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는 죽었어. 니 말대로 목 매달아서....
그 때가 바로 내가 이 부대에 배치 받은 지 두 달이 다 되어갔을 때지.
나는 미 친 여자의 단순한 자살로 알고 있었는데 부대원들의 표정을 보니 그런 것 같지가 않았어.
모두들 함구하고 있었지만 난 직감적으로 뭔가 큰 일이 뒤에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었지.
그 때 나를 무지하게 아끼던 말년 병장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제대하기 전 날 이 얘기를 해준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시 이등병이었을 텐데 왜 얘기를 해 준 겁니까©"
"그게 말야.... 그 여자가 죽은 뒤로 위병소에서 근무자들이 그 여자를 봤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거든."
"귀신 말입니까©"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르지만 하여튼 몇몇 야간 근무자들이 그 집 딸내미를 텅 빈 집 근처에서 봤다는 거야."
나는 조용히 침을 한 번 삼켰다.
"근데...어우 신발.....죽을 때 모습 그대로 미류나무 사이에서 흔들리더라는거야."
나는 등골이 싸늘하게 얼어붙는 듯 하였다.
"한 번은 그것을 목격한 근무자가 위병소 써치라이트를 켠거야. 그런데 그 때는 보이지 않더래."
나는 지금 김병장에게 꼭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지..지금도 나타납니까©"
그러자 김병장은 모든 얘기가 끝난 것처럼 나로부터 얼굴을 멀리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니가 이 부대 배치받은 뒤로 한 번도 없었어. 너도 그런 얘기 들어본 것 없잖아."
"네. 그렇긴 합니다."
나는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다.
그 해 장마가 시작되면서 우리의 근무는 공포의 시간이 되었다.
우리 부대는 규정상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근무자 중 한 명은 초소밖으로 나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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