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5학년쯤이였고, 12살이니, 20년쯤 전이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한 기억이 난다.
그때는 집이 조금 사는 편이여서, 말이 바른 말이지 IMF 터지기 전엔 다들 스키장이다 골프장이다 그랬잖아...
어쨌던, 집이 조금 살았어 스키장도 자주 다녔고... 그 스키장이 화근이였어,
어린 나이에 살만 디룩디룩쪄서 왕따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겠다고 싶을 외모였거든,
우리 어릴때는 왕따가 거의 없었어, 그냥 무시당하거나 그랬지 대놓고 욕을 먹거나 그러진 않았거든
어쨌던 자주 싸웠어, 툭하면 시비 거는 놈이 있어서 자주 싸웠는데 하도 날렵한 놈이라
내가 먼저 코피가 나곤 했었지, 그러고 집에 오면 엄마가 항상 속상해 하고,
그래서 내린 결론이 겨울방학때는 아버지 일 끝나고 나면 금토일은 무조건 스키장에서 스키만 타서 살좀 빼자고...
그래서 타기 시작했어. 약간 덕을 좀 보긴 했지만, 너무 힘들긴 했지, 그때 이야기야.
스키장을 2주쯤 다녔을때였나 몸도 너무 지치고, 오전에 도착해서 점심먹을때까지 못내려가는거야
그리고 점심 먹고도 저녁먹기 전까지 못내려가는거지, 죽어라고 스키만 타야 했지.
너무 힘들고 지치고 지겹고 뭐... 그냥 마냥 만사가 지겹다고 느껴지는 하루였어,
계속 엎어지기나 하고, 가만히 있다가 뒤에서 날라서 덮치는 아줌마들도 짜증나고,
하루 종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하다보니 몸이 녹초가 된거야. 금요일 저녁이였는데,
내가 정말 다 싫다고 집에 가서 쉬고 싶다고 했었나봐, 그 날 따라 집으로 가자고 하네,
집에 왔는데, 왜이리 포근했는지 옷도 벗지도 못하고 그냥 마루에 엎어져 있는데,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지더니 손가락이 안움직이는거야,
목소리도 안나오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데, 켜놓은 TV소리, 동생이 냉장고 여는 소리,
안방에 들어가서 부스럭대시는 아버지,어머니 소리, 더 잘들리게 되고,
오히려 동생이 냉장고에서 물꺼내서 컵에 따르는 소리는 바로 내 귀옆에서 들릴는 것처럼,
이전까진 가위가 무언지도 몰랐고, 친구들한테 들어본적도 없으니, 난생 처음 겪는거라,
그냥 이게 눈뜨고 잠든거구나... 하고 생각을 했나봐,
그리고 소리만 듣게 되는데...
이게 곤욕이더라고, 10여분 정도 되는거 같았어, TV에선 광고만 잔뜻 나오고,
(그땐 토요명화라고 그런거 있어, 영화 틀어주기 전에 광고만 20개 정도 나오곤 했지, 금요명화인가? 어쨌던... )
광고만 10개 넘은거 같으니, 미치겠더라고,
숨은 쉬기 점점 곤란해지고 숨을 쉬려고 가슴팍에 팔꿈치를 좀 대야 하는데, 손가락도 안 움직이고,
그 와중에 그냥 이러고 자면 엄마가 와서 부침개 뒤집듯 뒤집어 주시겠지... 그리고 베개도 주시고 이불도 덮어주시겠지,
그냥 난 눈만 감고 자면 되겠지 했어,
그리고 눈을 감으려고 하는데, 눈도 안감기는거야...
동생이 한쪽 구석에서 빤히 쳐다보면서도 그냥 배시시 웃기만 하고 깨울 생각을 안하는거야.
눈으로 수화를 할수도 없겠다. 입도 뻥긋 못하겠다. 동생놈이 구석에서 쳐다보고 웃고있는 와중이였어.
" 안녕히 주무세요... "
동생이 어머니 아버지한테 주무시라고 이야기 하는거 같은데, 왜 구석에서 쳐다보고 있는 내 동생은 입도 뻥긋 안하지?
왜, 내가 바닦에 있고, 내 동생이 위에 날 밟고 올라서서 있는 위치에서 소리가 날까... 겁이 나긴 하는데,
겁이 난다고 생각하기 싫어서 스스로 변명을 하기 시작했어,
아까 냉장고에서 물따르는 소리도 그렇게 크게 들렸는데, 동생이 말하는 소리가 가깝게 들리는 거야...
너무 피곤하면 귀가 밝아질수도 있는거야. 그냥 피곤한거야. 생각하면서도 손가락을 움직이려고 하고
소리를 내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지, 그러던 와중에 TV는 치치치치치... 만 내고 있고, 그것도 이해하려고
아... 채널을 잘못 돌렸구나, 아... 동생이 다른 채널을 보려고 하는 거구나. 그러다가 부모님께 저녁인사를 드리려고
잠깐 딴데 고개를 돌린거구나... 그리고 또 다시
" 아...하... 피곤하겠네... "
내 뒷통수에 대고 소근대는 소리가 들렸는데, 여자 목소리와 같았어. 그래도 무시하고... 방송에서 여자 목소리가 난다. 그런거다.
