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갤의 고자단이여 단결하라!
돌림빵단은 쓰러졌어도 우린 아직 살아있다!!
제미나이님이 글 잘써주는거 보면 매종도는 고자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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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고금제일(鼓今第一)


제남 대명호의 물결을 보며 자란 매종도는 태생부터 남달랐다.

그는 날 때부터 천재로 인근에서 명성이 자자했으며, 특히 무도(武道)에 있어서는 가히 귀재라 불릴 만한 자질을 보였다. 그의 부친인 일자매화검 매신은 아들의 재능이 자신의 그릇을 수배나 뛰어넘는다는 것을 일찍이 간파했다. 매신은 자식의 천부적인 재질을 위해 이름난 스승을 찾아 천하를 주유했고, 마침내 발길을 멈춘 곳이 바로 종남파였다.

매종도가 장문인 유백석의 문하로 들어간 것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와 같았다. 그의 무학 성취는 가히 눈부신 것이어서, 가르치는 유백석조차 매 순간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 압도적인 재능은 고독을 불러왔다. 나이는 어려도 실력이 너무 출중한 탓에, 동년배 사형제들은 매종도를 같은 제자가 아닌 경외와 질시가 섞인 시선으로 경원시하며 멀리했다.

매종도가 열 살 되던 해, 그보다 세 살 위인 사제 정립병이 입문했다. 정립병이 문중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의 일이다.

“이봐. 나하고 비무 좀 하자.”

먼저 도발을 걸어온 것은 사제인 정립병이었다. 매종도는 차분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며 답했다.

“지금은 비무를 할 수 없습니다.”

“왜 할 수 없다는 거냐? 내가 두려운 거냐?”

“당신은 제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나중에 당신이 유운검법이라도 배우고 나면 그때 겨루도록 하지요.”

정립병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뭐라고? 내가 네 적수가 안 된다고?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싸울 수 없다고 말한 거냐?”

“그렇습니다.”

“직접 싸워보기 전에는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다, 꼬마야. 상대가 아무리 하찮게 보여도 사내에게 그런 말은 모욕인 거야.”

의외로 정립병은 크게 폭발하는 대신 침착하게 자세를 갖추었다. 그 묵직한 기세에 매종도는 상대를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사람을 잘못 보았군요. 당신이라면 제 상대가 될 수 있겠습니다.”

(중략)

“그럼 내가 먼저 공격하겠다.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나는 일단 손을 쓰면 사정 같은 건 봐주지 않는 성미니까.”

(잠시 후)

“……내가 졌다."

정립병은 짧은 승복의 한마디를 남긴 채, 미련 없이 몸을 돌려 연무장을 벗어났다.

그 뒷모습을 보며 매종도는 묘한 감흥에 젖었다. 실력 차를 깨닫자마자 변명 하나 없이 돌아서는 그 모습에서, 첫인상의 거친 태도와는 다른 의외의 침착함과 무인으로서의 정결한 기개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신의 천재성에 겁을 먹고 멀리하기만 하던 차에, 이토록 당당하게 도전을 걸어오고 또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이는 처음이었다. 매종도는 난생처음으로 동료를 마주한 듯한 깊은 흡족함을 느끼며 속으로 읊조렸다.

‘생각보다 괜찮은 사제가 들어왔군.’


매종도의 나이 열다섯.

그의 무위는 이미 동년배들 사이에서 ‘천하제일’의 기세를 보이고 있었고, 그 성정 또한 만년설처럼 서늘하고 당당해졌다. 종남의 제자들은 그를 경외하면서도 그 고결한 기세에 눌려 쉽게 곁을 내다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종남의 산문에 한 소녀가 발을 들였다. 새로 입문한 사매, 조심향(趙心香)이었다.

