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조영웅전으로 무협지를 입문했어


여기 있는 무틀딱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고려원판 <영웅문> 1부였지



그땐 내가 국민학교 3학년 때였는데, 한창 독서에 대해 재미가 들려서


아버지 책장에 있는 온갖 책들을 꺼내 읽어보다가 발견한게 그거였지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거의 인생 첫 컬쳐쇼크였어. 세상에 이렇게 재밌는 소설이 있다니.


저녁먹고나서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밤새 책을 읽어버린거야


해뜨는거 보면서 아 망했다 학교가야하는데.. 하면서 누웠고,


나중에 엄마가 와서 깨우는데.. 두어시간도 못 잤는데 제대로 일어나겠나



너무 못 일어나는게 이상해서 엄마가 어디 아프냐? 물으시길래


그냥 사실대로 어제 밤새 소설 읽느라고 늦게 잤다고 했더니


엄마가 밤새 책읽는 거 기특하다고, 그럼 오늘 하루는 학교 가지말라고 하셨어.


대신 다시는 이렇게 결석하면 안된다고 약속하고.


그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 사건 때문에 내가 독서를 더 좋아하게 되었던 거 같아



요즘 엄마 건강이 안 좋아서.. 사실 마음의 준비를 좀 하고 있는데


사조영웅전 볼때마다 옛날 그 생각이 나면서 마음 한켠이 좀 짠해진다


무린이 형들

물론 나도 김용 입문은 글이 쉬운 소오강호를 먼저 추천하긴 하는데

사조영웅전이 막 그렇게 어려운 책은 아니야

10살짜리 꼬마도 재밌게 읽는 책인데 성인이 못 읽을건 아니지 ㅇㅇ

너무 겁먹지말고 츄라이츄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