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깨운 건 중대장의 외침이 들렸다.

"야..밑에 있는 부대원들 전원 소집시켜!!!!!!!!"

우리는 근무자를 제외한 한 명의 열외도 없이 총과 손전등을 준비하고 표적지 주변으로 모였다.

"잘 들어라. 오늘 그 년이 누구인지 잡는다.

1소대는 사격장 왼쪽, 2소대는 사격장 오른쪽 외곽으로 돌아라.

3소대는 정면 쪽문을 통해 나가서 숲속을 뒤진다.

그리고 4소대는 나와 함께 위병소 뒤쪽의 샛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숲속을 살핀다.

그리고 탄창 분리해라. 절대로 총을 쏴서는 안된다. 싸우더라도 총을 쏴서는 안된다.

소대장은 내려가서 위병소 포함 부대 내의 모든 근무자들에게 불을 밝히라고 해라.

모두 산 정상까지 올라가면, 수색을 종료한다."

이렇게 해서 1시간 동안 우리의 야밤 순찰은 시작되었다.

2소대에 속한 나는 사격장 오른쪽 외곽으로 진입하여 목책과 방호벽 외곽 주변을 샅샅히 수색하기 시작하였다.

며칠 동안 비가 거의 안왔음에도 아직도 산속의 흙은 걷기 불편할 정도로 질퍽거렸다.

게다가 나무 사이 사이에 있는 무성한 덤불과 잡목은 우리의 전진을 더욱 더디게 만들었다.

부대원들이 같이 있음에도 수색작업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우거진 덤불 속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손으로 하나씩 열어제낄 때마다 누군가가

바로 코 앞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이 산에 올라가 본 적이 없다.

우리 부대는 가을에 이 산에서 싸리나무 채취작업을 한다고 했는데.

길을 잘 모르는 졸병들이 길을 잃을까봐 고참들은 수시로 2미터 이상 서로 떨어지지 말 것을 계속 강조했다.

30여 분이 지나자 숨이 턱까지 차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헉헉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산속에서 부대쪽을 내려다 보니 부대 전체가 하얗게 밝혀져 있는 것이 보였다.

나 뿐만 아니라 거의 부대원들의 생각은 같을 것이다. 이 여자는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의 예상은 맞았다.

수색 시작 1시간 뒤 쯤에 우리는 모두 아무런 소득없이 산 정상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그 날 야간사격은 그렇게 끝났다.

밤 12시가 넘도록 행정반에서 중대장과 소대장, 그리고 말년 병장들이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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