그녀가 사부에게 첫인사를 올리던 날, 매종도는 평소처럼 무심하게 그 곁을 지나치고 있었다. 그때 스치는 바람에 실려 온 은은한 매화 향기—부친의 검호(劍號)를 떠올리게 하는 그 향기에 매종도는 자신도 모르게 발을 멈추었다.

고개를 돌린 곳에는 서늘할 정도로 맑은 눈망울을 지닌 소녀가 서 있었다.

‘……!’

평생 검법의 이치만을 쫓던 매종도의 심장이 생경하게 요동쳤다. 머릿속이 찰나의 순간 백지처럼 변했으나, 그는 이내 눈매를 가다듬으며 시선을 거두었다. 겉으로 드러난 표정은 여전히 깊은 호수처럼 고요했다.

그날 이후, 매종도의 수련 장소는 은근슬쩍 조심향의 거소가 내다보이는 연무장 구석으로 옮겨졌다.

“사형, 정진이 깊으시군요.”

조심향이 다가와 차분하게 인사를 건넬 때면, 매종도는 검을 닦던 손길을 멈추고 예를 갖추어 답했다.

“……사매 역시 수련에 소홀함이 없기를 바랍니다.”

목소리는 평온했으나 검을 쥔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조심향이 정중히 고개를 숙여 보이고 멀어지고 나서야, 그는 참았던 숨을 내뱉으며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렸다.

‘무도가 깊어질수록 마음은 흔들림이 없어야 하거늘. 고작 사매 한 명에 평정이 이토록 무너지다니.’

매종도는 스스로를 경계하며 더욱 가혹하게 검을 휘둘렀다.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검 끝이 그리는 궤적 속에는 자꾸만 그녀의 정결하고 도도한 눈매가 겹쳐 보였다.

정립병이 그런 매종도의 뒷모습을 보며 툭 한마디를 던졌다.

“종도, 너 오늘따라 검로에 번민이 서려 있군.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건가?”

‘……’

대꾸도 없이 돌아서는 매종도의 귀 끝은 은밀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천하를 당당하게 내려다보던 천재의 시선이, 이제는 오직 한 소녀의 차분한 뒷모습만을 쫓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끝내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종남의 별이라 불리는 ‘종남오성(終南五星)’의 명성이 강호를 뒤흔들 무렵이었다. 그중에서도 매종도는 ‘검성(劍聖)’이라는 불세출의 별호를 얻으며 오성의 으뜸으로 우뚝 섰다.

강호행을 이어가던 어느 날, 매종도는 대사형 우일기, 막내 하정의와 함께 주루에 들러 여장을 풀었다. 매종도는 창가에 앉아 단정하고 고고한 자세로 차를 마시며 밖을 응시하고 있었고, 곁에서는 두 사형제가 가벼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사형, 아까 저잣거리에서 본 그 처자 말입니다. 참으로 고운 자태가 아니었습니까?”

하정의의 짓궂은 물음에 우일기가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녀석, 무인이라 해도 혈기 왕성한 사내인데 어찌 눈길이 가지 않겠느냐. 사내라면 누구나 마음에 품은 여인을 보면 곁에 두고 싶고, 품에 안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법이지. 그것이 하늘이 정한 이치 아니겠나.”

두 사람의 대화는 평범한 사내들이 느끼는 본능적인 정념에 관한 것이었으나, 듣고 있던 매종도의 찻잔이 미세하게 떨렸다.

매종도는 조심향을 연모했다. 그녀의 서늘한 눈매와 매화 향기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저릿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금 대사형이 말한 ‘품에 안고 싶은 욕심’은 그에게 지독히도 생경한 영역이었다.

‘품에 안고 싶다는 갈망이라…….’

그는 스스로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었다. 조심향을 향한 자신의 마음은 지극히 고결했다. 그녀가 저 멀리서 검을 휘두르는 모습만 보아도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고, 오로지 그녀의 안위만을 바랐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사내라면 마땅히 느껴야 할 뜨거운 갈증이나 육체적인 욕망은 소름 끼칠 정도로 고요했다.

