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갤 여러분 그리고 고양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ㅎㅎ
지난번에 전해드린 아기고양이구출작전에 너무 많은 분들이 격려와 관심을 주신 덕분에 아기고양이들은 튼튼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더불어 영광스럽게도 힛갤에도 가보고 개인적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필연적이랄만큼 악플이 난무하는 힛갤에서도 많은 분들이 좋은 댓글 남겨주셨는데 그중에 절 뒤집어지게 만든 댓글...



...고양이는 곤충입니다....

아무튼 많은 분들의 관심은 가볍지 않은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게 합니다
궁금해하시고 걱정해주시는 분들께 가끔이라도 소식 전해드리는게 도리인 것 같아 그간의 아가들 근황을 전해 올립니다


그리 깨끗하지 않은 제 작업실 한켠에 자리잡은 아기고양이 삼형제들...
저래놓고 보니 집의 반이 똥통...
발이라도 헛디디면 바로 화장실에 풍덩...
애완동물과의 동거가 아닌 사육장이 되버린듯 하여 증축을 결심 !!
 

뚝딱거리며 한칸에서 두칸으로 증축...
안보는척하고 있으면 투다닥 투다닥 뛰어다니며 지들끼리 재밌게 놉니다
슬쩍 눈길을 돌리면 귀신같이 알고 후다닥 구석으로 짱 박히기 신공



전보다 좀 넓어지긴 했지만 왠지 심심해 보이는 집...
검색신공을 세워보니 아직 정신적으로 불안한 녀석들을 위해서 좀 더 아늑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
그래서 또 인테리어 공사 돌입...


요런것도 좀 사고...
 



 

어지간하면 기성품 안사고 제 취향에 맞춰서 만들어 쓰는 터라 아깽이집도 제가 만들어 봅니다
검색하다보니 [캣타워]라는게 있네요
집을 다시 3칸으로 증축하기로 하고 나름 캣타워도 만들어 봅니다


꼼지락꼼지락... 검색을 하다보니 플라스틱 밥그릇이 안좋다 하더군요
턱드름의 주요 원인이라고...
친환경 황토그릇으로 밥통을 만들어 봅니다
 

뚝딱뚝딱..
듀얼 밥그릇으로 만들어 놓고 보니 너무 큽니다
반으로 자릅니다
만들어 놓고 보니....죄인은 사약을 받으라!!!...
(시트지 작업을 하실 때 붙이고 난후 저렇게 열풍기(혹은 드라이기)로 쐬주면 짱짱하게 잘 붙습니다)


캄캄한 밤을 위한 LED조명입니다
그냥 형광등을 켜놓고 다닐 수도 없고 너무 밝으면 안좋을 것 같아 대충 자작해본 조명등입니다


밀폐된 공간에 난방을 연탄난로로 하다보니 연탄가스가 걱정됩니다
요즘 어린 분들은 잘 모르시지만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가스배출기입니다
저걸 외부 연통 끝에 달아놓으면 독한 연탄가스가 잘 배출되지요
이제 소품들을 다 만들었으니 본격적으로 아깽이들 집 인테리어에 들어갑니다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이리저리 궁리하다 “ㄴ"자형의 아크로바틱한 집이 되버렸습니다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로 만들다 보니 좀 복잡해보입니다
일단 만들어 놓고 아깽이들이 안좋아하는건 나중에 떼버리기로 합니다
며칠을 고생해서 만들건데...아까워서...

처음에 똥통이 반인 한칸짜리 집에 비하면 궁궐입니다
아깽이들의 반응은?
 

여기서 살라고?
제일 먼저 구조되서 며칠이나마 먼저 적응한 덕분인지 세 마리중 가장 활달한 첫째 테블입니다
아 아깽이들 이름도 지었습니다
테블,츈샨,눈노...
어느나라 말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첫째 아들내미가 말을 제법하게 된 세살 무렵에, 구름위에 사는 자기 친구들 얘기를 해주면서 그 친구들 이름이라고 말해줬는데
어감이 너무 귀여워서 기억하고 있었다가 써먹어 봅니다^^
 

둘째 츈샨입니다
덩지는 제일 큰데 아직 적응이 안됬는지 제 발자국 소리만 나면 후다닥 집안으로 숨어 버립니다
 

정말 얼굴보기 힘든 막내 눈노입니다
얼굴도 못보는 날이 더 많을 정도로 제가 있을때는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덩지도 제일 작고 숫기도 없어서 정말 만나기 힘든 분입니다
인테리어 잘했나 확인 차 잠시 나오셔서 잠시 둘러보고는 다시 집안으로 쏙...

