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1: 출입구에서 본 공연장
짤2: 내 자리에서 본 객석
짤3: 내 자리에서 본 무대 (공연 전임)
짤4: 오늘 프로덕션 무제타 짤
바이로이트 때문에 유럽 여행 일정을 짜게 돼서 결국 잘츠랑 루체른 까지 들리기로 했어.
근데 보는 공연이 죄다 오페라네.
아무래도 페스티벌 밖에 안하는 때기도 하고 간혹 한국 내한하는 연주자들 독주회보단 한국에서 보기 힘든 성악가들 위주로 선택하다보니 일정이 이렇게 됨.
오늘 이제 처음 독일에 도착한 건데, 유럽 처음와본 촌놈의 감탄이야 주저리주저리 써봤자 우습기만 하겠지ㅋㅋㅋㅋ 마리엔플라츠 나와서 입이 딱 벌어짐ㅠㅠ
여튼 뮌헨 공항 도착 예정시간이 4시 50분이었는데, 과감하게 오늘 7시 30분 공연을 예매했어.
다행히 비행기가 일찍 도착하고 입국심사도 너무 간단하게 끝나서 늦지 않게 도착했어.
오늘 본 공연은 파싱어 파브릭 Pasinger Fabrik에서 공연하는 라 보엠이야.
바이로이트가 8월 8일에 시작하는데 시차 적응이고 뭐고 좀 여유롭게 갈려고 8월 6일 출국으로 선택한건데, 공연 안 보는 이틀이 너무 아까운거야ㅋㅋㅋㅋ
아무리 오프시즌이라해도 그래도 뮌헨인데 무슨 공연하나 있지 않겠나 싶어서 열심히 찾아보다가 딱 일정에 맞는 공연 두개를 찾아서 예매했지.
서론이 길었는데 파싱어 파브릭은 뮌헨에서 가장 작은 오페라 극장을 표방하고 있어. 오페라 이외에 연극 같은것도 올리는데, 좌석 규모가 200석은 되려나... 원래 식당 하는 곳이라 공연장에도 다 자그마한 원형 식탁이 놓여져 있어. 여기에 네명이 둘러 앉게 돼 있는 형태. 공연 시작 전이나 인터미션 때 음료랑 음식을 시켜서 먹을 수 있게 돼있음. 물론 공연 중에 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더라.
공연장이 작으니 당연히 오케 규모도 실내악 형태야. 현5부에 목관5중주 편성으로 딱 10명임.
관현악 색채 쩌는 푸치니 작품을 규모 줄여서 하면 당연히 맛이 안살긴 하지만, 이상하게 라 보엠은 만만해서인지 우리나라 공연에서도 소규모로 하는걸 많이 봤어.
또 하나, 파싱어 파브릭에서 하는 오페라는 모두 독일어로 해. 공연 예매하기 전에 피가로의 결혼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었는데 레치타티보를 없애고 독일어 징슈필 형태로 공연하더라고.
오늘 라 보엠 같은 경우 반주는 10인조 오케스트라가 맡는다는 공지는 있어도 독일어로 한다는 공지는 없어서 잘 몰랐는데 역시 독일어.
여러 모로 정식 라보엠 공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도지. 합창단도 없음.
이런 점에서 올해 리바이벌 되서 공연된 장수동 연출의 서울 라보엠이 많이 생각날 수 밖에 없더라고.
이런 단순화에도 불구하고, 작은 극장이 주는 효과는 정말 엄청나더라.
무대가 또 돌출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나 같이 맨 앞쪽자리에서 보면 팔 뻗으며 닿을 거리에서 노래하는 꼴이야.
기대반 걱정반으로 공연이 시작되는데 반주부터 장난 아니더라. 뮤지컬 공연 처럼 같은 프로그램으로 거의 매일 같이 두달 째 해오고 있는 팀이다보니까 워낙 숙달돼있는 것도 있고, 피트에 있는게 아니라 바로 옆에서 연주하다뵈 음향도 훨씬 선명했어.
그리고 마르첼로랑 로돌포 노래까지 나오면서 오늘 공연 오길 정말 잘했다 싶었어.
진짜 가수들이 2~3미터 거리에서 부르는데 행복하다는 말밖에 안떠오르더라.
