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이란 무엇인가? 원래는 남의 원한을 대신 갚아주는 킬러를 의미했다고 본다. 사마천의 사기 열전 자객열전에 보면, 형가나 전제 같은 암살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살인할 만한 무공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걸로 돈벌이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누군가가 은혜를 베풀고, 대의를 거론하면서 부탁할 때 비로소 실력을 드러냈다. 이런 일들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고, 그들 중에는 협사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비슷한 성질을 가진 애들이 모여서 무술을 논하고 의리를 논하고 협행을 논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등장한 것이 유협이라고 불리는 애들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조폭은 아니지만 조폭과 비슷했을 거라고 추측한다.
몬발켜(nahjexud924l)2024-09-18 0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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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 열전에는 이런 유협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자객이 유협의 원류였다는 얘기다. 그 뒤로 당나라 때 시인으로 유명한 이태백도 소시적에 이런 유협/협행을 사모해서 무술을 익히고 동료들을 만나기 위해서 돌아다닌 적이 있다. 심지어는 그 유명한 '협객행'이라는 시를 짓기도 했다. 이 시제는 나중에 김용의 무협소설 [협객행]에 다시 등장할 정도다. 당나라 현종 황제의 초빙을 받아서 시를 지으러 들어간 이태백이 당시에 권력자였던 환관 고력사에게 신발을 벗기는 시중을 들라고 요구하고, 양귀비에게 연적을 들고 시중을 들라고 했다는 것 같다... 이것도 협사의 협기가 폭발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몬발켜(nahjexud924l)2024-09-18 0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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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송나라 시절에는 양산박이라는 늪지대에 산적들이 모여서 웅거했는데, 나약한 송나라 조정은 제대로 토벌을 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훗날 이들이 송나라 조정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귀순하였는데, 이 일을 다룬 연극이 나중에 소설이 되어 [수호지]라는 제목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보다 월등히 강한 존재를 동경하는 유전형질을 가지고 있는데, 남자들이 대개 그렇다. 그리하여 수호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살인을 저지르면서 천하를 횡행하는 인물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주었을 것이다. 훗날 여러 장군들이 이 수호지에서 영감을 얻어서 호걸 노릇을 흉내내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몬발켜(nahjexud924l)2024-09-18 0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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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청나라 시절에는 운하를 통해서 쌀을 나르는 전문적인 조직이 생겼다. 이를 조방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나중에 무슨 청방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직도 있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두 조직이 같은 조직일 수도 있고... 그리하여 방파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 같다. 수적들과 싸우는 조방/청방은 운송 능력외에도 무력을 갖추어야 했을 테니까 말이다.
그 외에도 포청천과 관련된 칠협오의라든가 무슨 범죄자를 쫓던 십삼태보 같은 게 무공을 가진 자가 협행을 하는 이미지를 만들었을 것 같다.
몬발켜(nahjexud924l)2024-09-18 0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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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현대에 들어서서 무협소설이 쓰여지면서 작가마다 이런 모델 저런 모델을 창조하게 되었던 것 같다. 와룡생의 작품들을 읽어 보면, 초기 무협작가의 무림인 설정을 맛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약속을 지키는 것을 목숨보다 더 우선시하고, 매우 단순명쾌한 성격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젊은이들로서는 이렇게 순진/천진/순수한 고대 무림인들을 이해하기가 좀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나는 53살이고,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그렇게 순진하고 단순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등장인물들의 설정이 납득이 된다. 어찌 보면 참 낭만적인 무림인들이 등장한 시대였던 것이다.
몬발켜(nahjexud924l)2024-09-18 00: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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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오늘날 무협소설에서 협이란 무엇인가? 나는 무림인이 가져야 하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성으로 규정하고자 한다. 첫째 특성은 살인도 꺼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는 자기 목숨을 중하게 여기지만, 버릴 때는 흔쾌히 버릴 줄도 안다는 것이다. 셋째는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지킨다는 것이다. 넷째는 남을 한 번 돕기로 결정하면 그로 인한 피해는 감내한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 하나가 제일 중요한 특성일 수도 있다... ㅎㅎㅎ 여섯째는 고집을 부릴 줄 안다는 것이다. 어쩌면 다른 특성도 추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몬발켜(nahjexud924l)2024-09-18 0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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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속에서 무림인들은 서로를 무슨 대협이라고 호칭한다. 그런데 이건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일 뿐이지, 진정한 대협이라고 존경하는 뜻에서 쓰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김용의 무협소설 [사조영웅전], [신조협려]에는 곽정이라는 대협이 나온다. 오랑캐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무림인들... 상상만 해도 존경스럽다. 대협이라고 불릴 만하다. 나는 이 작품들을 읽을 때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을 연상하곤 했다. 곽정 대협, 안중근 대협, 김구 대협, ... ㅎㅎㅎ 뭐, 그런 거다...
