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딱 듣고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분석해보니 이상한거 맞음
0. 곡 화성 분석
1. 브릿지 앞의 모든 구간에서 Ab major Key (코드진행 ‘Dbmaj7 - C7 - Fm7 - Ebm7 - Ab7’)
2. 브릿지 구간 멜로디는 Db major Key
3. 브릿지 구간 반주는 Ab major Key에, 코드진행은 ‘Dbmaj7 - C7 - Fm7 - Ebm7 - Ab7’
브릿지 구간에서 완전4도 위로 전조를 한 건데, 멜로디만 전조하고 반주는 전조하지 않음. 때문에 브릿지 부분이 이상하게 들림.
가설 1.
브릿지에서 모드(선법)을 의도했다.
완전4도 올린 거라면, Ab Major 음계가 Db Lydian 음계와 구성음이 같은 걸 이용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볼 수 있음.
그런데 모드곡의 코드진행은 토닉 코드를 케이던스 코드로 해결하는 단조로운 ‘T - C - T - C - ...' 구조를 반복해야 함. 이 곡의 브릿지 코드진행은 그런 구조가 아님.
가설 2.
브릿지의 반주도 사실 Db major Key이다.
이게 아주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님. 브릿지 부분의 반주도 아예 Db major Key라고 가정했을 때 음계를 벗어나거나 어보이드 노트를 쓴 건 아니기 때문.
다만 이런 경우
(1) 앞서 쓰인 코드진행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2) 앞서 쓰인 멜로디를 다른 조성으로 평행하게 옮긴 멜로디
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음.
사람이 음악을 들을 때 화성을 맥락에 따라 인식하기 때문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임.
가설 3.
일부러 전위적인 느낌을 의도했다.
음악에서 화성을 통해 전위적인 느낌을 의도하는 일은 자주 있음. 이런 경우 보통 모달인터체인지를 사용함. 지코 ‘One man show' 막싸비 부분 들으면 뭔지 바로 알 수 있음. 모달인터체인지를 사용해 곡 분위기가 바뀜.
하지만 ‘Skrr'의 브릿지의 코드진행은 일반적으로 모달인터체인지로 쓰이는 관계에 해당하는 화성이 아니고, C7(세컨더리도미넌트)을 제외하고 Db Key의 다이아토닉 코드를 쓰고 있음.
어쨌거나 모달인터체인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앞서 쓰인 멜로디를 완전4도 평행하게 올린 멜로디를 사용해 전위적인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고 볼 수도 있겠음.
하지만 이런 경우 장르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봐야 함. 기존 이론을 벗어나는 게 목적인 예술성 짙은 현대음악에서 이런 화성을 사용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Skrr'은 80-90년대에 틀이 짜여진 R&B 장르의 곡이고 상업적 목적의 대중음악임.
결론.
이상하게 들리는 부분이 이상한 이유를 생각해 보니까 이상한 게 맞음. 근데 문제는 브릿지가 이상한 근거가 있다는 게 아니라 직관적으로 이상하단 거임.
이 음원을 내기 위해 거쳐간 수많은 전문가 중 누구 하나 이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건지, 이상한 걸 알지만 그냥 빨리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의 마음으로 모두가 그냥 넘겼던 건지 궁금해짐.
1줄 요약
이상하게 들리고 이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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