아니 이건 일단 공연장 환경 자체가 사기야ㅋㅋㅋ
우리나라 성악가들도 이런 환경에서 노래하면 아주 쩌렁쩌렁하게 울릴 수 있을텐데.
배우들 위치에 따라 정신없이 고개를 돌려야 했지만 몰입감 하나는 최고였음.
로돌포는 그대의 찬손 하이씨를 못냈지만 미미는 진짜 엄청나게 잘 부르더라.
2막 같은 경우 합창 부분을 종업원 역할 한명에게 맡겨서 대체했어.
그리고 초반 라탱 가의 정신없는 앙상블을 객석 전반에 배치하면서 서라운드 사운드를 보여줌
내 자리에서는 앞에서 콜리네랑 쇼나르가 노래하고 오른쪽에선 마르첼로가 노래하고 왼쪽에선 오케가 반주하고 있고 뒷쪽에선 로돌포랑 미미가 듀엣 중ㅋㅋㅋ
그리고 압도적인 무제타.
일단 비주얼이 무제타 그 자체. 네트렙코랑 페레탸트코 뺨치는 얼굴에, 오페라 무대에 이런 사람 올라오면 반칙 아닌가 싶을 정도의 몸매였음.
오페라 보면서 가수 몸매가 어쩌네 저쩌네 하는 수준의 이야기를 하게 될 줄 몰랐는데ㅋㅋㅋ 언급을 안할수가 없다. 거기다 의상 디자인하는 사람도 진심 노렸어 이건... 3막 망사 스타킹에 4막 호피무늬 원피스까지 선보임.
거기다 연기는 기본에 노래까지 기가막히게 뽑아내는데, 와ㅋㅋㅋ 그저 감탄
특이하게 이 무제타의 왈츠 부분만 이탈리아어로 노래했어. 이게 극 중에서 진짜 노래 부르는 형태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듯.
인터미션 때 나랑 같은 테이블 앉아계신 독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한참을 이야기하시다가 나한테도 말을 걸어주셨어. 영어를 잘 못하셔서 안되는 독일어로 좀 이야기하다 정작 공연 자체에 대해서는 schön 이라는 단어로밖에 표현을 못하겠음ㅜㅜ
그렇게 인터미션이 끝나고 1부에서 노래 잘하는건 다 알겠는데 3,4막에서는 또 연기를 기가막히게 해주더라고.
공연장이 작으니까 거의 모든 관객이 다 표정을 자세하게 볼 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연출도 특별한 해석보단 리얼한 연기에 집중한 느낌.
연기를 잘한다는게 어느 수준이냐면, 3막에서 미미 아리아 같은 경우 진짜 눈물을 글썽이면서 노래하더라고. 오페라 가수가 눈물 연기까지 가능하다니! 소-름
4막에서 미미가 죽어갈 때 로돌포나 무제타의 연기는 진짜 연극 배우 급이더라고. 덕분에 나는 물론 옆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다 눈물을 훔치셨음.
그리고 전체적으로도 그냥 우리나라 오페라 공연하고 연기 차이가 확 나더라.
그냥 감정 연기만으로도 와 연출 좋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
대충 이 프로덕션 하나로 8주간 주5회 공연하는 것 같은데, 더블캐스팅이니 한 사람당 20회 정도 소화하는 거니까 연기가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겠더라고.
내가 라보엠을 한국에서 8번 정도 본 것 같은데 단연 이번이 최고였음. 정명훈 국립오페라단 때 보다 좋더라. 강요셉이 예당에서 부르는 거 듣는 것보다 코앞에서 듣는 게 최고구나.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소극장에서 레치타티보 우리말로 바꿔서 하는 세비야의 이발사도 있었다고 들었고, 장수동 서울 라보엠 같은 경우도 있었는데 흥행 성적이 어땠는지 모르겠네.
내가 라보엠을 작은 극장에서 본게 세종엠시어터 서울라보엠이랑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라보엠(국립오페라단)이 있었는데, 둘다 소극장이라고 쳐도 오늘 공연장에 비교하면 훨씬 큰편이지. 거기다 둘다 소편성 오케 반주라는게 진짜 들어주기 민망할 수준이어서 안타까웠던 것 같다.
여튼 오페라에 있어서 괜히 독일이 압도적으로 1위인게 아니구나 싶었음.