몬발켜(nahjexud924l)2024-09-18 0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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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장문의 글 감사합니다
zxccc1(qz8xid1sg5m5)2024-09-18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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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기에 기록된 킬러들은 현재의 킬러이미지처럼 청부살인업자라기 보다는 대신 복수의 명예를 자신의 목숨을걸고 실현시키는 의기로운 용자의 이미지가 강해서 수천년이후 무협소설에서 구축한 협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음
협이란 무엇인가? 원래는 남의 원한을 대신 갚아주는 킬러를 의미했다고 본다. 사마천의 사기 열전 자객열전에 보면, 형가나 전제 같은 암살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살인할 만한 무공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걸로 돈벌이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누군가가 은혜를 베풀고, 대의를 거론하면서 부탁할 때 비로소 실력을 드러냈다. 이런 일들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고, 그들 중에는 협사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비슷한 성질을 가진 애들이 모여서 무술을 논하고 의리를 논하고 협행을 논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등장한 것이 유협이라고 불리는 애들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조폭은 아니지만 조폭과 비슷했을 거라고 추측한다.
사마천의 사기 열전에는 이런 유협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자객이 유협의 원류였다는 얘기다. 그 뒤로 당나라 때 시인으로 유명한 이태백도 소시적에 이런 유협/협행을 사모해서 무술을 익히고 동료들을 만나기 위해서 돌아다닌 적이 있다. 심지어는 그 유명한 '협객행'이라는 시를 짓기도 했다. 이 시제는 나중에 김용의 무협소설 [협객행]에 다시 등장할 정도다. 당나라 현종 황제의 초빙을 받아서 시를 지으러 들어간 이태백이 당시에 권력자였던 환관 고력사에게 신발을 벗기는 시중을 들라고 요구하고, 양귀비에게 연적을 들고 시중을 들라고 했다는 것 같다... 이것도 협사의 협기가 폭발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또 송나라 시절에는 양산박이라는 늪지대에 산적들이 모여서 웅거했는데, 나약한 송나라 조정은 제대로 토벌을 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훗날 이들이 송나라 조정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귀순하였는데, 이 일을 다룬 연극이 나중에 소설이 되어 [수호지]라는 제목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보다 월등히 강한 존재를 동경하는 유전형질을 가지고 있는데, 남자들이 대개 그렇다. 그리하여 수호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살인을 저지르면서 천하를 횡행하는 인물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주었을 것이다. 훗날 여러 장군들이 이 수호지에서 영감을 얻어서 호걸 노릇을 흉내내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그 뒤로 청나라 시절에는 운하를 통해서 쌀을 나르는 전문적인 조직이 생겼다. 이를 조방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나중에 무슨 청방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직도 있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두 조직이 같은 조직일 수도 있고... 그리하여 방파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 같다. 수적들과 싸우는 조방/청방은 운송 능력외에도 무력을 갖추어야 했을 테니까 말이다. 그 외에도 포청천과 관련된 칠협오의라든가 무슨 범죄자를 쫓던 십삼태보 같은 게 무공을 가진 자가 협행을 하는 이미지를 만들었을 것 같다.
그러다가 현대에 들어서서 무협소설이 쓰여지면서 작가마다 이런 모델 저런 모델을 창조하게 되었던 것 같다. 와룡생의 작품들을 읽어 보면, 초기 무협작가의 무림인 설정을 맛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약속을 지키는 것을 목숨보다 더 우선시하고, 매우 단순명쾌한 성격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젊은이들로서는 이렇게 순진/천진/순수한 고대 무림인들을 이해하기가 좀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나는 53살이고,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그렇게 순진하고 단순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등장인물들의 설정이 납득이 된다. 어찌 보면 참 낭만적인 무림인들이 등장한 시대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무협소설에서 협이란 무엇인가? 나는 무림인이 가져야 하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성으로 규정하고자 한다. 첫째 특성은 살인도 꺼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는 자기 목숨을 중하게 여기지만, 버릴 때는 흔쾌히 버릴 줄도 안다는 것이다. 셋째는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지킨다는 것이다. 넷째는 남을 한 번 돕기로 결정하면 그로 인한 피해는 감내한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 하나가 제일 중요한 특성일 수도 있다... ㅎㅎㅎ 여섯째는 고집을 부릴 줄 안다는 것이다. 어쩌면 다른 특성도 추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협소설 속에서 무림인들은 서로를 무슨 대협이라고 호칭한다. 그런데 이건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일 뿐이지, 진정한 대협이라고 존경하는 뜻에서 쓰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김용의 무협소설 [사조영웅전], [신조협려]에는 곽정이라는 대협이 나온다. 오랑캐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무림인들... 상상만 해도 존경스럽다. 대협이라고 불릴 만하다. 나는 이 작품들을 읽을 때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을 연상하곤 했다. 곽정 대협, 안중근 대협, 김구 대협, ... ㅎㅎㅎ 뭐, 그런 거다...
오 장문의 글 감사합니다
근데 사기에 기록된 킬러들은 현재의 킬러이미지처럼 청부살인업자라기 보다는 대신 복수의 명예를 자신의 목숨을걸고 실현시키는 의기로운 용자의 이미지가 강해서 수천년이후 무협소설에서 구축한 협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음
무협 독자 범주가 넓어서 그때그때 다르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