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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자꾸 김병신 부자라고 하니깐
내 빛탈출 스토리 조금 말하러 왔음.
청구서가 얼마나 무서운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름.

제대하니 집이 없어졌다.
처음엔 큰아버지 집에서 얹혀 살았는데.
남은 가족은 엄마와 여동생 뿐이였다.
형과 아버지는 연락이 잘 안됐다.

그러다 큰아버지 집에서 쫓겨났고 내가 주유소에서 일한 돈으로 작은 집을 얻었는데
이제는 거기로 통지서가 쉴새없이 날라오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서울에서 빚쟁이를 피해 도망다니셨구,
그런 아버지를 따라 엄마도 서울로 올라가셨다.
여동생은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호주로 꿈을 찾아 떠났고
나 혼자 집안 살림살이를 지키기 위해 남게 되었다.
여동생이 남기고간 고양이도 내가 떠맡아야 했다.
가끔 빚쟁이들이 집에 찾아왔고 나는
\\\"몰라요 나도 몰라요\\\" 

여름에 문한번 맘놓고 못 열었다. 그 찜통더위에도 모든 문을 잠그구 살았다.

재미있는 부분은 나에게는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선천적인 지병이 있었고
(2009년 중순에 지병을 발견)
고생하다보니 꽤나 악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장기간 일하는 것도 무리였다.
지금은 지병이 많이 나았다.
2009년부터는 집의 빚만이 아니라 내 빚까지 늘기 시작했다.
지병으로 일을 제대로 못하게 되자 전화세며 인터넷이며 월세며 보험료며 전기세까지
순식간에 신용불량자가 되버림


좀 찌질해서 일기를 잘 쓰는데 일기장 중의 내용임.

2009년 12월 20일.

인터넷이 끊겼다.
심심하다.
오늘은 12월 20일.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가 온다.
지금 나는 혼자 산다.
월세 낼 돈이 없기 때문에 1월이 되면 어디로 가야 될지 모르겠다.
일주일 동안 밥을 못 먹었다.
하루종일 굶을때도 있고, 어쩌다 한번씩 라면을 먹을때도 있다.
라면을 두개 끓여먹는것을 가장 하고 싶다.
세개 끓여서 먹는것도 괜찮을것 같다.
돈을 아껴야 하기에 한끼는 꼭 한개만 끓여 먹어야 한다.
어느날 밤, 일어나 하릴없이 있는데 옆집에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를 들었다.
보일러가 돌아간다니.
기분이 설명할수 없이 이상했다.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다만 나의 현재의 상태는 배가 매우 고프고, 남아 있는 무김치를 물과 함께 먹으면
그나마 배가 덜 고파진다.
이제는 라면 살 동전들마저 탈탈 털어쓴 이후라서 더이상 먹을게 없다.
집에 있는 모든것들을 다 털어서 먹었는데
오예스 두개가 나왔으며, 유통기한이 지난 소보루빵을 발견했으며 예전에 고모할머니가
주신 땅콩과, 친구가 놀러와 먹다 남긴 카카오 초코렛이 전부였다.
물론 다 먹었다.
이제 먹을수 있는것으로 남은것은
현미녹차와, 보리차, 설탕, 친구가 예전에 준 비타민C 8정, 무김치 등이 있겠다.
배가 고프다는 것은 이루말할수 없이 슬픈 기분을 동반한다.

이렇게 무언가를 쓰고 있는것은
인터넷이 끊겼기 때문이다.
달리 할게 없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하면 세상과 통하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해준다.
그게 약간의 위안이 된다.
...생략.......


그리고 이건 아마
2008년도에 적은것 같은데 날짜가 없다.


내용은 돈이 없어서 하고싶은데 못한것들의 리스트임.

1. 시계를 못샀다.(손목시계임)
2. 바이올린 레슨비가 없다.
3. 일안반사식 카메라를 못샀다. (싸구려 뚝딱이를 쓰고 있었음요)
4. 좋은 컴퓨터를 사구 싶다.
5. 스케이트 보드 판 갈돈이 없다.
6. 옷이 없다.
7. 내 명의로 된 주민등록증이 없다(주민등록증을 분실했었는데 새로 만들 돈이나 사진 찍을 돈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 없는 상태)
8. 알바월급타면 반 이상을 때간다(집에 조공하는 상태였음)
9. 영화한편 못봤다. (극장에서)
10. 머리 깎을 돈이 없다.(이때부터 머리 혼자깎기 시작했다)
11. 늘 친구들에게 얻어 먹는다.
12. 맛사지팩 살 돈이 없다.
13. 전역하자마자 하루만에 주유소에 처박혔다.





20대의 대부분을 빚에 허덕이면서 산다는게 억울하기도 하구
이렇다할 추억꺼리 없다는 것도 좀 맘 아프구.
물론 지금은 집안빚과 내빚 모두 탈출.
여기 오기까지 많은 스또리가 있지만 길면 길수록 지겨우니까.
지금도 충분히 길구.
암튼 빚은 탈출했지만 못볼걸 너무 많이 봤어.
사람이란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게 참 고어영화보다도 더 무서워.
애초에 그런 상황에 처한 내가 잘못이긴 해.

그래도 나보다 힘든사람 많을것 같아.
여하튼 나는 빚 탈출.
그때는 무서워서 뜯어보지도 않구 청구서를 박스에 넣어서 보관했었어.
언젠가는 갚을꺼라구.
악몽의 청구서가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종이 쪼가리게 됐어.
이제는 맘놓고 내가 하고싶은걸 할 수 있는게 기뻐.
님들도 희망을 잃지 마센.

 

 

출처: 자랑거리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