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지하철에서 모이쪼는 닭마냥 꾸벅대며 졸았다.
하루 이틀이지, 아침마다 목이 뻐근할 정도로 졸면서 퇴근하면 지병도 생기기 마련이지,
어느 순간부터 목부근이 뻐근하더니, 좌측으로는 신나게 돌아가도 우측으로는 잘 안돌아가서 아프고 괴로웠다.
하루는 야간근무를 대신 해준다는 오후알바놈 덕에 다행이도 저녁 11시쯤 집으로 갈수가 있었다.
내일 점심까지 잠도 실컷 잘수 있으니, 밀렸던 술도 마셔줘야 했고...
어쨌던, 바쁘게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 행선지는 *호선의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 ㅁ동 종점행, 한곳을 ㄱ동으로 가고, 한곳은 ㅁ동으로 가는 길이다.
11시가 조금 넘어서 지하철이 도착을 했다. 내가 타는 열차는 한차량은 ㄱ동으로 한차량은 ㅁ동으로 간다.
지하철이 오는 시간은 조금 길었다. 20~30분만에 오는 차라, 한번을 놓치면 다음차는 없다.
ㄱ행 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11시 30여분, 12시까지 지하철에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을 생각을 하니 좀이 쑤셨다.
그래도 집으로 바로 가는게 났다.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데, 그때 일어나지 못하면 ㄱ동으로 가버려서 오히려
택시비가 더 들판이다. 좀 기다려 보자... 12시까지 차는 있겠지,
의자에 앉아서 목이 좀 더 뻐근해지길래, 주물러주고 있던 와중에 예전의 내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10년전,
오늘즈음 11시 30분, 그때도 지하철의 막차를 기다리고 있었었다.
그때는 공익근무의 신분으로 지하철 의자에 걸터앉아있었다.
간혹 술먹고 막차타려고 오는 사람들을 깨워서 태워야 하는 상황이므로, 경광봉하나 달랑 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의자에서 졸고 있는 사람들을 깨워야 했었다. 그때도 이 위치였는데, 7-4... 왜인지 오른쪽은 차량이 하나 남아있고,
8량 쪽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 기억이 났었다. 이윽고 차가 들어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아무 생각 없이 왼쪽으로 돌아 의자에 사람들이 깨어있나 확인할 때였다. 띵띵띵띵... 열차가 역에 가까워 지는 소리가 들리고
처음들어보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 빡!착!.... "
그리고 이내 비명소리
" 어어어어!!! "
순간 머리 뒤쪽으로 무언가가 질척한 공기냄새가 났다.
돌아서있는 내 우측편으로 차량보다 빠르게 무언가가 날아가고 있었다.
옷자락이 펄럭거리는 사람의 형체...
반쪽만 날아가며 공중에 빨간 피를 뿌리며 돌고있는...
한참을 날아가 역의 중간을 못미치고 떨어져 버린 사람의 상반신 반쪽...
머리속이 하얗게 아무것도 생각을 못하게 되어버린 것도 잠시,
직원이 정신없이 뛰어내려와 내 이름을 부른다.
한두번 부른 것에 대답할 정도로 내 정신은 온전치 못했다.
" 정신차려!! "
직원이 내 가슴팍을 주먹으로 치며 이야기 한다.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되었지만, 내 다리는 말을 듣지 않았다.
" 아... 아아아아!! "
" 정신차리라고!! 손님들 못가게 막아!! "
" 아... 네... 어후.... "
한숨이 자동으로 나오고, 무서워서 눈물이 다 날것같은 지경인데도,
침착한 직원이 무서워 어쩔수 없이 시키는대로 했지,
경찰서에 투신 신고를 하고 CCTV를 확보하고... 이것저것 정신없이
사고경위서도 작성하고 있는데, 응급차가 왔지,
그제서야 몸이 진정이 되었어, 사고 당시 상황을 물어보는 경찰이
어째서 당신 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수상하게 움직이는 것은 못본 척 한거냐고 따지듯 물어봤어,
오른쪽에 사람이 벽에 손을 얹고 가방놓고 신발을 벗는데도 앉아만 있었냐고 물어봤어,
난 본적이 없다고 수차례 이야기를 해봐도 믿지를 않았지,
CCTV를 보여달라는 경찰의 말에 바로 보여주려고 했었지만, 직원이 막았어, 우선 사고 현장부터 치우고 정상운행하는 것이 먼저니
정리가 되고 나면 그때 보여주겠다고 했어, 경황이 없어서 테이프를 보여줄뻔했는데, 직원이 시키는대로 잠자코 있기로 했지
경찰은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했지,
응급차에서 들것이 오고 그 처참한 곳을 내려가 이것저것 줍기 시작했어, 어느정도 줍었을까. 하나 둘씩 올라오더라고...
