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 뜻 '이름나거나 훌륭한 음반.'


명반은 가치 평가를 내포하는 단어임


자기가 듣고 존나 좋으면 그냥 내가 좋아하는, 아끼는, 의미 있는 앨범에 그쳐야 함


어차피 예술 작품을 대하는 개인에겐 자기 취향이 전부임


취향이 단순히 좋고 나쁘고 끝, 이게 아니고


취향 안에 관심사, 가치관, 태도, 지향점 이런 게 뭉뚱그려져 있음


그걸 하나하나 분석하고 밝혀서 남들을 설득하고, 


자기 취향뿐 아니라 음악에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밀면 이제 평론가의 영역으로 가는 거고


취향으로 음악을 듣고,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어떤 의미에서든 그 앨범이 가치가 있다는 합의에 도달하면 '명반'의 반열에 들어서게 됨


근데 또 명반이라고 해서 무조건 내가 듣고 좋아야 하냐, 절대 아님


아까 말했듯이 각 개인에겐 자기 취향이 절대적인 가치임


괜히 젠체하면서 이해하지도 못하는 용어로 음악을 설명할 필요도 없고


음악이 주는 본질적이고 즉각적인 생생한 감흥이 아닌


주변부에 의미 부여하면서 좋아할 필요도 없음


그러면 감각이 고루해짐


그때그때 동물적으로 끌리는 거 들으면 됨


그렇게 자기만의 감식안이 생기는 거임


한국 힙합 존나 오래 들었는데 


지금 돌이켜봤을 때 기억에 남고 여전히 좋아하고 의미 있는 앨범을 꼽자면


이센스 에넥도트, 저스디스 2MH41K, 씨잼 킁, 비프리 프더비 정도임


넷 다 이제는 아예 안 듣지만 킁을 압도적으로 많이 들었음


저스디스는 저 앨범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를 20년 전후로 아예 안 들음


행보 자체보단 자기 모든 행동에 이유를 갖다붙이는 게 좀 질림


에넥은 발매됐을 때 존나 인상적으로 들었음


그 당시에 들었던 애들은 알 텐데 이센스 개인사를 쭉 봐오던 사람이라면 감흥이 진짜 남달랐을 거임


오죽하면 이센스 서울 콘서트에 가서 어마어마한 감흥을 느끼고, 이후에 힙합 공연은 가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듦


그때 기억이 워낙 쩔어서


근데 에넥도 안 들은 지 3-4년 된 듯


기본만 존나 충실하게 해낸 앨범으로 보여서 어느 시점 이후로는 안 땡김


킁은 나온 당시에도 존나 좋아했고 이후 몇 년간 진짜 개같이 많이 들었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앨범이란, 


일단 음악 자체가 존나 좋아서 청각적으로 감흥을 주고, 


다른 음악을 답습하지 않은 채 사운드가 적당히 혁신적이고, 


정서를 건드릴 수 있어야 함.


에넥은 혁신성이 부족해 보이고, 2MH는 정서를 건드리는 측면이 약하다고 느낌


내 기준에서 킁, 프더비는 셋 다 충족함


나한테 한국 힙합 명반을 꼽아라고 하면 킁, 프더비를 말할 듯


노비츠키는 몇몇 곡은 정말 좋았으나 빈지노 정규 앨범에서 보이는 산만한 트랙 구성이 내 취향이 아님


걍 누가 뭐라 하든 다 좆까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앨범, 싫어하는 앨범을 들으며


왜 좋고, 왜 싫은지만 충실히 따라가면 됨


그게 자기 왕도이고 개성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