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때는 전역하기 한 일주일 남았을때였나... 말년휴가를 일찍 쓸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지.

휴가가서 신나게 놀다가 복귀할때가 되니깐 어떻게 일주일을 버티나 싶더라고...

그날도 그냥 멍하니 생활관에 누워있다가 잠자고 있는데, 바로 맞후임 녀석이 오더니, 나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하는거야. 참고로 그놈은 인사계원이지... 근무도 짜고 휴가도 보내는넘이야.


"아 박병장님(필자), 오늘 행보관님 근무라서 근무빼드릴라고 했는데 안될거같습니다."


-뭐©©아... 이런 -_- 야 그럼 몇시 나가야되는데©©


"... 마침 휴가자도 많아서 한 두타임 뛰셔야겠는데 말입니다."


-아... 꼬이네 -_- 몇시©©


"음... 보자... 15시 탄약고랑... 01시30분 탄약고 나가셔야겠습니다."


-야 뭐 그렇게 짜냐-_-©©죽을래©©


"하하하 어쩌겠습니까©©행보관님이 그렇게 하라는데 말입니다."


어휴... 저 능글맞은놈... 그냥 대충 웃으면서 넘기는데는 도가튼넘이다... 그래서 별수없이 근무는 나가야겠고,


밤에 잠자다 불침번이 깨우는 통에 부스스 하며 일어났다...


"박병장님 근무십니다. 일어나십시오."

-어...


마침 또 사람도 없는통에 한밤중... 한참 짬먹은놈들은 귀찮다고 주간에 근무나가버려서... 할일없는 말년인 내가


근무에 나가게 된 것이다... 부사수는 전입온지 이제 이주일 지난 녀석... 신참에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라...


이것저것 가르쳐야 했기에 나는 조금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다. 여러가지 과정을 거치고 탄약과 총을 받고...


무전기를 들고 근무지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도착한 탄약고 초소. 여기는 산 바로 뒤에 있는데다가 막사랑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꽤나 음산한 분위기를 낮에도


풍기는 곳이다.


-아그야 머 재밌는 얘기좀 해바라.


"아.. 제가 아는 얘기가 별로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어휴...-_- 너 어떻게 군생활 할라그러냐... 그러면 난 잘테니까 당직사관이나 순찰자 오면 깨워라©©


"예."


간단한 대화를 끝으로 나는 취침모드에 들어갔고, 초소내부에 방탄헬멧을 깔고 잠에 들었다..


세상모르고 자고있을 무렵.


-흔들흔들.


"박병장님. 박병장님."


-어...


"일어나보십시오, 밑에 사람이 떼로 올라옵니다 ㅠㅠ"


-뭐©©


황급히 일어나 방탄헬멧과 총을 챙기고 나서 앞을 보니, 과연 사람들이 한 12명 정도가 올라오는게 아닌가©©


뭐됬다 싶어서 황급히 수하를 댔다.


-정지!! 손들어!! 누구냐©©©


"아.. 수색중대 3소대장이야."


-백골!! 어쩐일이십니까©©


"아아~ 연대 뒷산에 매복훈련이 있어서 나가는 중인데... 길좀 열어줄수 있겠나©©©


마침 여기 탄약고는 산 뒤로 통하는 문도 같이 통제하는 초소여서... 그런 일을 할때가 가끔-3달에 한번©- 있긴 했다.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십시오!!


대답한 후에 부사수놈을 데리고 가려니 이놈은 처음겪는 상황이라 바짝 얼어있는지 제자리에서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어휴 답답한 시키...'


초소계단을 내려가, 후문을 열고 소대장을 배웅한 뒤에 초소로 올라왔다... 상당히 가파른 계단이라 오르는데 약간


숨이 찼던데다, 혼자 내려가서 이짬밥에 문을 여는 상황이 탐탁치 않았던 난 그놈을 갈굴려고 말문을 열었다.


-야임마 넌 내가 내려가는데 가만히 서서 뭐하냐©©미친거 아냐©©©


"..."


묵묵 부답이었다. 이놈이 실성했나... 맛이 갔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일단 지휘통제실에 보고를 해야겠다 싶어


인터폰을 잡았다.


-띠리리리리....


"통신보안 ... 당직사령입니다."


-아아 탄약고 근무자 병장 ㅇㅇㅇ 입니다. 지금 수색중대에서 매복훈련 한다고 연대 뒷문으로 나가서 산쪽으로 올라갔습니다.


"뭐©©©©다시한번 말해봐 이새꺄!!"


-(뭐야;다짜고짜;) 수색중대에서 매복훈련 한다고 연대 뒷문으로 나가서 산쪽으로 올라갔다고 말입니다.


"야임마 미친거 아니야©©지금 그딴거 보고된적없단말이야!! 당장쫒아가서 잡아와 이새끼들아!!!"


안그래도 말년에 근무나와서 짜증나있던참에, 그런 욕질까지 다짜고짜 듣자 짜증이 났던 저는, 부사수를 데리고 가려고


채비를 했다...


-아그야 가자... 짜증나게 말년에 꼬이네.. 총 챙기고 야투경 챙겨라.


"..."


그때까지 얼어있던놈을 보니 저놈은 아직까지 얼어있는게 아닌가©©©갑자기 짜증이 확 치밀어...


- 아 그래 이놈아 나혼자 갈테니 넌 여기서 쳐앉아있어!!


확 쏘아붙인뒤에 나가려는데 이놈이 갑자기 손목을 콱 움켜쥐는게 아닌가!!! 순간 깜짝 놀랬지만 이놈이 미쳤나 싶어,


-야 미쳤나©©뭐해-_-©©나가야될거 아니야©©


"바... 박병장님..."


-왜 이새끼야©©


"저기... 그... 인터폰 말입니다..."


-인터폰이 뭐©©


"그거 저 지난주에 근무 나가기 전부터 고장나서... 먹통 되있던겁니다... 지금 될리가 없는데...;"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놈이 나가기 무서워서 뺑끼치나 싶어... 인터폰 수화기를 확 들었다.


-.......


아무런 응답이 없는 인터폰.... 난 믿겨지지 않아 지통실로 무전을 날려보고... 몇번이나 재확인한 뒤에야...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뭐©©인터폰©©그거 고장난지가 언젠데 헛소리야©©박병장 이놈 근무서기 싫어서 별 헛소리를 다하네..."


-그럴리가...


"야 그거 고장났잖아 임마;너 휴가가기 전에... 수색중대는 또 뭔소리야©©"


-아....


"GP 들어간지 한달이 넘었는데 무슨 개소리야 임마... 근무나 서."


순간 뒤통수를 맞은듯한 황당함... 막내와 나는 근무가 끝날때까지 총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벌벌 떨면서


근무를 서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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