두서없는 공연기는 여기까지.
그냥 매일 일기쓰듯 생각나는데로 끄적이고 올릴 것 같아.
내일은 Gut-Immling Opernfestspiele 라는 첨들어보는 오페라 축제인데
팔리아치랑 푸치니 삼부작 중 첫번째인 외투를 묶어서 공연함.
- 오페라 여행기2
하하 망할... 뮌헨 돌아가는 기차가 한 시간에 한 대 있는데 표 사는 동안 지나감......멘붕 하ㅏㄹ라흫하ㅏ하하하ㅓ허헐
티켓 판매기 앞에서 끙끙 대는 동안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와서 지나가는 그 기분이란ㅜㅜ
이체가 곧 지나가는데 내가 산건 레지오날이잖아?? 안될거야ㅠㅠ
일찍 갈려고 나름 일찍일어난건데 풰일.
어제는 굿 임링 오페라 페스티벌을 뵜어. 뮌헨에서 잘츠부르크 가는 길목에 있는 바트 엔도르프라는 시골 도시에서 또 셔틀타고 15분쯤 가야하는 농장에서 하는 오페라 축제야.
어쩌다 여기서 오페라 축제를 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바트 엔도르프 도착했을 때 느낌은 대관령음악제 가려고 횡계에 도착했을 때의 기분이랄까. 아 여기 진짜 시골이구나.
셔틀 장소도 마을 외곽에 있어서 역에서도 20분은 넘게 걸었던 듯.
내가 맞는 장소로 가는건지도 모르고...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가며 여튼 겨우 셔틀을 찾음.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한가득 계시더라.
굿 임링은 진짜 뭐하는 데인지 잘 모르겠어. 공연장이랑 카페도 여러개 있고 하는데 농장시설이 많아 보이진 않고. 그래도 무슨 목장에 산양 말 알파카 까지 다있는데 완전 커여웠음ㅜㅜ
그런데 공연장은 꽉 참.
공연장은 목조 건물인데 단층에 경사도 전혀 없는 형태야. 중고등학교 대강당 보는 느낌. 좌석도 의자 가져다 둔 형태야. 오페라 피트도 객석이락 같은 높이고, 무대만 더 높게 돼있는 형태.
팔리아치나 외투나 연출하기 조금 까다롭다고 생각하는데, 팔리아치 같은 경우 합창단이 이상하리만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외투 같은경우는 이야기와 관련 없어 보이는 온갖 잡다한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래.
지휘자와 연출자가 자매인데 이 오페라 축제를 몇년간 해왔더라고. 오케와 합창단은 페스티벌 단체라는듯.
팔리아치로 공연이 시작되는데 전주곡 부터 상당히 깔끔하며 민첩한 소리를 내줬어.
처음 합창단의 환영 장면은 연출이 상당히 훌륭했음. 가운데 컨테이너 박스가 핫핑크 포장지로 선물처럼 포장돼있는데 합창단이 박 자르듯 포장을 뜯는 식으로 표현했어. 단순히 트럭타고 입장하는 형태보다 긴장이 고조되다 터지는 느낌이 나서 음악이랑도 잘 어울리고.
가수들 실력은 썩 좋지 않아서 뭐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어제 처럼 공연장 버프가 뛰어난 것도 아니라서.
의상을 입어라가 끝난 후 간주곡에서는 객석 출입구에서 삐에로 분장을 한 사람이 투명 볼 안에 들어가 그걸 굴리면서 들어오고 카니오와 마주 보게 연출했어. 그로테스크와 연민을 동시에 불러 일으키는 장면이었음.
2막 공연 장면 같은 경우 합창단이 객석 뒤쪽에서 의자를 들고 미친듯이 무대로 달려가는데 생동감이 장난 아니더라고. 객석에서 들어오는 거야 자주 쓰이는 기법이지만 그럼에도 그게 주는 독특한 효과는 확실한듯.
그 뒤로 가장 강렬했던건 바로 마지막 라 코메디아 에 피니타였어.
