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에서 임평지 중심으로 이야기 진행되잖아. 임평지를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감정적으로 이입했었음. 의협심은

있는데 부잣집 철없는 아들이 고난을 겪으며 성숙해지고 화산파에서 무공 익혀 복수하는 스토리로 예상했지.

1권 후반 김용이 대사형 얘기를 슬슬 흘리며 영호충 분량이 늘어나기에 누가 주인공인지 헷갈리더라. 그래도

임평지 부모 잃고 집안 망해 불쌍한 터라 악영산과 러브라인 타는 거 잘 되었다 싶었지. 하지만 소사매를 뺏긴

호충이 심하게 망가지는데. 내공마저 잃고 사부한테 손절당해 거의 폐인 신세. 왕씨 가문에서 도둑으로 몰려

팔 관절 꺾이는 등 별 수모 다 겪는 시점에 영호충에 감정 이입.


이쯤 되면 영호충이 소사매 포기하고 신규 여캐 등장하길 바라는데. 뜬금없이 90세 추산되는 할머니 등장해

악기 가르치고 감정적으로 교류하네. 명색이 무협지 주인공이 무공 둘째 치고 여복까지 없군 싶더라. 4권에

가에 기대 쓰러진 할머니 얼굴이 수면에 비치었을 때가 큰 반전이었지. 드디어 김용 무협지 세계에서

황용에 견줄 만한 임영영 등장. 이후 영영은 그저 '빛'.


소오강호 보면 김용이 왜 신필이라 불리는지 알 만 해. 오래 전 휙휙 넘길 때는 못 느꼈는데. 임평지로 페이크 건

후 영호충 슬슬 빌딩하는 거. 임영영 관련해 '할머니 맞나?' 독자들 헷갈리게 하면서 슬슬 단서 던졌다 회수했

하는 거. 전에 패스했던 도곡8선도 숭산파와 입으로 배틀 뜨는 부분은 상당히 재미 있음. 영호충이 애타게 기

리는 악영산 대신 산자락에 육대유의 구부정한 모습만 보였다는 묘사는 무협지라도 문학적으로 여운이 있는

싶고. 작가가 소설 끝에 미녀를 아내로 얻었지만 자유롭게 강호 주유할 자유가 구속된 영호충의 심정 관련해 

인 철학인지 노장 사상인지 설 푼 것도 나름 좋았고.


결론은. 개인적으로 김용 무협지에서 소오강호가 가장 뛰어나고 여운이 길다 봄. 도교적인 자유를 체현한 영호충.

개성 있고 매력적인 임영영. 이런 명작을 살리지 못하고 동방불패 비중을 높인 중드라마들이 많이 아쉽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