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저스’의 주인공인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슈퍼 히어로인 이들의 얼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각 지고 단단해 보이는 턱이다. 이런 턱은 얼굴을 ‘남자답게’ 만든다. ‘강한 남자’는 왜 ‘사각턱’을 갖게 됐을까. 

 

  ●무쇠 주먹, 무쇠 턱 지닌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미국 유타대 연구진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뼈 화석에서 힌트를 얻어 그 결과를 ‘생물학 리뷰’ 9일자에 발표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최초의 직립 보행 인류로 두 손을 자유롭게 썼다. 연구진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손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주먹을 잘 쥘 수 있는 골격 구조를 지녔고, 이 주먹으로 상대방을 잘 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이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강력한 ‘펀치’를 무기로 삼고 있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또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몸에서 강한 펀치를 막을 수 있는 ‘방패’도 발견했다. 연구진이 방패로 지목한 곳은 바로 턱 뼈(하악골)다. 침팬지와 오랑우탄 등 유인원과 비교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턱뼈는 유난히 크고 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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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맨 위)와 여러 인류의 머리 뼈를 비교한 모습. 인류의 머리 뼈는 위에서부터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의 것이다. 이를 비교하면 인류의 턱 뼈는 침팬지 보다 크고 폭이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유타대 제공

 게다가 턱에 붙어 있는 어금니도 이들에 비해 유난히 컸다. 침팬지 어금니 단면은 450~500mm2지만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경우 970~1228mm2로 침팬지보다 2~3배 컸다. 반면 코뼈 등 다른 얼굴뼈의 크기는 별 차이가 없었다. 


  데이비드 캐리어 유타대 교수는 “얼굴을 맞았을 때 가장 잘 부러지는 부분이 턱뼈”라면서 “턱뼈가 강하고 단단하게 진화한 남성이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싸움으로 다쳐 응급실에 오는 환자를 조사한 결과 70% 정도는 얼굴에 손상을 입었고, 이 중 턱뼈에 손상을 입은 환자가 40%로 가장 많았다. 광대뼈와 눈 주위 뼈를 다친 경우가 그 뒤를 이었다.


●거친 음식 먹어 턱 발달했다는 기존 가설 뒤집어 


  이는 남성과 여성의 얼굴형이 서로 다른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 마이클 모건 유타대 의대 연구원은 “주먹다툼으로 응급실에 오는 환자의 90%는 남성”이라면서 “여성보다는 남성이 생존을 위해 주먹을 사용하도록 진화해왔다”고 말했다. 즉 남성은 턱뼈와 광대뼈를 단단하게 만들어 방패로 삼아야 유리했지만 여성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그간 생물학계에서는 인류가 견과류와 과일의 씨, 나무껍질 등 거친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강한 턱을 갖게 된 것이라고 추정해왔다. 하지만 이 가설은 남성의 얼굴형은 각진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여성은 갸름한 얼굴형이 많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또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큰 어금니로 과일 등 부드러운 음식을 주로 먹은 것으로 나타난 점과도 들어맞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