통상대로 토니오 대신 카니오가 불렀는데, 원래 이부분이 팀파니 롤 반주에 그냥 말하듯 파를란도로 처리하는데 보통이잖아. 뭐 죽어가듯 말할 수도 있고 소리지를 수도 있고
그런데 이걸 라 코메디아 에 피! 니! 타! 라고 또박또박 외치더니 순간 팀파니 롤만 남았어. 카니오가 칼을 들고 무대에있던 합창단 관객부터 객석 까지 전면 180도를 천천히 가리키면 무대위에 조명기구를 조작하는 아이들이 그걸 따라서 공연장을 쭉 한번 훑게 표현했어.
원래 저 대사 이후 한박자 뒤 다음마디에서 오케스트라 투티가 시작되는데 그 한박자 팀파니 롤을 페르마타 크레셴도로 처리하는 속임수를 쓴거지.
뭔가 메시지가 확 와닿고 어쩌고를 떠나서 서치라이트 마냥 객석을 한번 훑으며 팀파니가 미친듯 롤을 해대는데 정말 긴장감 폭발하더라.
무대가 커텐이 따로 없어서 인터미션때 무대교체하는것도 다 보이는데, 외투에서도 똑같은 무대를 쓰는거야.
거기다 노래파는 사람 역 같은 경우는 베페 역 가수가 같은 복장으로 나와서 부른다든지. 그래서 캐스팅에도 베페/송셀러가 아니라 베페라고만 표기했더라.
이 외에도 마지막에 등장하는 커플 같은 경우 미켈레 조르제타 부부와 옷이 똑같은데 외투만 걸치지않은 것으로 해서 주인공 커플의 한때 행복했던 과거를 표현해주는 듯 했어.
그러고 보니 처음 시작때도 무대 뒤편에서 작은 관을 메고 가는 장례행렬이 지나가고 조르제타가 흐느끼는 장면이 나왔는데 미켈레와 대화에서만 나오는 아이의 죽음을 처음에 보여준거였어. 덕분에 초반의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가 한층 설득력 있었지.
여튼 연출가가 이 쓸데없이 복잡한 오페라를 납득이 가게 바꾸는데 상당히 애썼다는 느낌을 받았어.
팔리아치와 연결한 것도 단순히 병치시키는게 아니라 같은 세계고 같은 마을이라는 걸 보여주면서 의미를 부여했고.
이 오페라 축제에서는 29유로 짜리 부페가 있는데 공연장 옆 큰 천막에서 공연전, 인터미션, 공연후에 음식을 제공해. 거기다 공연이 끝나고서는 텐트 안에서 피아노 반주로 성악가들 공연도 있고.
어제 공연도 그렇고 확실히 독일 사람들은 오페라 공연 보러와서 먹고 마시는게 자연스러운 가봐.
이러니 또 예전 구자범 지휘자가 추진했던 경기필 카발 팔리 공연이 생각나는데, 인터미션때 테이블 지정해주고 음식이랑 음료를 제공해줬거든. 진짜 오페라 공연이랑 먹고 마시는 건 뗄 수 없는 거구나 여기와서 새삼 또 느낌.
사실 여기 오느라 쓸데없이 비싼 숙소에 티켓값까지 20만원이 넘게 들었는데 살짝 후회가 되기도 해. 뭐 이럴 줄 알고 지른 거긴 하지만.
어제 공연 최대 수확은 바로 이 시골 오페라 축제에서 한국 분을 만났다는 건데, 진짜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의 소유자셨어. 역시 한국인의 클덕력이란ㅋㅋㅋㅋ
바이로이트에서가면 한국 사람을 마주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긴 했는데 이 듣보 축제에서 까지 한국분을 보게 될줄이야.
오늘은 이제 기다리고기다리던 바이로이트 직관!
화란인!
틸레만!!
사무엘윤!!!
연광철!!!
공연장 안늦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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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클래식 갤러리 [원본보기]
짤2: 내 자리에서 본 객석
짤3: 내 자리에서 본 무대 (공연 전임)
짤4: 오늘 프로덕션 무제타 짤
바이로이트 때문에 유럽 여행 일정을 짜게 돼서 결국 잘츠랑 루체른 까지 들리기로 했어.
근데 보는 공연이 죄다 오페라네.
아무래도 페스티벌 밖에 안하는 때기도 하고 간혹 한국 내한하는 연주자들 독주회보단 한국에서 보기 힘든 성악가들 위주로 선택하다보니 일정이 이렇게 됨.
