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letariat Magazine Vol. 2
2021년 11월 19일
피타입 [Heavy Bass (Remaste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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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다운 힙합이라는 컨셉을 싫어하는 처지에서도 피타입 1집은 한국에 몇 안 되는 수작이다. 방법론의 정립과 기준선의 제시를 목적으로 만든 Heavy Bass는 힙합 교과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앨범의 베스트 트랙 서시는 가히 최고의 국힙 인트로 곡이라 할 수 있다. [I Can] 드럼 비트랑 Charlie Haden 샘플 위에 피타입의 랩은 완전한 조화를 이룬다. 스크래치의 패닝이 듣는 재미를 더하고, ”내 힙합은 일탈의 도구가 아니다 여기 짓밟힌 이 땅의 빛바랜 힙합을 힙합다운 힙합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채우기 위한 나직한 비판이다“ 처럼 명가사들로 꽉 차 있다.

돈키호테랑 HEAVY BASS도 수준 높은 비트와 랩들로 서시가 띄워 놓은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P-TYPE THE BIG CAT에서 깨져버리고 만다. Sataan의 비트는 존재하던 사운드 팔레트를 무시해 버리고, 피타입의 훅도 앨범의 맥락을 고려하며 들었을 때 많이 어색하다. Heavy Bass에서 에너지가 가장 높은 트랙이긴 해서 따로 들을 땐 재미있게 듣는다.

피타입이 직접 비트를 찍은 힙합다운 힙합은 다시 익숙한 사운드로 돌아간다. 힙합문화의 4대 영역에 속한 DJ, b-boy, MC와 tagger들이 차례대로 등장하는 이 곡의 두 번째 벌스는 앨범 최고의 순간 중 하나이다. 비트박스 인트로와 중간에 스포큰 워드 섹션도 정말 세련되었다.

앨범 최상의 비트를 담은 독종은 피타입의 힙합에 대한 각오가 담긴 곡이다. 힙합다운 힙합에서 트렌지션 하는 부분도 정말 멋있지만, 마지막 코러스가 이 곡의 최고조이다. [DOPPELGÄNGEM Freestyle 2]처럼 피아노 섹션에서도 랩을 했었다면 한국 힙합 역사에 남는 곡이 되었을 것 같다. 

MC 메타와 함께한 SO U WANNA BE HARDCORE는 The Notorious B.I.G. [Warning] 하위 호환 비트 위에 한국식 [10 Crack Commandments]를 한 것 같았다. [Machine Gun Funk]를 스크래치 한 걸 보면 이를 의도를 한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별로였다. MC 메타의 벌스가 피타입을 압도했지만 그렇다고 MC 메타가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인 건 또 아니다. 

Heavy Bass의 숨은 보석 언더그라운드는 한 벌스로 쭉 이어 나가고 색소폰 솔로 끝난다. 랩도 훌륭하지만, 비트가 독종이랑 양대 산맥을 이룬다.

C-LUV가 피처링한 MUSIQ NOIR은 개인적으로 [광화문] 때보다 화합이 잘 맞은 것 같다. Anderson .Paak이 나중에 [Room In Here]로 같은 샘플을 쓴 점도 듣는 재미를 더했다.

빅마마와 함께한 WILD STYLE도 아티스트들 끼리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아웃트로 곡의 역할을 못 해줘서 아쉬웠었는데 언어의 연주가를 더함으로써 앨범이 제대로 마무리된다.


Heavy Bass에서 피타입은 전체적으로 랩을 너무 잘해줘서 지루한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가사 주제들이 비슷비슷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녀서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스킷들이 약간 오글거렸는데 리마스터에서 빼줘서 앨범을 돌리기 더 편해졌다. 로우디의 새로운 커버 디자인도 너무 이쁘고 잘 어울린다.


4점 / 5점


앨범 하이라이트 : 서시, 언더그라운드

앨범 로우라이트 : P-TYPE THE BIG CAT, SO U WANNA BE HARDCORE


<참고한 자료>
피타입 2004년 힙합플레이야 인터뷰
피타입 [돈키호테] 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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