그러면서 한참을 버티고 있던 와중에 도저히 변명할수 없는 상황이 오더라고, 이건 그냥 비명을 질러야 하는 상황이라는 결론이 나올 상황
집 현관에서 마루로 엎어지는 바람에 고개를 안방 문쪽으로 돌리고 엎어져 있는 상황이였어. 주방 쪽과 안방의 구석이 보이는...
그림으로 말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이해하고.
어쨌던 엎어져 있는 내 시점에는 안방문이 열리는 것이 보였어.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
" 안...녕히... 주무...세요... "
그래... 인사는 드려야 한거였어... 근데... 내 목소리... 내 목소리가 안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있으며, 내는 소리였어...
내 목소리가 이렇게 저음에 무서웠었던가... 내가 지금 입에서 내는 소리인데, 인식을 못하는 건가 하는 찰라였고.
무섭지 않게 스스로 그렇게 결정하고 있던 와중
열린 문사이로 사람이 얼굴이 서서히 나오고 있었어...
조금씩조금씩 앞머리칼 이마 코 눈..... 나였어...
나였어 분명히... 내 얼굴이 거기서 얼굴만 나오고 있었어, 문이 열려있는 틈을 통해서 약간은 어두운 마루를 향해서
얼굴만 빼곰이 그것도 서서히 나오고 있었어.
그리곤 이내 고개는 돌아가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
거울보다가 갑자기 무섭다는 느낌을 들어본적 있나?
그런 느낌, 내 얼굴인데 내 얼굴 같지 않은...
그리곤 이내 입꼬리가 올라가... 윗 어금니가 보일만큼 벌어지는거야... 그리곤 씨익 소리가 날 만큼 웃는 표정을 짓는데,
엄청 무서워졌어. 이미 변명을 할수 있는 정신도 아니였고, 공포로 약간 맛이 가 있는 상태, 그 상태에선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는거지... 그리곤 그 상황이 10여초됐을 때, 구석의 동생이 일어나서 이쪽으로 다가오는데,
이 동생의 표정도 무서울 만큼 입이 벌어져 있는거야... 아... 이건 죽는거다. 이건 죽는거다....
죄송합니다. 엄마, 아버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엄마...
엄마... 엄마...
그러다가 나온 말이
" 엄마... "
그 순간 마루의 불들이 들어오고 안방의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어깨가 들썩여지고, 손바닥으로 바닦을 집고 바로 일어났어,
내 평생에 그렇게 화들짝 일어난건 처음일꺼야... (훈련소가서 코콜고 자다가 베개맞고 일어날때 빼고...)
안방에서 들리는 따뜻한 목소리 엄마였지...
" 응~ 아들~ "
하아... 한숨이 자동으로 쉬어지더만... 그리고 너무 무서워서 이야기를 못했지.
" 아니예여... "
그리고 우유한잔 마시고 잤어...
잠안 올땐 우유가 좋더만... 따뜻하게 댑혀서...
어쨌던, 이게 다고... 잠이 바로 안와서 아버지한테 재미있는 이야기 좀 해달라고 했지,
예전에 어떤 마을에 무식한 아줌마가 있었는데, 그 아줌마는 과부였데,
과부라서 다른 집은 남편이 냇가에서 송사리도 잡아다 주고, 매운탕도 해먹고 그러니 그게 샘이 났었데,
하루는 대낮에 금술 좋게 고기 잡는 부부가 있었는데, 빨래하러 갔다가 그게 아니꼬아서
자그마한 돌맹이를 하나 던진거야... 그랬더니 그쪽 부부가...
" 물고기 잡으려고 했으면 더 큰돌을 던져야 할겁니다. " 라고 말하면서 비웃었데,
너무 화가나서 자기 몸뚱이 만한 돌을 집어서 머리위로 번쩍들고
" 이정도면 사람도 잡겠지요? "
라고 집어던지려서 성큼성큼 고기잡는 부부쪽으로 오더래,
그러다가 갑자기 계속 바닦에 이끼를 밟고는 돌을 놓쳐서 기절했데.
그거 듣고는 미친듯이 웃다가 잠들었는데, (이런 슬랩스틱 코미디 너무 좋아하거든)
꿈에 나와서 나한테 돌던져... 썅...
ㅋㅋㅋㅋㅋ [핡]
네 다음 꿈나무 소설가~
안무서웠어? 집에 화장실에서 거울볼때마다 무서울꺼야. 난 쓰고도 무섭던데... 아냐? 다들? 하여간 강심장들이야...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지막이 너무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