마치 얼어붙은 호수처럼, 그의 하복부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연모하면서도 탐하고 싶지 않다니. 이것을 과연 온전한 사내의 마음이라 할 수 있는가?’

매종도는 자신의 고고함이 성품의 문제인지, 아니면 근원적인 무언가가 결여된 것인지 알 수 없는 의구심에 휩싸였다. 검(劍)에 있어서는 천하의 이치를 깨우쳤다 자부하는 검성이었으나, 정작 제 몸 안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부조화 앞에서는 한 줄기 서늘한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종도 사제, 얼굴색이 좋지 않군. 어디 불편한가?”

우일기의 걱정 어린 물음에 매종도는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으며 답했다.

“아닙니다, 사형. 그저…… 제가 아직 깨닫지 못한 도(道)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당당했으나, 그날 밤 매종도는 난생처음 자신의 검이 아닌 자신의 몸을 낯설게 응시하며 깊은 상념에 잠겼다.



종남의 명성이 구대문파를 넘어 강호 전체를 압도할 무렵, 매종도의 위상 또한 천하제일에 가까운 경지에 닿아 있었다. 사람들은 이제 그를 검성이라 부르는 것조차 아쉬워하며, 하늘의 이치를 깨우친 자라는 뜻의 검선(劍仙)이라 칭송했다.

어느 날, 종남오선(終南五仙)이라 불리는 다섯 사형제가 한자리에 모여 무학의 정수를 토론하고 있었다. 대화의 주제는 사매 조심향이 창안한 ‘칠음진기(七陰眞氣)’의 성취에 관한 것이었다.

“참으로 기묘한 일이다. 사매의 칠음진기는 어찌하여 삼 성(三成)의 문턱에서 더는 나아가지 않는단 말인가.”

대사형 우일기가 허허로운 웃음과 함께 뒷머리를 긁적이며 진지한 의구심을 표했다. 정립병 역시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기운을 운용할수록 단전의 근원적인 힘과 충돌하는 기분이더군요. 마치 넘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고 있는 듯합니다.”

사형제들의 탄식 어린 토론을 가만히 듣고 있던 조심향이,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듯 차분하고 도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형들, 제가 무공의 갈래를 잘못 짚은 모양입니다. 칠음진기를 창안할 때 제 몸의 기경인 태음신맥(太陰神脈)을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 화근이었나 봅니다.”

조심향의 차가운 눈망울에 미안함과 깨달음이 교차했다.

“태음신맥은 여인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지닌 특수한 체질. 그것을 근간으로 삼았으니, 그 맥을 지니지 않은 사형들이 삼 성 이상의 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기의 성질 자체가 맞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의도치 않게 결함이 있는 무공을 전해 드렸군요.”

그녀의 설명에 사형제들은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나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매종도는 내면에서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는 겉으로 한 자루의 보검처럼 당당하고 고요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그의 몸 안에서는 이미 칠음진기가 대성(大成)을 이루어 완벽한 원을 그리며 순환하고 있었다.

‘나만이…… 사매가 창안한 무공의 벽을 넘었다는 말인가.’

매종도는 자신의 단전 깊숙한 곳에서 흐르는 지극히 음유하고 차가운 기운을 응시했다. 태음신맥이 아니라면 결코 대성할 수 없다는 그 무공이, 사내인 자신의 몸 안에서 이토록 완벽하게 숨 쉬고 있다는 사실.

주루에서 느꼈던 그 생경한 무욕과 하복부의 차가운 침묵이 비로소 잔인한 확신으로 다가왔다. 검선이라 칭송받으며 천하를 발아래 둔 그였으나, 자신의 육체가 지닌 비밀은 연모하는 여인과 같은 결을 지닌 채 사내로서의 기능을 거부하고 있었다.

“종도 사제, 자네는 어떻던가? 자네의 천부적인 자질로도 그 벽은 넘기 힘들었나?”