오늘 이제 처음 독일에 도착한 건데, 유럽 처음와본 촌놈의 감탄이야 주저리주저리 써봤자 우습기만 하겠지ㅋㅋㅋㅋ 마리엔플라츠 나와서 입이 딱 벌어짐ㅠㅠ
여튼 뮌헨 공항 도착 예정시간이 4시 50분이었는데, 과감하게 오늘 7시 30분 공연을 예매했어.
다행히 비행기가 일찍 도착하고 입국심사도 너무 간단하게 끝나서 늦지 않게 도착했어.
오늘 본 공연은 파싱어 파브릭 Pasinger Fabrik에서 공연하는 라 보엠이야.
바이로이트가 8월 8일에 시작하는데 시차 적응이고 뭐고 좀 여유롭게 갈려고 8월 6일 출국으로 선택한건데, 공연 안 보는 이틀이 너무 아까운거야ㅋㅋㅋㅋ
아무리 오프시즌이라해도 그래도 뮌헨인데 무슨 공연하나 있지 않겠나 싶어서 열심히 찾아보다가 딱 일정에 맞는 공연 두개를 찾아서 예매했지.
서론이 길었는데 파싱어 파브릭은 뮌헨에서 가장 작은 오페라 극장을 표방하고 있어. 오페라 이외에 연극 같은것도 올리는데, 좌석 규모가 200석은 되려나... 원래 식당 하는 곳이라 공연장에도 다 자그마한 원형 식탁이 놓여져 있어. 여기에 네명이 둘러 앉게 돼 있는 형태. 공연 시작 전이나 인터미션 때 음료랑 음식을 시켜서 먹을 수 있게 돼있음. 물론 공연 중에 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더라.
공연장이 작으니 당연히 오케 규모도 실내악 형태야. 현5부에 목관5중주 편성으로 딱 10명임.
관현악 색채 쩌는 푸치니 작품을 규모 줄여서 하면 당연히 맛이 안살긴 하지만, 이상하게 라 보엠은 만만해서인지 우리나라 공연에서도 소규모로 하는걸 많이 봤어.
또 하나, 파싱어 파브릭에서 하는 오페라는 모두 독일어로 해. 공연 예매하기 전에 피가로의 결혼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었는데 레치타티보를 없애고 독일어 징슈필 형태로 공연하더라고.
오늘 라 보엠 같은 경우 반주는 10인조 오케스트라가 맡는다는 공지는 있어도 독일어로 한다는 공지는 없어서 잘 몰랐는데 역시 독일어.
여러 모로 정식 라보엠 공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도지. 합창단도 없음.
이런 점에서 올해 리바이벌 되서 공연된 장수동 연출의 서울 라보엠이 많이 생각날 수 밖에 없더라고.
이런 단순화에도 불구하고, 작은 극장이 주는 효과는 정말 엄청나더라.
무대가 또 돌출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나 같이 맨 앞쪽자리에서 보면 팔 뻗으며 닿을 거리에서 노래하는 꼴이야.
기대반 걱정반으로 공연이 시작되는데 반주부터 장난 아니더라. 뮤지컬 공연 처럼 같은 프로그램으로 거의 매일 같이 두달 째 해오고 있는 팀이다보니까 워낙 숙달돼있는 것도 있고, 피트에 있는게 아니라 바로 옆에서 연주하다뵈 음향도 훨씬 선명했어.
그리고 마르첼로랑 로돌포 노래까지 나오면서 오늘 공연 오길 정말 잘했다 싶었어.
진짜 가수들이 2~3미터 거리에서 부르는데 행복하다는 말밖에 안떠오르더라.
아니 이건 일단 공연장 환경 자체가 사기야ㅋㅋㅋ
우리나라 성악가들도 이런 환경에서 노래하면 아주 쩌렁쩌렁하게 울릴 수 있을텐데.
배우들 위치에 따라 정신없이 고개를 돌려야 했지만 몰입감 하나는 최고였음.
로돌포는 그대의 찬손 하이씨를 못냈지만 미미는 진짜 엄청나게 잘 부르더라.
2막 같은 경우 합창 부분을 종업원 역할 한명에게 맡겨서 대체했어.
