셨냐는 음선을 무시하고 음산 어르신도 정말 허술하시네요 라 중얼거리더니 섬섬옥수에서 빛줄기 하나를 내보내 5명의 머릿속을 헤집고 이내 거두어 음산 어르신이 강제로 유혼충을 이들의 혼에 넣었으니 융화되려면 오래 걸리지만 내가 준 이 약을 매일 먹이면 제련하는 시간이 매우 줄어든다고 검은 옥병 하나를 음선(에게 건네줌

이는 정신의 손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고 대라조차 사용하는 귀중한 단약이라 이대로면 5일이면 한립 일행이 정신을 차릴 것이라 음선이 도대체 류락 아가씨가 천음혼단처럼 귀한 단약을 쓰면서까지 음산 어르신을 돕는거지? 라고 의아해하다가 소녀가 웃으며 대의를 위한 것이라고, 남은 단약은 당신이 쓰면 태을 중기의 경지를 굳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하자 그제야 크게 기뻐하며 단약을 받음

그리고 류락은 이를 이용해 5명을 긴히 사용할 곳이 있어 음산 어르신에게 알리지 않고 자신이 잠시 부리겠다고 우겨 단약과 음산의 명령을 저울질하던 음선을 결국 이를 허락하게 되고 류락은 음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그럼 잘 부탁한다고 활짝 웃거 돌아가 회색 옷의 사나이 음선은 한참을 묵묵히 서 있다가 한숨을 길게 내쉬고 한립 일행의 방에 들어가 입에 단약을 하나씩 넣어주고 비로소 떠남


한편 한립은 뇌리에서 퍼지는 극심한 고통에 떨며 절망에 빠져 한 여인의 환각을 보게 되는데 완아! 라고 외치지만 남궁완이 아닌 맑은 눈과 흰 피부, 붉은 입술의 수려한 외모를 지닌 백의 여인이라 누구인지 의아해하고 이내 무언가 따듯한 기운이 퍼지며 의식을 차리게 되는데 따듯한 기운이 4번이나 반복되자 드디어 눈을 뜨게 되고 이들을 관리하던 회포 사내 음선은 나흘 만에 가장 먼저 회복한 한립을 보며 깨어났으니 5번째 단약까지만 먹이면 되겠다고 입에 천음혼단을 넣어주고 이 약 없이는 최소 10일은 더 고통받아야 했을 것이라 냉소한 후 밖으로 나가버림

한립은 황급히 체내 상황을 살펴 혹시 유혼충이 완전히 융화되었나 살피는데 놀랍게도 유혼충은 아직도 신념수롱에 갇힌 채 바깥에는 또다른 한 겹의 봉인으로 막혀 있어 완전히 얼어붙었고 한립의 의식도 온전해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매우 의아해함

자신에게 따듯한 기운을 주던 것이 이 단약임을 깨달은 한립은 왜 자신에게 이런 귀한 단약을 먹이는지 갸우뚱하다가 이내 몰래 챙겼던 만혼초를 꺼내 삼키고 증폭된 의식을 총동원해 원영을 묶은 금제를 두드려 수많은 유혼이 뭉쳐 만들어진 만혼초의 야생마 같은 기운이 날뛰며 금제를 공격하기 시작하니 마침내 벌려진 틈새에 3개의 의식의 검을 날려 균열을 베어버리고 금제와 끊임 없는 힘싸움을 하기 시작함

하룻밤이 지나 여전히 의식의 세계에서 거칠게 싸우는 중인 한립은 수십 개의 갈라진 틈새가 만들어진 금제를 향해 대라경 수사의 봉인이니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이를 악물어 수십 개의 신념의 사슬을 방출해 갈라져라! 라고 전력을 발휘해 만혼초의 힘가지 보태지자 결국 금제는 거대한 의식의 검결에 베여 터져나가 흔적도 남지 않고 소멸해버림

엄청난 사투에 지친 한립은 의식이 바닥나 기절할 지경이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버티고 토납법을 해 약간의 의식을 회복하고 몸을 확인해 단전의 금제는 매우 강력해 머릿속의 금제와 달리 해도인의 도움 없이는 힘들 것이라 미간을 잔뜩 찌푸리다가 회색 옷의 음선과 소녀 류락이 다가와 자신을 바라보자 급히 고개를 숙이고 기절한 척을 함

류락은 한립이 깨어난 것에 감탄하며 의식이 정말 강하다고 말하고 다른 4명도 오늘 안에 깨어나야 하니 내가 직접 돕겠다고 음선에게 말해 백리염 등의 미간에 검은 부적문을 집어넣기 시작함