세녀석은 이마의 무늬로 구분이 됩니다
테블은 이마의 진한 쌍무늬, 츈샨은 여린 쌍무늬, 눈노는 진한 외무늬...

 
요기서 자라고?
뚜껑을 닫기전 한컷
폭신폭신한게 맘에 들었는지 꼼짝을 안하네요ㅎㅎ
하루의 반이상을 저렇게 잠만 잡니다
 

아기들의 자는 모습은 사람아기나 동물아기나 너무 귀엽습니다
아저씨가 고생해서 만든걸 아는지 너무 편하게 자는 모습이 고맙기까지 합니다
 

첫째 테블이는 제가 있어도 별 상관 안하고 집안 이곳 저곳 제 맘에 드는곳에서 식빵을 굽습니다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서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제가 야식이라도 먹고 있으면 야옹거리며 한입만~도 합니다
기분 좋으면 고르륵고르륵 제 손길도 허락해 주십니다
장난감도 잘 가지고 놀고 밥도 잘 먹고 똥도 잘 싸고 적응력이 가장 우수하네요
덕분에 대부분의 사진은 이녀석이 장식합니다
 

이게 모지?
 

일단 먹어볼까...
 

맛있쪄요~~
 

먼산~~

계획에도 없던 업둥이들 덕분에 분주한 나날입니다
고양이 본다고 다른 일을 미룰수도 없기에 더더욱이나 짬없이 돌아가는 하루하루입니다
아직도 내 눈길만 마주쳐도 후다닥 도망가는 녀석들에게 조금은 서운한 감정도 들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냅두라는 거지요

병원에도 데리고 가봐야 되는데 놀래서 다치기라도 할까봐 겨우 회충약만 간신히 먹이고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ㅎㅎ
다행스럽게도 밥도 잘먹고 똥도 잘싸고 하루가 다르게 투실투실 살도 오르고 털도 보들보들해집니다
덩지가 제일 큰 둘째 츈샨이는 궁딩이가 제 궁딩이만 해졌습니다
내가 녀석들을 돌보는 건지 녀석들이 나를 길들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들끼리라도 건강하게 잘 뒹굴거리며 놀고 있는 모습을 곁눈질로 보고 있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론 좁은 철창안에 살게 하는게 너무 안쓰럽기도 하지만 무겁고 날카로운 각종 도구들이 즐비한 작업실에 풀어 놓고 키울수도 없고,
그렇다고 위험한 천정위로 다시 돌려보낼 수도 없고...
당분간은 답답하긴 하겠지만 안전한 공간안에서 잘 커주길 바랍니다

다만 몇몇 분들의 의견처럼 과연 내가 저들의 삶에 관여하는게 옳은 일인가하는 걱정이 듭니다
잘살건 도태되건 길양이들로의 운명이 있을텐데 단지 가엾다는 이유만으로 저녀석들을 거두어도 되는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라는 자만심으로 사사건건 자연의 순리에 관여하고 간섭해서 망가져 버린건 또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짧은 제 생각으로는 길냥이라는, 어찌보면 이 시대의 슬픈 존재를 만든것도 사람이고
그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지어야 하는것도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15년이라는 천수를 누리지도 못하고 썩은 쓰레기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더러운 빗물로 타는 목을 축이고 무섭게 돌진하는 자동차를 피하면서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하는 삶을 누가 만들어 주었을까

어렸을때부터 수많은 종류의 동물들과 생활해왔고 지금도 벽하나 옆에는 올해로 10살이 된 콜리 한 마리가 꼬리를 치고 있고,
동생방에는 말티 다섯 마리가 난리를 치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애완동물은 없었습니다

어디까지가 내 역할의 끝인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어미를 잃은 녀석들에게 아직까지는 내가 필요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감자를 캐고 맛동산을 집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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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야옹이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