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상황에서 고개를 들었다. 손전등이 녀석의 등을 비추고 있었다. 그래도 무서웠다. 뭐가 무서웠느냐면, 그 녀 석은 도망치면서도 이상한 노래는 부르며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 던 점이다. 큰아버지는 녀석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가만 히 손전등을 비추고 있었다. 언제 되돌아볼지 모르는 공포를 견디면서...
영원할 것만 같던 공포의 순간이 지나고, 드디어 녀석의 모습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 우리는 산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아무런 얘기 도 하지 않고, 묵묵히 걸었다. 안에 들어가자, 큰아버지는 모든 문을 걸어 잠그고 커피를 끓였다.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입을 열었다.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린 건가요?] [음.. 아마도. 고추는 비참할 만큼 바싹 오그 라들었지만..] 쓴웃음을 짓는 큰아버지. 그리고 띄엄띄엄 사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 했다.
큰아버지는 직업 때문에 배를 타고 해외로 가는 일이 많다.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지만, 소위 기술사다.
큰아버지가 북유럽에 있던 나라에서 체류하 고 있었는데, 어느 날, 현지에서 사이가 좋아진 직장동료 가 재미있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직장동료는 인기척이 없는 어두운 골목길로 큰아버지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작은 집으로 들어갔다.
큰아버지는 집안에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랐 다. 한눈에 봐도 고급품처럼 보이는 융단, 항아 리, 귀금속.. 그리고 집안에 좋은 향기가 떠돌고 있었다. 직장동료는 큰아버지를 데리고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촛불이 켜져 있었고, 60대 정도 되 어 보이는 남자가 앉아있었다. 이상한 점은, 밤인데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 었다는 점이었다. 직장동료가 말하길 [이 사람은 사시의 주인이야.] 라고 말했다.
사시라는 것은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민속 또는 미신 중의 하나로서, 악의를 가지고 상대를 자주 노려보는 것만으 로도 상대방에게 저주를 걸 수 있다는 내용의 이야기다. 이블아이, 사안이라고도 불리며, 사시의 능 력에 따라서 사람이 병에 걸리거나 죽을 수도 있다고 한 다. 큰아버지는 처음에는 재미로 설명을 들었다 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앉아 있던 남자가 직장동료에 게 귓속말을 했다.
그리고 직장동료가 말하길 [못 믿는 거 같으니까, 직접 그 힘을 보여 줄게. 하지만 지금부터 좀 괴로울 거야. 일단 몸을 꽁꽁 묶을게. 아! 오해는 하지 마. 그만큼 저 남자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으면 00씨가 미친 듯이 날뛸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는 거니까...] 라고 말했다.
[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