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으로 들어오는 햇볕에 잠이 깼다. 시간은 이 미 12시를 지나고 있었다.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시러 갔다. 가다가 큰아버지 방을 보니까, 아직 코를 골고 자고 있었다. 춥긴 하지만, 정 말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역시 산 공기는 도 시와는 전혀 달랐다. 방으로 와서, 베란다에 나와 의자에 앉았다. 뒷산의 풍경. 방에 망원 경이 있는 것을 떠올리고, 망원경을 가져와서 풍경을 감상하기로 했다. 성능이 좋아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도 보였다. 나무에 앉아 있는 새 까지 보여서 조금 놀랐다.

30분 정도 정신없이 들여다보고 있었을까? 정 확히 뒷산에 있는 나무를 보고 있는데, 시야에 움직이는 것이 들어왔다. 사람? 처럼 보였다. 등이 보인다. 머리는 반들반들했다. 그리고 온 몸을 떨고 있었다. [이 마을 사람? 춤추는 건가 ?] 손에는 낫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 은,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알몸으로 있다는 것. 축제인가? 하지만 한 명밖에 없었다. 갑자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등을 돌린 채로 있 었기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 이상 보면 안 된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인간이지만, 조금 이상한 사람일 것이다.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호기심이 본능을 눌러 버렸다. 망원경의 줌을 최대로 했다. 반들반들 한 머리통. 색이 희다. 그때였다. 몸을 계속 흔 들면서 천천히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 람과 비슷한 얼굴 모양은 하고 있었다. 코도 입도 있었다. 하지만 눈썹이 없었고, 눈도 딱 하나만 있었다. 몸이 떨렸다. 기형인(畸形人). 위험한 사람. 그리고 망원경 너머로 그것과 눈 이 마주쳤다. 그것은 웃고 있었다. 마치 이쪽 의 정체를 알아채기라도 한 듯이..

[우와아아아아아~~] 눈이 마주친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냥, 죽고 싶다...] 이상할만큼의 강한 우울 증이 몰려왔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내 가 방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으니까, 큰아 버지가 뛰어들어 왔다. [무슨 일이야!] [괴물!!] [응?] [망원경! 뒷산!!] 큰아버지가 망원경을 들 여다봤다. 그리고 [으... 으으....] 콧물을 흘리 면서 울고 있었다. 아까보다는 기분이 조금 안 정된 내가 물었다.

[저건 뭐죠!] [00야... 00야...] 헤어진 여친의 이름을 부르면서 흐느껴 우는 큰아버지. 정말 로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난생처음 손바닥으 로 마음껏 사람의 뺨을 후려갈겼다. 몸을 조금 씩 흔드는 큰아버지. 10초, 20초... 큰아버지 가 나를 쳐다봤다. [사시(邪視).....] [그게 뭐..? ] [음, 내 방 책상 서랍에 선글라스가 있으니까 가지고 와라. 네 것도.] [왜죠?] [괜찮으니까 가 지고 와!!] 나는 선글라스를 큰아버지에게 건네주었다. 떨리는 손으로 큰아버지는 선글라 스를 쓰고,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망원 경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 자기 [윽!] 이라고 신음하더니, 나에게 손짓했 다.

[선글라스를 쓰고 봐야 해.] 겁내면서 선글라 스를 쓰고 들여다봤다. 숲 속에서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불안감 이 또 찾아왔지만, 아까만큼은 아니었다. 하지 만 심장박동이 매우 빨라졌다. 조금 전에 있던 곳이 아니었다. 그것은 흐느적흐느적 기묘한 춤? 을 추면서 움직이고 있었다. 눈길만은 확 실히 이쪽으로 향한 채.... [설마... 산에서 내려 오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이쪽으로 오고 있 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