그리고 초반 라탱 가의 정신없는 앙상블을 객석 전반에 배치하면서 서라운드 사운드를 보여줌
내 자리에서는 앞에서 콜리네랑 쇼나르가 노래하고 오른쪽에선 마르첼로가 노래하고 왼쪽에선 오케가 반주하고 있고 뒷쪽에선 로돌포랑 미미가 듀엣 중ㅋㅋㅋ
그리고 압도적인 무제타.
일단 비주얼이 무제타 그 자체. 네트렙코랑 페레탸트코 뺨치는 얼굴에, 오페라 무대에 이런 사람 올라오면 반칙 아닌가 싶을 정도의 몸매였음.
오페라 보면서 가수 몸매가 어쩌네 저쩌네 하는 수준의 이야기를 하게 될 줄 몰랐는데ㅋㅋㅋ 언급을 안할수가 없다. 거기다 의상 디자인하는 사람도 진심 노렸어 이건... 3막 망사 스타킹에 4막 호피무늬 원피스까지 선보임.
거기다 연기는 기본에 노래까지 기가막히게 뽑아내는데, 와ㅋㅋㅋ 그저 감탄
특이하게 이 무제타의 왈츠 부분만 이탈리아어로 노래했어. 이게 극 중에서 진짜 노래 부르는 형태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듯.
인터미션 때 나랑 같은 테이블 앉아계신 독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한참을 이야기하시다가 나한테도 말을 걸어주셨어. 영어를 잘 못하셔서 안되는 독일어로 좀 이야기하다 정작 공연 자체에 대해서는 schön 이라는 단어로밖에 표현을 못하겠음ㅜㅜ
그렇게 인터미션이 끝나고 1부에서 노래 잘하는건 다 알겠는데 3,4막에서는 또 연기를 기가막히게 해주더라고.
공연장이 작으니까 거의 모든 관객이 다 표정을 자세하게 볼 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연출도 특별한 해석보단 리얼한 연기에 집중한 느낌.
연기를 잘한다는게 어느 수준이냐면, 3막에서 미미 아리아 같은 경우 진짜 눈물을 글썽이면서 노래하더라고. 오페라 가수가 눈물 연기까지 가능하다니! 소-름
4막에서 미미가 죽어갈 때 로돌포나 무제타의 연기는 진짜 연극 배우 급이더라고. 덕분에 나는 물론 옆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다 눈물을 훔치셨음.
그리고 전체적으로도 그냥 우리나라 오페라 공연하고 연기 차이가 확 나더라.
그냥 감정 연기만으로도 와 연출 좋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
대충 이 프로덕션 하나로 8주간 주5회 공연하는 것 같은데, 더블캐스팅이니 한 사람당 20회 정도 소화하는 거니까 연기가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겠더라고.
내가 라보엠을 한국에서 8번 정도 본 것 같은데 단연 이번이 최고였음. 정명훈 국립오페라단 때 보다 좋더라. 강요셉이 예당에서 부르는 거 듣는 것보다 코앞에서 듣는 게 최고구나.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소극장에서 레치타티보 우리말로 바꿔서 하는 세비야의 이발사도 있었다고 들었고, 장수동 서울 라보엠 같은 경우도 있었는데 흥행 성적이 어땠는지 모르겠네.
내가 라보엠을 작은 극장에서 본게 세종엠시어터 서울라보엠이랑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라보엠(국립오페라단)이 있었는데, 둘다 소극장이라고 쳐도 오늘 공연장에 비교하면 훨씬 큰편이지. 거기다 둘다 소편성 오케 반주라는게 진짜 들어주기 민망할 수준이어서 안타까웠던 것 같다.
여튼 오페라에 있어서 괜히 독일이 압도적으로 1위인게 아니구나 싶었음.
두서없는 공연기는 여기까지.
그냥 매일 일기쓰듯 생각나는데로 끄적이고 올릴 것 같아.
내일은 Gut-Immling Opernfestspiele 라는 첨들어보는 오페라 축제인데
팔리아치랑 푸치니 삼부작 중 첫번째인 외투를 묶어서 공연함.
