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검 vs 창


리치에서 오는 우수성으로 창이 훨씬 강력한 무기이니마니 하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 넘어가고

창과 검이 붙었을 때 너무도 많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재질!


창대는 나무로 만들어졌고, 검은 쇠붙이니까 부딪히면 창대가 두토막 날 것이다?

이게 가장 범하기 쉬운 착각임.

실제로는 검 쪽이 먼저 검날이 와장창 박살나며 무기가 작살나게 된다. 창대 쪽은 표면에 긁힌 상처야 약간 있을 수 있지만 끄떡도 안함.


세운 검날이란 건 재료공학적으로 지극히 연약한 구조임.


그러니 앞으로는 무협지를 읽으며 검으로 창대를 자른다는 식의 발상이 보이면 비웃어 주도록 하자.


물론 무협지는 초능력자물이고,

오로지 검 만이 순수하게 인간을 죽이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한 무기이니만큼 무력의 상징이란 위상은 당연하고,

진짜로 하나하나 트집잡으란 소리는 아님.




2. 직검 vs 곡도


여기도 굉장히 자주 하는 착각이 있다.


검은 찌르기, 도는 베기

...라는 공식이 보편화 되다 보니 하는 착각인데

만화 같은데서 자주 나오지.

검으로는 못 자르는 물체를 도로 무기를 바꾸고 나서 잘라내는 전개 같은 거


문제는 절삭력이란 부분은 실제로는 검쪽이 위라는 것이다.


이것 또한 병기의 구조에서 오는 힘의 작용을 봐야하는 부분인데

새어나가는 힘이 없는 직선형태가 절삭력이 좋고,

반대로 곡면을 타고 힘이 흘러나가는 도는 절삭(자르기)에는 적절치 못한 무기다.

당장 주방에 가서 소세지를 하나 잘라보면 체감이 될 듯.


이게 다 '베기'라는 걸 오해하는데서 시작되는 착각인데, 베기라는 것과 자르기라는 건 다른 행위임.


베기는 인체의 피부를 갈라 열상(列傷)을 만드는 행위를 말하는 것,

인체의 일부분을 통째로 자르는 행위가 절삭, 혹은 절단


그럼 베기는 자르기의 하위호환이냐? 전혀 아니올씨다임.


피부만 갈라놓는다는 게 바로 그 베기의 효용성이다.


이미 공격한 상대에게 무기가 박혀있다거나 하는 회수의 곤란함이 없고

무기의 공격과 회수가 한동작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며 계속해서 공세를 가져갈 수 있다는 부분.

휘두르는 동작이 시작되면 그게 공격이고, 휘두르는 동작의 끝부분은 이미 자동으로 무기의 회수가 이루어져 있음

(여기서 말하는 '회수'라는 건 상대의 몸으로부터 되가져오는 것을 말함)


게다가 피하 3cm만 갈라져도 인간은 전투력의 상실은 물론이고, 곧 죽음에 이르기에 살상 공격으로써 대단히 효율적임.



물론 곡도로도 투구쪼개기라는 기술도 있듯 절단공격이 불가능한 건 아니고

동일한 물체를 자르려면 그저 직검형태 보다 힘이 더 많이 필요할 뿐.





무협지를 읽고 즐기는데 하등 쓸모는 없겠다만,

그래도 이러한 병장기의 특징들을 한번 알아두는 게 아예 모르고 사는 것보다는 여러모로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