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오랜만이다. 요새 뭐하고 지냈냐? 연락도 없고."

이 녀석은 내 오랜 친구 영호다. 같은 마을에 살아서 가장 자주 만나는 친구고, 가장 친한 친구이다.
그런데 요새는 내가 소연이를 만나느라 이 녀석을 볼 시간이 없어 연락을 안했더니,
다짜고짜 술을 마시자며 날짜와 장소를 통보해버렸다.
하는 수 없이 먹기 싫은 술을 억지로 들이키는 중이다.


"그냥 좀 일이 있어서.. 너는 잘 지냈어?"


"나야 잘 지냈지. 그냥 좀 일이 있긴 뭐가 있어 임마. 자식.. 너 혹시 연애라도 하는거 아니야? 큭큭."

순간 가슴이 뜨끔 하다.


"사실.. 요새 좋아하는 애가 생겨서.. 잘 되고 있는 중이다."


"에? 정말이었어? 니가 좋아하는 애가 생겼다니.. 그것도 참 별일이다. 누군데?"


말할까 말까 살짝 고민했지만, 이 녀석은 결국에는 알아낼 놈이라는 생각에 말해버렸다.


"이번에 우리 마을에 새로 이사 온.. 소연이라는 애."


"걔는 안돼!!"


영호가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깜짝 놀래버렸다. 그러나 영수는 나보다도 놀란것 같았다.


"왜? 걔 예쁘고 성격도 좋고 딱 내 취향.."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너 몰라? 걔가 여기로 이사 온 이유.."


영호가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내 말을 잘라버렸다. 나도 조금 화가 나 빈정거리며 말했다.


"몰라. 그럼 뭐가 문젠데."


"걔 살인자였데.. 원래 살던 곳에서 사람 죽여서 여기로 도피한 거야.."


.......이..이녀석이..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거지..


"무슨 싸이코 패스라고 하던데.. 재미로 사람 죽이는 그런거 있잖아. 더 중요한건..

지금 이 마을에서도 살인을 계속 저지르고 있다는 거야."


..미친새끼.


"닥쳐!!"


영호에게 소리질렀다. 그럴 리가 없다.. 소연이가.. 그럴 리가..


"잘 되고 있는 중인데 너무 직접적으로 말해서 미안하다.. 그렇지만 사실이야."


"사실은 무슨 사실.. 너도 들은 거잖아.. 어디서 이상한 소문 듣고 와서 아무렇게나 씨부리지 마."


"응, 물론 소문이야. 그치만.."


"그치만 뭐?"


"......나도 그건 봤어.. 밤에.. 피가 흠뻑 적셔진 모습으로 집에 돌아가고 있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