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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는! 영원한 힙합씬의 악동, 블랙넛입니다!"



관객들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블랙넛? 초딩때 쇼미에 그 블랙넛?"

"아직 랩하고 있었어? 정규는 나왔나?"


싸한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글라스를 쓴 래퍼 한 명이 무대위로 터벅터벅 올라온다.

그리고 자막으로 뜨는 래퍼 소개, Black Nut.

익숙한 아페쎄 티에 아디다스 츄리닝.. 아 그 블랙넛 맞구나.


얼핏 10년 전과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는 비주얼이었지만 

중계 카메라에 잡힌 그의 머리에는 군데군데 새치들이 보인다.


첫 무대를 여는 곡은 No one likes us

나름 히트곡이자, 앨범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던 곡임에도

막상 노래를 기억하는 관객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아니 그보다도 본인 16마디 제외 부를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노창 훅을 늘려서 떼창을 유도했지만 반응은 저조했고

무대는 다음 곡으로 재빨리 넘어간다.


이어서 흘러나온 보마예

역시 지미페이지 부분을 빼니 부를수 있는 부분이 많지않다.

연배가 있는 관객들은 손흥민 신태일을 따라해보지만

그새 손흥민이 감독이 되어버린 세월의 무게를 실감한다.

물론 아직도 블랙넛의 정규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는 비장의 무기, 가장 최신곡인 0을 꺼내들었다.

사실 최신곡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이후에 나온 곡이 없으니까 엄밀히는 최신곡이 맞다.

하하 나 블랫넛이야 이 씹선비새끼들 다들 긴장해라

전립선 마사지! 무발기 사정! 

느금마 푸씨 looks like 몰리얌 입술!


저조하던 반응은 웅성거림으로 변해가고..

앞쪽에 있던 여자 관객들은 슬슬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이상하다? 인스타 댓글들 보면 반응 좋았는데?

외쳐 갓대웅 노빠꾸 검부랄 외치던새끼들 다 어디 갔지?

몇몇 유튜버들은 꺼놨던 폰을 재빠르게 꺼내 들더니

힙찔이 대낮부터 패드립.mp4 라는 쇼츠를 촬영 중이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그는 선글라스를 벗고 그의 필살기, "100"을 꺼낸다.

그레이 크러쉬 로꼬 엘로 자이언티 빈지노 도끼 더콰이엇..


어째 10년전과는 다른 저조한 호응..

그도 그럴것이 가사 속 래퍼들은 다들 사장님이 되었거나

진작 은퇴해버려서 대다수 젊은 관객들은 알아듣지 못했다.


멘탈을 반쯤 놓아버린 상태로 

"느 금 마" "개 보 지" "노 무 현"을 외치는 그를 뒤로하고

자연스레 화장실 or 담배타임이 열리면서

그의 스테이지는 서서히 저물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