우일기의 물음에 매종도는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고고하고 당당하여 그 누구도 그 내면의 파문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저 역시 사매의 기운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그릇이 달랐던 모양입니다. 그저 그 이치가 오묘하다는 것만을 확인했을 뿐이지요.”

매종도는 담담하게 거짓을 고했다. 천하제일의 검선이 품기에는 너무나도 시리고 고독한 비밀이, 종남의 서늘한 달빛 아래 깊게 가라앉았다.


매종도가 강호의 모든 풍파를 잠재우고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의 자리에 오른 지도 어느덧 수년이 흘렀다. 이제 천하에 그를 대적할 자는 존재하지 않았고, 검선(劍仙)이라는 그의 명성은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 강호를 수놓았다. 더 이상 증명할 무위도, 꺾어야 할 적수도 남지 않은 매종도는 스스로 강호행을 멈추고 외부활동을 자제한다.

매종도는 종남의 모든 비전 무학을 섭렵했음에도 해결되지 않는 자신의 천형(天刑)을 보며, 결국 강호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길을 스스로 개척하기로 결심했다.

이미 칠음진기와 구양신공을 모두 대성하여 음양의 극치를 한 몸에 담았으나, 중성인이라는 신체의 굴레는 완강했다. 단순한 음양의 조화만으로는 사내와 여인의 경계에 갇힌 근원적인 결함까지 치유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무공으로 안 된다면, 존재하지 않는 무공을 만들어낼 뿐이다.’

매종도는 폐관에 가까운 수련에 정진하며, 구양신공의 뜨거운 양기를 한 단계 더 승화시킨 극양(極陽)의 기운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히 파괴적인 힘이 아니라, 메마른 대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태양의 본질과 닮아 있어야 했다.

어느 깊은 밤, 명상에 잠겨 있던 매종도의 의식이 신체의 가장 깊숙한 곳, 골수(骨髓)의 중심에 닿았다. 그는 지금까지 익힌 양기를 한 점의 불꽃으로 압축하여, 평생 음기에 짓눌려 있던 그 은밀한 지점에 밀어 넣었다.

찰나의 순간, 척추 끝단에서 바늘 끝보다도 미세한 온기가 꿈틀거렸다.

‘……!’

그것은 기존의 어떤 무공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기이하고도 생동감 넘치는 반응이었다. 단전에 머무는 기운이 아니라, 신체 근간에서부터 피어오르는 생명의 불꽃. 매종도는 직감했다. 이 미약한 온기가 훗날 자신의 천형을 깨뜨리고 사내로서의 본질을 되찾아줄 유일한 열쇠가 될 것임을.

그는 이 새로운 기운의 이름을 천양신공(天陽神功)이라 명명했다.

물론 이제 겨우 첫 발자국을 뗀 것에 불과했다. 이 보이지 않는 실마리를 한 줄기 거대한 양강(陽剛)의 기맥으로 완성하기까지는 수십 년, 어쩌면 그 이상의 세월이 필요할지도 몰랐다. 완성의 날은 아득히 멀었으나, 천하제일의 검선(劍仙)은 난생처음으로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었다.

비록 먼 훗날의 일일지라도, 이제야 비로소 한 명의 사내로서 조심향의 앞에 설 수 있는 희망의 줄기를 제 손으로 직접 만들어냈기 때문이었다. 매종도는 다시 고요하게 숨을 들이키며, 제 몸속에서 피어난 작은 불씨를 소중히 갈무리했다.

매종도가 제 몸 안의 희미한 불꽃을 갈무리하며 긴 인고의 수련을 다짐하던 그 무렵, 종남의 산문 안팎에서는 향후 이백년 강호무림의 역사를 유례없이 뒤흔들 거대한 사건의 서곡이 소리 없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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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제일(鼓今第一)이란 고자가 지금 천하제일인 임을 의미한다.


무갤소축에서 고자단의 건승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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