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수로 정ㅇㅇ일병과, 사수로 최ㅇㅇ상병이 밤 11시 근무를 나갔을 때 얘기다.
간간히 어둠속에서 비가 흩날리는 밤이었다.
우의를 뒤집어 쓰고 20여분 정도 근무를 서고 있던 일병이 초소 안의 상병에게 다가와 속삭이는 말로 얘기를 건넸다.
"최상병님. 무슨 소리 안들리십니까©"
그 때 갑자기 사수인 최상병도 일병을 향해 말했다.
"이런 신발....나만 들리는게 아니었군."
최상병도 정체모를 그 소리를 계속 주목하고 있었던 거였다.
알 수 없는 여자의 소리.......
흐느끼고....간간히 웃기도 하고....뭐라고 그들에게 묻는 것 같기도 하고..........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그들은 뭔가에 홀린 듯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 알 수없는 정체의
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초소밖을 응시하고 있던 최상병이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하였다.
"전방 50미터......전방 50미터......전방 50미터......"
"왜 그러십니까 최상병님"
"야 신발놈아...저거 안보여©전방 50미터....."
최상병은 소총을 움켜쥐고 초소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실탄을 장전하는 것이다.
따라나온 정일병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전방 50미터 쯤에 어둠속에 서 있는 사람 형상.....이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사람 형상이 보이다니......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우리부대는 최전방 부대이다. gp나 gop부대는 아니지만 평소에 근무를 설 때 공포탄없는 실탄 근무를 선다.
게다가 장전은 하지 않지만 탄창을 삽탄(탄창을 총에 끼워 넣는것) 상태로 한 후 근무를 서게 되어 있다.
그런데 최상병이 철커덕 소리를 내며 장전을 하는 것이다.
뭔가 큰 일이 터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그들을 감쌌다.
최상병은 겁에 질린 게 확실했다.
50미터 전방에 있는 사람에게 수하를 하다니.....
얼떨결에 똑같이 목표를 조준하고 있는 정일병도 마찬가지였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벽돌..."
최상병은 암구호를 외쳤다.
응답없는 사람의 형상....
"벽돌!!!"
정일병은 그 사람의 형상이 오히려 걱정이 되었다.
지금 이대로 있다간 최상병이 방아쇠를 당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방 부대라고 하지만 철책 근무를 서지 않는 한 저항하지 않는 미확인 물체에 대해 방아쇠를
당기진 않기 때문이다.
최상병의 마지막 암구호가 울려퍼졌다.
"벽돌!!!!!!!!!!!"
"안 됩니다!!!!!!!!! 최상병님!!!!!!!!!!"
정일병은 급하게 최상병 소총의 방열판을 움켜쥐었다.
"너 뭐야 새꺄!!!!!!!!!"
정신 나간 사람처럼 휘둥그레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는 최상병의 얼굴이 정일병에겐
더한 공포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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