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엄근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산월의 아미가 곱게 휘어졌다. 거대한 철탑같은 사내가 

지척에 이르기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산이라도 무너뜨릴 기세를 풍길 것 같은 사내는 

그러나 너무나 평범해보였다. 

소오름!


.... 당금 무림에 어디서 저런 자가 나타났단 말인가


뉘시오?


자네를 찾는 분이 계시네 따라오게


한 문파의 존주를 오라가라 할 수는 없는 법이오


그대는 사매의 병을 고치고 싶은가?


진산월은 뜨끔!


육합귀진신공을 완성하고 싶지 않은가?


소오름!


사내는 말 없이 뒤돌아 달려갔다. 

너무 빨라서 놓치지 않을까 진산월은 얼른 따라갔다. 


사내가 도착한 곳에는 한 노인이 뒷짐을 지고 서있었다. 


장문인 오랜만일세


노인이 말했다.


우리가 구면이오?


자네가 아기였을 때...에이 옛날 얘기는 자세히 하고 싶지 않네. 

암튼 나는 종남파 20대 제자였네. 지금은 황궁에서 일하고 있지. 


노인이 한 발 앞으로 다가오자 달빛이 그의 옷을 비췄다. 

노인은 내관이었다. 


소오름!


당신은 누구요?


그것은 알 것 없네. 다만, 이제와 무엇을 더 숨기겠나

기산취악 이후 종남의 재기를 위해 매일 고민했네. 

무공으로는 방법이 없었지. 허나 세상에 힘이란 것이 어디 무공뿐이겠는가

관무불가침 같은 식상한 소리는 하지말게

나는 황제의 권력을 얻었네. 어린 황제는 아 응애에요

어떤가 나와 함께 군림천하하지 않겠는가


앞에 무공 이야기는 무엇이오?


그건 낚시였네. 그 따위 무공보다 더 강한 힘이 내게 있다니까?


소오름!


총포로 무장한 종남파를, 진산월은 잠깐 상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