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산은 군림천하 작중에서 훌륭한 서사와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었음

비록 무공이 강하지도 않고 진산월의 사형제 출신인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작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함.

이 작품의 주인공은 분명히 진산월과 사형제들임.
낙일방, 매지산, 임영옥, 응계성...
이들은 처음부터 등장했지.
 
동중산은 어떠할까?
비록 이들보다 늦게 등장하긴 했으나 그 또한 극초반부부터 출연한 장기출연 원조라인 캐릭터가 맞음.

 
동중산이란 캐릭터가 재미있는건,
주인공들의 첫 강호출도 때 사건과 플롯을 일으키는 역할을 맡은 캐릭터라는 것이고,
결국 주인공라인에 합류하여 장장 40권에 이르는 긴 이야기의 중심축에서 함께 나아간다는거임.
 
사건을 일으키는 외부인 출신이며, 본디 강호를 굴러먹던 파락호 같은 인간이었으나
오히려 그래서 주인공파티에서 톡톡히 이색적인 역할을 해주는거임.
 
 
거기다가 동중산은 그냥 감초같기만한 캐릭터가 아님.
본인만의 고유하고 장엄한 서사를 보유하고 있음.

어느순간부터 진산월과 그의 사형제들에게 감화되어, 누구보다 종남파를 위해 목숨을 쉬이 내던질 수 있는 충실한 캐릭터로 변모하는데

이건 단순한 변신이 아니라 인물의 발전이라 부를 수 있음.
작품서사와 함께하는 내적 발전을 이룩함.
 
이는 석실에서 정립병의 무공을 익힌 진산월과 재회했을 때 정점을 찍음.
둘의 재회씬은 군림천하 내에서도 손에 꼽는 감격스러운 순간이며 이 때의 동중산의 비장함은 작중 일품임.
 
 
진산월 사형제들보다 나이는 열살이 더 많고 무공은 약한, 애꾸눈의 초라한 도망자.
 
노파 분장으로 진산월과 4년만에 재회해 말 없이 하나뿐인 눈에서 눈물을 흘리다가,
어느새 주변을 둘러싼 초가보 고수들로부터 장문인을 구하고자 서슴없이 목숨을 내던지려했던 동중산의 처절함.
 
  
이러한 동중산 캐릭터의 서사를 따라가다보면 한가지를 깨닫게 되는데,
그건 바로 의외로 동중산이야말로 군림천하의 작품서사와 주제를 정통으로 계승하는 캐릭터라는거임.
 
주인공라인 중 히어로 무공보정을 받은 매지산, 낙일방이나 중도하차(?)한 매상, 정해와 비교하면 확실히 동중산이 가장 처절함.
 
 
그런데 이 모든 존재감을 갖고서도...
용노사는 분명히 동중산을 중요하게 써왔으면서도.
 
지략캐라는 설정상 뒤늦게 등장한 흑막 지모캐 노해광과 겹치고 밀려서 방향성을 상실해버림.
 
결과적으로, 그간 훌륭하게 서사를 쌓아온 주인공라인 지략캐 + 충실캐가 급격하게 존재감을 잃고 걍 흐릿한 조연이 돼 버림
 
개인적으로 참 아쉬운 부분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게,
군림천하가 길어도 너무 김.
30권, 40권짜리 작품은 작품의 구조나 등장인물의 캐릭터성 등이 무너지고 재구성되기 너무 쉬움..
 
 
암튼 동중산 그는 훌륭한 종남의 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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