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사조삼부곡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양과와 소용녀의 후손 황삼미녀가 나타나 곽양이 세운 아미파 주지약을 심판한 장면일 것이다.

황삼미녀는 혼자 나타난 것이 아니다. 8명의 시녀(검은 옷을 입은 4명, 흰 옷을 입은 4명)를 대동하며, 거문고와 퉁소 소리를 배경으로 깔고 나타났다. 흑과 백의 대비를 이룬 시녀들은 단순한 시종이 아니라 고도의 훈련을 받은 진법(陣法)의 일부처럼 움직인다. 이는 도화도처럼 개인의 기예에 의존하는 집단이 아니라, 철저한 규율과 의례를 갖춘 대가문의 시스템이 활사인묘 내에서 보존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전진교가 사라지고 개방이 몰락하고 곽양이 세운 아미파가 멸절사태의 사적감정에 의해 사유화되고 자중지란에 빠지는 동안 황삼미녀의 세력은 마지막 순간에 중원무림의 중재자가 되어 사실상 장무기와 명교를 넘어선 세력이 된다.
황삼미녀의 활사인묘는 다투지 않았기에 존속할 수 있었다. 무공비급, 미녀, 재물, 권력을 갖고자 소위 무림의 영웅들이 싸웠지만 황삼미녀는 그러한 다툼을 피하고 은인자중하였던 것이다.
황삼미녀의 가문은 노장사상의 부쟁같은 도가적 가치를 잘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천하제일인도 소인배에 속아 죽을 수 있는 게 무림이다. 그런데 주인공이 일신의 무공을 믿고 안하무인격으로 적을 만들어다니는게 무협지인가?
무협지는 인간군상극이다. 고룡은 세속의 비정함과 배신, 감정 때문에 무너지는 영웅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김용은 차화라는 주제로 단예와 왕부인의 이야기를 전개했다. 단예가 왕부인의 딸을 좋아하고 갈등이 발생하는 뻔한 전개를 하지않은 것에 김용의 고절함이 있는 것이다. 무협지 웹소설은 그야말로 삼류소설이다. 어찌하다보니 숨겨진 신공절학을 발견하고 기연을 만나 고수가 되고, 운이 좋아 주인공 계획대로 승리하고 재물과 여인을 줍는다. 이게 소설인가? 사실 주인공은 그동안 만들어놓은 적 때문에 골백번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으며 가문중심이면서 혈족끼리 배신을 일삼으며 손녀 하나 남을 때까지 양자 하나 안들인 가문은 망해도 진작 망했어야 했다.
무림인, 장사치에게 싸움거는 것은 그렇다치자, 황족에게 싸움거는 것은 사실상 역모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