그리고 이내 철수하자고 한사람이 외치자 그때 정리가 다 됐지, 열차는 다시 운행을 시작했고, 청소부 아주머니들은 긴장을 했는데,
자꾸 역무실내에서 커피만 홀짝 거렸었지,
" 아... 저걸 언제 다 치우나... 큰일이네... "
" 한번도 못봤지, 이런거... 난 2번째야... 이전 역에서도 그랬는데, 얼마나 떨리던지... "
" 아고... 막차 지나고 나서 불켜주면 안되요? 무서운데... "
청소 아주머니들의 걱정소리를 듣고는 멍해져서 담배한대를 피우러 가는데,
아까 직원이 나를 잡는거야.
" 야... 너 아까 뭐한거야... "
" 네? "
" 아까 뭐한거냐고... CCTV보니까 너 이상하던데. "
" 네? 제가요? "
" 그래, 덜미 잡힐까봐서 나중에 보여주겠다고 한거야. 이따가 막차가면 부역장님이랑 같이 보자. 너 이상했어... "
" 하... 제가요? 하... 네. "
막차가 오는 시간이 그리도 길게 느껴지는건 처음이였지, 내가 뭘 했지... 뭘했길래 저러지... 잘못했나... 나... 이제 구치소행인가?
어쩌지... 다행이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막차를 같이 기다려 주셨기 때문에
좀전에 사고난 곳이라고 해도 덜 무서웠어... 막차가 지나갔고, 다시 한번 그곳을 쳐다보니, 바닦에 뿌려진 피하고 공중에 떠도는
피 비린내가 참을 수 없게 만들더라고... 결국엔 막차가 지난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은 청소를 시작했고,
역무실로 올라와 셔터를 내리고 있는데, 그 직원이 다시 그러는거야.
" 너... 이거 문제가 될수도 있으니깐, 침착하게 보자... 겁먹지 말고... "
" 네... 근데 제가 뭘... "
" 보고 이야기 하자. "
역무실에 들어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나를 괴물보듯 쳐다보는 후임과 부역장의 얼굴을 뒤로 한체 난 모니터 앞에 앉았어
그리고 사고 시간을 확인하고 시간대로 돌려보는데...
그 CCTV에 찍힌 영상은 이래,
내가 의자에 앉아 있고 내 오른편으로 어떤 남자가 벽을 치고 머리를 쿵쿵찍고... 신발을 벗어 집어던지고 가방을 바닦에 몇차례 집어던져
그 와중에 나는 의자에 앉아있다가 그 남자를 쳐다보고는 경광봉으로 삿대질을 시작하는거야.
남자는 내 어깨를 툭툭치며 가방으로 때렸고, 그 가방을 빼앗아 바닦에 집어 던진후, 또 다시 경광봉으로 삿대질을 수어차례 했어,
이윽고 남자는 벽쪽으로 기대며 서있게 되고, 나는 막차가 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뒷걸음을 치며 경광봉으로 삿대질하며 무어라고 했어
그리고 뒤돌아서 의자에 취객이 있나 없나 살펴보는 내 입꼬리가 비열할 정도로 올라가 있었어.
확실히 비웃음을 짓고 있어... 이 남자는 가방을 집어던져 내 목부근을 맞췄고, 난 잠깐 멈칫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계속 걸어가고 있었어
그리고 이윽고 남자가 열차가 오는 순간 뛰어들었고, 열차에 부딧혀 반토막이 나서 날아가는 순간까지도
난 반대쪽으로 웃으며 걸어가고 있었어...
CCTV를 보고 난후 아무런 말을 못했지,
부역장에게 조심스럽게 조퇴를 요구했지만, 안된다고 했지, 경찰들에게 조사를 다 받으라고, 잘못한게 없고 일반적인 취객을
상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들이 와서 CCTV를 확인하고 취객이 던진 가방에 맞았고, 그게 기분이 나빠서 헛웃음을 친 것이라고 해명을 했고,
근무중에 그런 취객을 많이 상대해봐서 무시하는 편이 제일 안전했다고 이야기를 했지, 경찰도 수긍을 했고...
몸이 떨리는 와중에도 마저 근무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침번 근무를 서려고 하는데, 역을 내려갈수가 없었어,
그리고 역무실에 앉아 공곰히 생각을 해봐도, 난 그냥 의자에 앉아 있다가 막차소리를 듣고 그냥 왼편으로 돌아서 걸어간 기억외엔
아무것도 안나는거야.... 머리가 다 빠질정도로 쥐어짜며 무서운 시간이 지나고 2시간정도 휴식시간을 받았어,
일반적으로 매표기 뒷편에 어느정도 공간이 있는데, 그 공간에 소파가 놓아져 있어, 거기 누워서 잠깐씩 눈을 붙이곤하는데,
그날따라 불을 못끄겠는거야. 그리고 거긴 잘린 시체가 딱 떨어진 바로 위층이였고, 누워있으려니 너무 무섭고...