이들의 머리에서 흑망이 피어나며 검은 노을 속에서 맨발의 여인의 허영이 어머니처럼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고 무언가 속삭이며 깨우기 시작해 백리염 등 일행은 차례차례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고 음선은 역시 류락님의 신통이 대단하다며 듣기로는 이미 죽은 자조차 사흘이 지나기 전이라면 이 술법으로 부활이 가능하다던데 진짜입니까? 라고 물었다가 류락이 무시하고 '다음 사람' 이라고 움직이자 머쓱하게 미소지으며 아랫것이 말이 많았습니다 라고 급히 호3의 감방문을 열어줌

마광과 석천공까지 모두 깨어나자 류락은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비밀이니 다른 감방을 막아버리라 명해 음선이 다른 죄수들의 감방을 검은 장막으로 감싸고 물러나는데 이 때 류락이 번개처럼 음선의 뒤통수를 향해 검은 덩어리를 집어넣어 분노한 얼굴로 얼어붙으니 류락은 깜짝 놀란 석천공 등을 뒤로하고 한립에게 다가가 우리의 문을 열어준 뒤 우리에게 뭘 시키려는 것이냐 발버둥치는 한립을 바라보며 족쇄를 끊어주고 당신은 누구이고 이건 무슨 뜻이냐고 천천히 묻는 한립에게 나를 알아보지 못한 거예요? 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음

하지만 한립은 잘 모르겠다며 꼼꼼히 훑어보지만 소녀의 모습은 정말 기억에 없어 다만 무언가 낯이 익은 느낌뿐인데 소녀가 후후 웃자 몸에서 검은 빛이 실타래처럼 풀리며 그 속에서 커다란 원숭이의 허영이 떠올라 한립이 크게 경악하며 제혼! 너구나! 라고 외쳐 제혼이 울먹이는 눈에 실망한 빛을 비치고 헤어진 지 오래 되어 주인님을 벌써 저를 잊으셨군요 라고 중얼거림

한립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너무 의외라 그랬다고, 선인의 부름을 받고 올라갔는데 어찌 회계에 있느냐고 물으니 석천공, 호3, 백리염 등은 한립의 족쇄를 자른 것에 경악했지만 제혼과의 대화를 듣고서는 어째서 회계에 이런 부하가 있는지 의문이 증폭되어 눈을 뒤룩뒤룩 굴리는 중임

다들 눈빛이 차가워지는 중 오직 마광만이 한립의 '기연'을 하도 많이 봐서 침착한데 제혼은 일단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이 완금으로 단전의 금제를 파괴하고 실력부터 되찾자고 달걀 크기의 금빛 구슬을 꺼내 벽사신뢰와 유사한 금빛 뇌전을 번쩍이니 이는 바로 완금뇌주라 음속성 뇌전 법칙의 극성에 달한 물건임

뇌주가 허영으로 변해 한립의 단전 속으로 사라지고 이내 천둥소리와 함께 금빛 뇌전이 단전에서 퍼지니 검은 금제가 격렬하게 떨리고 한립도 극심한 고통을 버티다가 마침내 시간의 법칙을 담은 빛을 쏘아내 금뢰를 돕기 시작해 단전의 금제가 풀리고 한립이 방출하는 강력한 금빛에 옆에서 울던 제혼이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으로 물러나 주인님의 선영력이 이토록 강력하니 태을옥선에 비해도 모자라지 않다고 웃으며 칭찬을 함

게다가 음산은 5개의 유혼충을 강제로 심느라 본원을 크게 소모해서 폐관에 들어갔으니 금제가 파괴되어도 모르는 상태라고 알려주고 한립은 금빛 뇌주를 토해내 크기가 조금 작아졌지만 이를 석천공 등에게 건네주어 차례대로 금제를 풀도록 도와줌

이내 제혼이 다가와 주인님의 본명 법보인 청죽봉운검은 제가 잘 보관해뒀었다고 비검들을 건네주고 한립의 저물대도 돌려주어 한립이 희색을 비치며 이를 받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제혼 덕분에 살았다고 고마움을 표해 제혼이 급히 고개를 저으며 주인님과 저 사이에 뭘 그런걸 따지냐고, 인계에서 주인님을 모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경지도 없었을 것이라고 대답함 (그런데 금동이랑 육익상공 이새끼들은...)