- 오페라 여행기2
하하 망할... 뮌헨 돌아가는 기차가 한 시간에 한 대 있는데 표 사는 동안 지나감......멘붕 하ㅏㄹ라흫하ㅏ하하하ㅓ허헐
티켓 판매기 앞에서 끙끙 대는 동안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와서 지나가는 그 기분이란ㅜㅜ
이체가 곧 지나가는데 내가 산건 레지오날이잖아?? 안될거야ㅠㅠ
일찍 갈려고 나름 일찍일어난건데 풰일.
어제는 굿 임링 오페라 페스티벌을 뵜어. 뮌헨에서 잘츠부르크 가는 길목에 있는 바트 엔도르프라는 시골 도시에서 또 셔틀타고 15분쯤 가야하는 농장에서 하는 오페라 축제야.
어쩌다 여기서 오페라 축제를 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바트 엔도르프 도착했을 때 느낌은 대관령음악제 가려고 횡계에 도착했을 때의 기분이랄까. 아 여기 진짜 시골이구나.
셔틀 장소도 마을 외곽에 있어서 역에서도 20분은 넘게 걸었던 듯.
내가 맞는 장소로 가는건지도 모르고...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가며 여튼 겨우 셔틀을 찾음.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한가득 계시더라.
굿 임링은 진짜 뭐하는 데인지 잘 모르겠어. 공연장이랑 카페도 여러개 있고 하는데 농장시설이 많아 보이진 않고. 그래도 무슨 목장에 산양 말 알파카 까지 다있는데 완전 커여웠음ㅜㅜ
그런데 공연장은 꽉 참.
공연장은 목조 건물인데 단층에 경사도 전혀 없는 형태야. 중고등학교 대강당 보는 느낌. 좌석도 의자 가져다 둔 형태야. 오페라 피트도 객석이락 같은 높이고, 무대만 더 높게 돼있는 형태.
팔리아치나 외투나 연출하기 조금 까다롭다고 생각하는데, 팔리아치 같은 경우 합창단이 이상하리만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외투 같은경우는 이야기와 관련 없어 보이는 온갖 잡다한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래.
지휘자와 연출자가 자매인데 이 오페라 축제를 몇년간 해왔더라고. 오케와 합창단은 페스티벌 단체라는듯.
팔리아치로 공연이 시작되는데 전주곡 부터 상당히 깔끔하며 민첩한 소리를 내줬어.
처음 합창단의 환영 장면은 연출이 상당히 훌륭했음. 가운데 컨테이너 박스가 핫핑크 포장지로 선물처럼 포장돼있는데 합창단이 박 자르듯 포장을 뜯는 식으로 표현했어. 단순히 트럭타고 입장하는 형태보다 긴장이 고조되다 터지는 느낌이 나서 음악이랑도 잘 어울리고.
가수들 실력은 썩 좋지 않아서 뭐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어제 처럼 공연장 버프가 뛰어난 것도 아니라서.
의상을 입어라가 끝난 후 간주곡에서는 객석 출입구에서 삐에로 분장을 한 사람이 투명 볼 안에 들어가 그걸 굴리면서 들어오고 카니오와 마주 보게 연출했어. 그로테스크와 연민을 동시에 불러 일으키는 장면이었음.
2막 공연 장면 같은 경우 합창단이 객석 뒤쪽에서 의자를 들고 미친듯이 무대로 달려가는데 생동감이 장난 아니더라고. 객석에서 들어오는 거야 자주 쓰이는 기법이지만 그럼에도 그게 주는 독특한 효과는 확실한듯.
그 뒤로 가장 강렬했던건 바로 마지막 라 코메디아 에 피니타였어.
통상대로 토니오 대신 카니오가 불렀는데, 원래 이부분이 팀파니 롤 반주에 그냥 말하듯 파를란도로 처리하는데 보통이잖아. 뭐 죽어가듯 말할 수도 있고 소리지를 수도 있고
그런데 이걸 라 코메디아 에 피! 니! 타! 라고 또박또박 외치더니 순간 팀파니 롤만 남았어. 카니오가 칼을 들고 무대에있던 합창단 관객부터 객석 까지 전면 180도를 천천히 가리키면 무대위에 조명기구를 조작하는 아이들이 그걸 따라서 공연장을 쭉 한번 훑게 표현했어.
원래 저 대사 이후 한박자 뒤 다음마디에서 오케스트라 투티가 시작되는데 그 한박자 팀파니 롤을 페르마타 크레셴도로 처리하는 속임수를 쓴거지.
