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일이 조금 일찍 끝났어...
그래서 집에 도착하니 오후 5시쯤 되더라고, 일찍 마시고 일찍 뻗어서 자고 나니, 새벽 2시 30분,
요새 너무 게을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옷입고 밖으로 나왔지
그리고 무작정 걸었어, 집이 강동역이니, 강동에서 천호역으로 가서 광진교를 건너서 한강둔치로 내려가는 길 아는 사람이 있나?
거기가 혼자 다니긴 약간 오싹하거든...
어쨌던, 내려가려고 하는 도중에 사람이 하나 터덜터덜 걸어오는거야...
이야... 이 사람 조금이라도 무섭게 생겼으면 나중에 공이 갤에 소스로 뽑아먹어야 야지 하고 신나서 쳐다보는데,
완전 무섭게 생긴거... '비트'라는 영화 봤나? 거기 유오성이 술집에서 조명때문에 눈이 음푹패인 형태로 나오는데,
이 사람은 완전 해골처럼 눈이 안보여... 가로등 바로 밑이라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엄청 파여 있어... 눈동자가 구별이 안갔으니...
어쨌던, 쫄면 지는거니깐, 그냥 무시하고 걸어서 내려가려는데, 등뒤가 오싹해서 뒤 돌아 보니,
이놈이 터덜터덜 내려오고 있는거야... 아... 망했다...
묻지마 칼부림일수도 있겠구나 싶었어... 듣고 있던 노래가 더 무서워 질때였어... 이어폰을 빼서 둘둘 말아 가방에 넣고
담배를 하나 물었어... 그리고 불을 붙이는 척 하면서 뒤를 돌아봤지... 바람땜에 등돌렸다는 식으로
이 놈이 멈춰서서 지긋이 땅만 쳐다 보고 있는거야...
그냥 술처먹은 노인내구나... 싶었어... 그리고 다시 뒤돌아 한강을 왼쪽에 끼고 걷는 곳으로 갔지...
10월은 해가 늦게 뜨더라고... 깜깜하더라고...
그리고 지나가다 보니, 바로 우측에 굴다리같은게 하나 있는데, 그런 놈이 하나 더 있는거야...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움직임 없이... 검정 패딩을 입고 있는 노친네였어... 이 놈도 마찬가지겠구나... 무시하고 걷기 시작했지...
조금 더 가면 운동하는데가 있으니, 거기 아줌마들도 있고 할테니... 그때까지만 조금만 참자 싶었어...
그 와중에 담배는 한번 제대로 펴보지 않았는데, 끝에 다 온거야...
" 에이... " 하고 땅에 버리는 순간 땅에 버리려는데,
고가 위로 차가 지나가면서 그림자가 겹치는 순간 내 2개의 그림자 외에 한개의 그림자가 더 비치는거야..... 그것도 한손을 들고 있는 형태로
너무 겁이 나서 쪼그려서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고...
오늘은 운동하는게 운동하는게 아니다... 이거 완전 생존게임이다 싶어서 아주 빠른 걸음으로, 약간 경보 비슷하게 걷기 시작했지,
한시간쯤 걸었을까... 다리도 2~3개 지난거 같고... 뚝섬유원지쪽으로 가려면 아직 절반은 남았을텐데... 그리고 뒤를 돌아보는데,
검은 바지에 검은 패딩에 검은 가방을 매고 검은 모자를 쓰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쌔까만 놈이 어느샌가 내 뒤에서 걷고 있는거야...
놀라면 사람이 아무것도 못하는거 아나? 그냥 뒤돌아 보고 멈췄어... 그 놈이 지나갈때까지 멈추려고...
숨을 고르는척하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서 불을 붙이고... 핸드폰을 꺼내서 이어폰을 연결을 하고... 음악을 고르는 척을 하고...
담배를 다 필때까지도 이놈은 좀처럼 내 앞을 지나가질 않는거야... 뒤로 걸어가자... 연기를 하자... 그래서
" 아씨바... 어따 떨궜지... "
하면서 그놈 옆으로 지나치기 위해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데... 이놈이 멈칫하는 거지...
그리고 멈춰있는 그 놈 옆을 지나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갔어... 그리곤 땅에서 뭔가를 줍는 척 하고
" 아... 여기 있네... "
하고 그놈을 쳐다보려니 눈앞에서 사라졌어...