머릿속의 유혼충은 매우 다루기 어려운 구유족 본명 신통이라 어쩔 수 없이 묶어둘 수 있는 물질을 찾아내 발라둔 것이라고 알려주고 제혼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립에게 들려주기 시작함

영계에서 부름을 받아 올라간 제혼은 진선계에 도착해 호의는 1도 없고 오직 신혼을 심키는 용도로 쓰기 위해 자신을 데려온 천정의 대라경 수사 휘하에서 5천 년을 수련해 금선경에 오르게 되었는데 대라가 자신의 삼시를 잘라내기 시작하다가 실수를 해 시체가 몸을 나누어 도망쳐 제혼을 구금해 회계로 데려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립은 그것이 바로 이 구유역이었다며 시혼분신은 회계에 와서도 여전히 자신을 이용하려고만 들어 몰래 탈출해 구유족에 가입한데다 체질도 본디 음속성이라 회계의 환경에서 수행이 팍팍 늘어 매우 희귀한 환혼방의 법칙도 터득해 수련하니 구유역주의 눈에 들어 그 제자가 되어 100년 전에 태을옥선에 올랐다는 말까지 듣고 그렇다면 너도 느끼듯이 우리는 쇠락 때문에 세살지에 몸을 씻으러 왔다고 자신들의 회계 이야기도 간단히 제혼에게 들려줌

하지만 제혼에 의하면 삼역회맹 때문에 성지는 더욱 수비가 삼엄해져 어렵겠다고 곤란해하는데 이 때 금제를 모두 풀어낸 4명의 수사들은 감사드린다며 제혼에게 절을 올리고 제혼은 주인님의 친구이니 감사는 됐다고 각자의 저물대를 돌려줘 모두들 급히 기뻐하며 이를 거두어들임

지금 역주들과 대라급 구유족 수사들이 삼역회맹 쪽에 몰려 수라성 외곽의 수비가 허술하니 탈출하려면 지금뿐이라 제혼이 알려주자 모두들 탈출할 지 세살지를 향할 지 고개를 숙이고 고심하는데 한립만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돌아갈 사람은 지금뿐이라고 입을 열어 백리염은 자신의 쇠락은 한립보다도 심각해 어차피 물러날 수 없다고 씨익 웃고 호3도 나는 중간에 포기한 적이 없다고 흥 하며 입가를 씰룩임

석천공마저 우리 광원재는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는데 지금 그만 두면 큰 손해가 아니겠냐 고개를 끄덕이니 마광만이 만사 귀찮은 표정으로 눈빛을 빛내며 제혼을 조용히 바라봄

기왕 주인님이 그리 결정하셨으니 자신이 돕겠다고 제혼이 고개를 끄덕이고 한립은 인원수를 줄이기 위해 화가지의 문을 열어 다들 안에 들어가라 해 호3이 놀라 이것이 옥곤루 경매에 나왔던 그 공간 비보 아니냐고 분명 백조산 부산주가 사갔는데 라고 깜짝 놀라지만 한립은 이건 다른 물건이라고 대꾸하며 서둘러 모두를 쑤셔넣어버림

이내 화가지 입구를 닫은 한립은 금제를 풀고 유혼충을 가두며 소모한 체력과 의식 때문에 끙끙거리며 단약을 복용하고 주인님을 걱정하는 제혼에게 괜찮다며 서둘러 가자고,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어차피 쇠락에 의해 죽을 판국이라고 쓴웃음을 지어 제혼이 세살지는 구유족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자신조차 역주와 함께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으니 주인님 일행이 잡혔던 업화지갱을 통한 길밖에 없다고 알려줌

이번에는 업화지갱의 금제를 건드리지 않도록 붉은 쇠사슬을 한립의 어깨에 박아넣어준 제혼은 길을 나서 온 몸이 꿰메진 꼭두각시가 된 소류의 곁을 지나가는데 한립이 비록 적이지만 같은 선계인이었던 그의 모습에 가슴아파해 다른 이들이라도 금제를 풀어달라고 제혼에게 부탁하고 금제가 풀린 용융은 이지를 반쯤 잃어 멍하니 있던 열화선존을 부축해 한립이 열어준 화가지로 들어가게 됨

제혼이 미리 몸을 날려 업화의 연못 바닥과 입구의 금제를 막아버리고 한립이 고맙다고 미소짓는데 바로 이 때 류락! 네가 뭔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 라고 매서운 호통이 들려오며 흰 너구리를 품에 안은 희끗한 남자 하나가 나타나니 바로 공간 금제에서 봤던 대라경 수사 귀목이라 그 뒤에는 이미 수십 마리 기이한 괴뢰와 유노들이 늘어서 소류조차 합세해 있음

하지만 제혼도 지지 않고 스승님의 명을 받들어 이 자를 업화로 데려갔다가 다시 유옥에 넣어둘 예정이라고 구라를 치고 귀목은 한립의 몸을 관통한 쇠사슬을 보지만 역주님이 낙호구역을 철저히 지키라고 명한데다 음산 장로가 폐관하기 전 나생구를 주시하라 명했는데 어찌하여 거짓을 고하냐고 따져 이젠 숨길 수 없음을 느낀 제혼이 한립의 몸에서 쇠사슬을 빼내버리고 이 일이 끝나면 스승님께 죄를 달게 받겠다고 입을 열어 귀목이 으르렁거리며 흰 너구리를 출구로 미리 내보내고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함







본능적으로 한립의 취향을 깨닫고 서둘러 여자아이로 화형한 제혼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