뭔가 메시지가 확 와닿고 어쩌고를 떠나서 서치라이트 마냥 객석을 한번 훑으며 팀파니가 미친듯 롤을 해대는데 정말 긴장감 폭발하더라.
무대가 커텐이 따로 없어서 인터미션때 무대교체하는것도 다 보이는데, 외투에서도 똑같은 무대를 쓰는거야.
거기다 노래파는 사람 역 같은 경우는 베페 역 가수가 같은 복장으로 나와서 부른다든지. 그래서 캐스팅에도 베페/송셀러가 아니라 베페라고만 표기했더라.
이 외에도 마지막에 등장하는 커플 같은 경우 미켈레 조르제타 부부와 옷이 똑같은데 외투만 걸치지않은 것으로 해서 주인공 커플의 한때 행복했던 과거를 표현해주는 듯 했어.
그러고 보니 처음 시작때도 무대 뒤편에서 작은 관을 메고 가는 장례행렬이 지나가고 조르제타가 흐느끼는 장면이 나왔는데 미켈레와 대화에서만 나오는 아이의 죽음을 처음에 보여준거였어. 덕분에 초반의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가 한층 설득력 있었지.
여튼 연출가가 이 쓸데없이 복잡한 오페라를 납득이 가게 바꾸는데 상당히 애썼다는 느낌을 받았어.
팔리아치와 연결한 것도 단순히 병치시키는게 아니라 같은 세계고 같은 마을이라는 걸 보여주면서 의미를 부여했고.
이 오페라 축제에서는 29유로 짜리 부페가 있는데 공연장 옆 큰 천막에서 공연전, 인터미션, 공연후에 음식을 제공해. 거기다 공연이 끝나고서는 텐트 안에서 피아노 반주로 성악가들 공연도 있고.
어제 공연도 그렇고 확실히 독일 사람들은 오페라 공연 보러와서 먹고 마시는게 자연스러운 가봐.
이러니 또 예전 구자범 지휘자가 추진했던 경기필 카발 팔리 공연이 생각나는데, 인터미션때 테이블 지정해주고 음식이랑 음료를 제공해줬거든. 진짜 오페라 공연이랑 먹고 마시는 건 뗄 수 없는 거구나 여기와서 새삼 또 느낌.
사실 여기 오느라 쓸데없이 비싼 숙소에 티켓값까지 20만원이 넘게 들었는데 살짝 후회가 되기도 해. 뭐 이럴 줄 알고 지른 거긴 하지만.
어제 공연 최대 수확은 바로 이 시골 오페라 축제에서 한국 분을 만났다는 건데, 진짜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의 소유자셨어. 역시 한국인의 클덕력이란ㅋㅋㅋㅋ
바이로이트에서가면 한국 사람을 마주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긴 했는데 이 듣보 축제에서 까지 한국분을 보게 될줄이야.
오늘은 이제 기다리고기다리던 바이로이트 직관!
화란인!
틸레만!!
사무엘윤!!!
연광철!!!
공연장 안늦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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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클래식 갤러리 [원본보기]
와우 ㅊㅊ 후기계속 기대
부럽네요 ㅊㅊ
선추추 후감상
오... 뮌헨 경유지로 여러번 갔었는데 이런게 있었구나... 좋은 정보 ㄱㅅ. 나도 기회가 된다믄 담에 가보구 싶네. 소극장이 스케일은 작아도 성악가들만 지대루면 진짜 라이브 포텐 터지면서 엄청 좋을듯.
우와 이런 소규모 공연 꼭 가보고싶다는.. 후기 계속 기대기대! ㅊㅊ
대박!
우와 대박! ㅊㅊ ㅊㅊ ㅊㅊ
간지 지린다
♡
♡
♡
바이로이트 부럽다...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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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3
이건 음악얘긴가 여행얘긴가?
힛
노잼
ㅋㅋ
ㅁㅊ
ㅇㅇ
야호!
수니껀
크 오페라갤이라니
잘 모르는 무뇌한인데 로제타 겁나이쁘다잉
안녕하세요. 디시 트래픽의 암적인 존재, 디시봇입니다.
되서->돼서 [리듬 맞춤법 봇♬]
뒷쪽->뒤쪽 [리듬 맞춤법 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