긴장이 풀려서 피곤이 몰려오더라고... 소파에 걸쳐앉아서 또 졸기 시작했지...
그러다가 갑자기 오싹해져서 깨었는데 불이 꺼져있고 문이 닫혀있었지,
말은 안나오고, 오른쪽 뒷편으로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거야.
위압감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것도 못하는 1분... 아니, 1시간도 더 지난 느낌이 드는거야...
후임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서 형이라고 부르는데... 그 형이라는 말도 못하게 되다가...
아주 작게 불러보니 되더라고...
" 형... "
" 예! "
" 아... 아니예요.. "
불이 켜져있었고 문도 열려있었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컴퓨터 앞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나 사진들을 보면서 밤을 샜고, 아침이 되어서야 퇴근을 할수가 있었어,
그런일이 있고 난 후엔 그 역에선 근무를 못하겠더라고... 공황장애가 생겼다는 이유로 난 역을 바꿔서 근무했고,
역을 바꾼 후 일주일이 안돼 그 반대쪽에서 사고가 난거야. 당시 내 후임이였던 사람이 근무할 때,
역시 그 후임도 역을 옮겼고 한달에 한번씩 공익들이 공문서 발송으로 모였을 때 후임형을 만났지,
그리곤 이야기 하는게
" 선배... 휴게실에서 뭐 본거 없었어요? "
" 네? 아뇨... "
" 진짜 본거 없어요? "
" 가위눌렸던거 같아요. 그냥 쪼금 근데 엄청 무서웠어요. 근데 왜요? 형도 가위 눌렸어요? "
" 예... 선배 가고 몇일 있다가 그 반대쪽에서 사고 있었거든요. 근데 제가 멀리 있어서 보지는 못했는데, 어쨋던 그이야기가 아니구요.
사고 처리 다 하고 휴게실에서 쉴때 머리맡에 누가 느껴지더라구요. "
" 소파 우측으로요... 그쵸... "
" 예, 그쪽으로 머리두고 잤는데, 중간에 깨보니, 두명이 서있는거 같더라구요. 선배있을때 사고난 사람하고, 저 있을때 사고난 사람하고
인상착의나 덩치가 비슷해요. "
" 형... 그 이야기 그만하죠... 빨리 소집해제하고 싶다... 진짜.. "
" 예... "
그 이후로 소집해제할때까지 그 후임형을 본적없었고, 다행이도 아무 탈 없이 지났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 가방으로 맞았던 오른쪽 목 부근이 뻐근하다. 지금은 11시 30분즈음,
ㄱ동으로 가는 열차가 들어오고 있고
목이 아파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못 돌리고 있는 내 상황에 조금은 안심이 든다...
구라야... 진짜로 봤으면 나 정신병원 갔어야 해...
근데 시체는 줍었어 이미 터지고 난 한참후에...
응급차 와도 시체 줍는건 공익이 한다.
한명은 장애가 있어서 비관자살이고, 그 다음주에 자살한 사람은 빚때문에 비관자살이고,
하선 7-4에서 뛴 건 맞고, 또... 그 다음에 죽은 사람은 상선 1-4에서 죽었어, 바로 맞은편.
둘다 죽는 자리에는 없었고, 죽고 난 후에 뛰어와서 봤지만, 간이 콩알만해서 제대로 못봤어.
근데 있잖아... 죽은 사람이 있던 자리 바로 건너편에서 또 뛰어내려 죽은건 조금 무섭지 않아?
자기가 있었던 일을 조금 수정하면 진짜 괴담 하나씩 다 나올 것같다는 생각을 당신의 글을 볼때마다 매번하곤 해
결론은 무섭다는거야
제 점수는요
적절하네!
댓글 적절했어~! 맞나... 뉴비라...
휴게실 쇼파옆 귀신은 그냥 없는 편이 더 여운이 남을것같네 암튼 잘봤어
응, 그건 진짜야. 그래서 역 옮긴것도 사실이구
적당히 느껴져야 참고 다닐수 있는데, 그게 안되더라구, 개농역에서 2003년도 12월즈음에 있었던 일이야.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4&aid=0000066668
이 사건이 두번째고 그 전에 하나 더 있었어, 뭐, 시간대는 글쓰다 보니, 11시로 바꿨는데, 공익은 오후 6시 30분 교대라서,
교대후에 몇시간 안되서 그런거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상상되지 않아?
아침 8시가 오려면 12시간이나 사람죽은 자리위에서 있어야 하는 그런거... 무서웠어 솔직히
뭐, 9년전 이야기고... CCTV같은 경우에는 그리 상세하게 나오지 않아. 표정따위가 보일리가 없거든,
어쨌던 픽션이야. 반은 논픽션이고 아... 픽션은 뭐라고 해야 하나? 구라지 그냥? 논픽션은 안구라 인가?
가위눌린것도구라?
가위도 구라... 그냥 누가 있는 느낌만 났음, 쳐다보면 아무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