주변에 숨을 만한 곳이라곤 왼쪽에 한강 옆 수풀이 있었는데, 거기에 뛰어들었다면, 엄첨 재빠른거고... 말도 안될 정도의 속도지
그렇다고 그 수풀을 뒤져서라도 찾을만큼 강심장도 아니고... 이제... 도망가자... 이때다... 가자...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어... 호주머니에서 뭔가가 떨어졌는데도 신경안쓰고 말 뛰기 시작했지... 한 10분정도는 뛰었나...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뚝섬근처니깐, 거기에는 운동하는사람들이 좀 있거든, 아... 이제 다행이다... 하고 뒤돌아 보니, 아무도 없었고, 자전거를 탄사람이 열심히
패달밟아가면서 오고 있더라고... 아... 자전거 사야 겠다 나도... 그리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자전거 탄 사람 표정이
바싹 긴장해서 굳어있더라고... 패달을 밟고는 있는데, 기어가 없는거라서 미친듯이 밟고 있는 거였더라고....
못볼것이라도 본것인지... 이 인간 반실성한듯이 패달을 밟더니 내앞을 쌩하고 지나가... 한참을 가서 광장 가운데쯤 되니 자전거에서
던져지듯이 벤치에 앉더라고...
아... 물어보고 싶었는데, 괜시리 생각이 날까봐... 지나가면서도 못물어 봤는데,
완전 미친사람처럼 숨을 헐떡이면서 벤치에서 있더라고...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서 뚝섬유원지역까지 걸어오니, 새벽 4시 30분, 평소보다 30분 일찍 왔더라고...
다시 군자역까지 걸어가니 5시... 첫차는 아직 30분이나 남았으니...
조금더 걷자고 해서 장한평역에서 첫차를 타고 출근을 했지, 그리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출근하는데, 교대하면서 야간형님이 말하는데 소름이 쫙 끼치더라고...
야간 형님이 조금 늦게 출근을 하셔서 교대를 하시고 나니, 약속이 있어 술도 반주로 한잔 했겠다. 뉘였뉘였 청소를 하려고 하다 보니
손님이 3명밖에 없다라는거야. 그 중에 2명이 나가고 나니, 이제 1명... 좀 치워 놓고 마저 청소해야 겠다 싶어서 자리를 치우고 있는데,
검은 바지에 검은 잠바에 검은 가방을 맨놈이 기척도 없이 들어와서 구석으로 가는 뒷모습을 봤더래... 별 이상한 놈이 다 있다고
기척도 없이 들어오는 놈도 다 있다고 생각만 했더래, 그리고 구석으로 가면 카운터에서는 안보이거든,
그래서 카운터로 돌아와서 이놈 컴퓨터 안켜고 자리에 앉아서 자고 그러면 한소리 해야 겠다 싶어서 카운터에서 기다렸데,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이놈이 컴퓨터를 안키더래... 한소리 해야 겠다고 잠자러 왔더라고 컴퓨터 켜고 자라고 한소리 해야 겠다 싶어서
안보이는 구석쪽으로 가는데, 등골이 오싹 하더라는거야... 그리곤 차마 그 자리를 보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들더래..
그래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서서히 확인을 했는데, 아무도 없더래... 순간 벙쪄서 아무 생각도 못하고 다른 손님 붙잡고 이야기를 했더래
이쪽 바로 앞으로 사람지나가지 않았냐고... 그랬더니 그 손님도 아무도 안지나갔다고... 그리곤 한시간이 넘도록
카운터에 앉아서 아무 생각도 못하고 영화만 봤데...
그 이야기를 하는데, 몇일전에 봤던 그 검은 놈 생각이 확 나는거야...
정말 등골 오싹한 오전을 맛봤다...
우스겟 소리로 요즘 저승사자는... 사복입고 다닌다... 검은 가방 안에 명부 있다고... 다음에 보면 가방은 자리의자 뒤어 걸어야 한다고 말해주라고
라면 셀프라고... 꼭 이야기 하자고 웃고 넘어갔는데... 아직까지도 오싹해...
근데 광진교에서 뚝섬유원지 방면에 사람죽은 소식 있었냐? 요 이틀전에?
재발 없기를 바란다... 혹에 하나 살인범이 공이갤러면 나 어쩌나... 죽는거냐...
귀신보다 사람이 더무서음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