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덕이나 역덕이 군대에 가면 덕업일치가 안되는 현실에 절망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 덕업일치를 이루는 때도 있어요.


일부에서 천안함 생존자를 아직까지도 패잔병 취급한다는 뉴스를 보니 옛날일이 떠오르네요.


지금은 예비역인 기겔러 웨폰맨이 아해군 병기사로 현업에 있던 2010년,

백령도 근해에서 초계중이던 천안함이 괴뢰군 어뢰공격에 폭침하는 일이 있었어요.


밖에서는 암초에 좌초했니, 미국 잠수함과 충돌했니 하는 온갖 소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군 내부에서도 어뢰피격의 책임을 해군과 함정 승조원에게 전가하고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님을 비롯해

2함대와 합참의 해군 인사들을 형사처벌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근데 밀덕이자 역덕이었던 당시 현역 군인 웨폰맨은 그걸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어요.

일반인이라면 몰라도 역덕이라 자부한다면 그러한 흐름이 결코 올바르지 않다는건 쉽게 판단할 수 있는거잖아요.


함장에 대한 재판과 처벌이 머지 않았던 2010년 9월 7일, 고민을 거듭하던 웨폰맨은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해요.


3시간에 걸쳐 최함장님에 대한 형사처벌에 대해 반대하는 상소문을 작성해 해군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렸는데,

이 글에는 입대전부터 쌓아왔던 밀덕이자 역덕의 내공을 모두 쏟아내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답니다.


빠따를 각오하고 알신의 안녕을 포기한 채 막상 저지르고 나니,

전날까지만 해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게 만들었던 걱정과 고민은 씻은듯이 사라져 되려 평온해지더군요.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기다리던 빠따는 없었습니다.

빠따 대신 뜻밖에도 장교, 부사관, 수병, 군무원 가리지 않은 수많은 전우들의 격려 서신이 전해져 왔습니다.


그날 해군 인트라넷 게시판에는 응원해주시는 글이 수없이 올라왔는데,

후일 전산쪽 선배님 말씀에 인트라넷 개설이후 트래픽이 그토록 치솟았던 적은 처음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개인 메일함도 용량이 넘치고 매분마다 걸려오는 전화에 이후 일주일간은 일과시간중 정상적인 업무가 힘들어 매일 야근을 해야했습니다.


그렇게 한순간 불나방의 날개짓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언론사에서 어떻게 알고는 짤막하게 신문도 한번 타고, 청와대 파견 연락관님 통해 파란집에도 전해지더니,

급기야 그 다음달에 있었던 국방위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질의자료로 쓰이더라구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2&aid=0002182498


결국 한달뒤 최원일 함장님을 비롯해 당시 형사처벌과 징계가 거론되던 해군인사들은 처벌예고가 백지화 되었습니다.


다만 오늘 뉴스를 보니 아직껏 80년전 일본제국군의 정신 잔재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듯 해 다소 씁쓸하긴 하네요.


과거 내가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조국과 옛 조직이 부디 밝은 길로 나아가길 소망합니다.


쓰고나니 길어졌는데, 아무튼 결론은

천안함 승조원은 죄가 없다.

+

밀덕질이나 역덕질도 언젠가 유용하게 쓰일데가 있다.

열심히 덕질하고 군대가면 덕업일치할때가 한번쯤은 있다.

꾸준히 덕질해라. 쓸모 있다. 입니다.


즐덕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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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갑 갤러리 [원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