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1)

새벽에 갤질하면서 취향 맞는 글을 찾는 누붕이들아

잘 찾아왔어.


비록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이게 취향에 맞는 글일지는 모르겠지만

좀 기다란 썰 하나 풀게.

당연히 영화 관련 글이니까걱정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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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작년 2018년 3월초

반백수로 지내면서 하고 싶을 때만 일하고정처 없이 극장과 집그리고 커피숍을 오가며

잉여 라이프를 즐기다가평소 즐겨보던 유X브 채널에서 뭔가를 발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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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13일의 금요일 팬 영화를 찍을 건데 킥 스타터로 투자 좀"


원체 70~80년대 공포 영화특히 슬래셔 장르에 열광하는 사람인지라.

나름대로 괜찮아 보이는 프로젝트로 보여서 선뜻

175 달러를 투자금으로 박아버림.


거기다가 이 한 덩치 하는 양덕들이 운영하는 채널은

이미 전에도 이러한 팬보이 영화를 제작한 전력이 있던

양반들이었음.


뭐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거의 무자본으로 80년대 슬래셔 영화의 아이콘을

다시 펼치겠다는 그 기상에감탄을 표하면서도


이정도 규모의 단편이면비디오 영화 세대인

나도 뭔가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당장 반백수 생활을 청산함.


이제 일할 사람들을 구하는 부분을 이야기 할 건데

잠깐 삼천포로 빠지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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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졸업을 했는지는 이젠 기억도 안 나지만

영화 맹그는 학2과에서 다른 동기들은

전부 "사랑" "학교생활" "알바생 이야기같은 주제로

사회파 혹은 로맨틱 코미디 같은 단편 영화 혹은 졸업 작품을 찍고 있을 때.


혼자서만 내가 좋아하는

(좋아한다는 게 정말로 중요함, 그래야 진짜 즐겁게 찍을 수 있으니까)

B급 장르 영화의 외길을 고집하며 일부로 "쌈마이"한 영화만 찍었음.


거기다 동기들은 작품에 무슨 메시지를 넣을까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에

나는 빡대가리라 내가 봤을 때에도이해하기 편한 영화를 만들려고

사회 고발적 메시지나인생의 철학사랑의 멋짐 같은 내가 잘 모르는 분야는


담쌓고 학교 생활했었음.

원래 잘 모르면 건드는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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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그냥 칼부림과 총부림이 난무하고 만 튀면 O.K 정도였으니...

덕분에 졸업할 때까지 찍은 단편들의 평가는 교수와 학생들에게서

"쓰레기혹은 "띵작"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밖에 받아보지를 못함.

근데 내 고자스러운 연출 실력과 서울에 갓 상경한

시골 지방 촌놈의 절망적인 자본력을 고려해보면

개인적인 평가론


불량 식품 같은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음

진짜로 졸업한게 용한거임.


하지만같이 영화 작업을 했던 동기 혹은 동네 친구들은

이런 변태적인 뚝심을 좋게 본건지 계속해서 나랑 같이 일을 했고.


학교를 졸업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각자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와중에

시골 촬영장까지 원정을 와달라는 무리한 부탁에도 다들 빠짐없이

흔쾌히 응해주어서 좀 감동적이었음.


쨌든 이렇게, 5월부터 소집이 진행되고 어떤 영화를 찍을지에 대해서

부연 설명과 시간 되는 친구들에 한정해서 수십 번의 미팅을 빙자한

줄담배를 피울 시간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영화의 윤곽을 그려내기 시작함.


단 슬래셔 영화의 살인마들의 공통적인 아이덴티티인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는설정을 위해.

마음에 드는 가면을 찾는 게 바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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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강리나 주연의 고전 한국 성인영화 "빠담풍"의 하회탈을 쓴 강간범(...)

모습을 우연찮게 발견하고 이번 영화의 살인마 외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됨.

결국 한국의 전통 탈로 의견이 좁혀지게 되었고.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둥이"탈로 정해지자.


이에 맞추어 시나리오의 백스토리 또한 개조를 가하고.

이런 슬래셔가 그렇듯이 예측 가능한 전개가 범벅인 클리쉐와

기계 부품 같은 기능적인 등장인물들을 집어넣음으로써.


4월에 "역신"이란 이름으로 시나리오를 완성시키게 됨.

(그런데 솔직히 내 촬영 현장은 거의 시나리오대로 찍힌 적이 단 한번도 없음

가이드 라인에 가까웠다고 보는게 좋을거임.)


친구중 한 명은그래도 요즘 트렌드에 맞게

뭔가 클리쉐를 꼬아야 하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왔었지만.


이 영화를 철저하게 철지난 슬래셔 영화의의 대한

헌정사 혹은 종합 명절 선물 세트 처럼 보이고 싶었던지라.

"원조 맛집"을 예시로 들면서 그대로 가기로 결정함.


그리고 내가 영화를 그리 잘 만드는 사람도 아닌데

어쭙잖게 내용 꼬아버리면오히려 고전 슬래셔 영화들에 대한

모독이 될까봐이 부분은

철저하게 이슬람 원리주의자처럼 굴었음.


쨋든 시나리오가 나오자바로 로케이션 헌팅 같지도 않은 헌팅에 들어갔는데

등장 공간은 "정도 인지라.

처음에는 할머니네 집커다란 뒷산으로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거리가 있는데다가.

어차피 우리 집도 시골에 위치한지라...

그냥 동네 근처에서 찍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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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부지가 운영하는 농장 부근의 작은 뒷산을 올라가서 촬영 장소를 물색한 뒤.

아부지가 농사 짓다가 쉬는 공간인 컨테이너 집을 베이스캠프로 잡고

바로 5월달에 로케이션을 야매로 확정함


이후 영화의 모든 미술과 소품의 제작 과정이 이 베이스캠프에서 이루어지게 되는데.

필요한 재료들과 도구들을 전부 차에 때려 박아서베이스캠프로 실어 나르고


이때부터 영화의 소품과 미술그리고 의상에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온 힘을 쏟아내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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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길어서, PART 2에 이어서 연재함.*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2)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3)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4)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5)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6)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7)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8)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9)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10)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11)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12)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13)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PART 14)
내가 찍던 단편 영화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 (에필로그)

출처: 누벨바그 갤러리 <원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