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신보다 내가 살길 원하셨나봐
아빠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내가 지금 숨쉬는것을 보면말이야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빤 매일같이 술만 먹었어 아직 갓난아기인 날 방치해 둔채
그런아빠가 정신을 차리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새엄마를 데리고 온거였어
새엄마는 이상하긴했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았어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 하지만 자신이 나를 돌보는건 귀찮았나봐
그래도 다행히 베이비시터를 불러주긴 했어
새엄마는 밤마다 거울을 끌어안고 혼잣말을 했어
가끔 밤에 새엄마방을 지나갈때면 소름이 끼치곤 했지만 아빤 대수롭게 생각했어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였나 6학년이였나
아빠가 평소엔 신경도 안쓰던 나에게 관심을 주기 시작했었어
새엄마가 아이를 갖지 못했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자라면서 엄마를 닮아 간 영향도 없지 않아 있는듯해
뭐 암튼 이때부터 새엄마와 아빠는 사이가 멀어졌고
이때부터 내 인생도 끔찍하게 꼬여버렸지
아빤 새엄마와 관계가 악화 될 수록 나에게 더 집착을 했어
아직 어린 나에게 화장을 시키고 구두를 신게하고 엄마가 입었을 법한 옷들을 입히거나
이거 제법 스트레스 받는 일이야
화장은 할때 괜찮은데 하고 나면 피부가 얼마나 따끔거리는지
구두신어서 발에 물집도 잡히고 옷도 입었다 벗었다 하도 해서 피부가 쓰라렸다니깐
하지만 뭐 참을만했어
그런날에는 아빠가 피자나 치킨도 시켜주고 갖고 싶은건 다 사줬거든
그러다 일이 터져버린거지
자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볼을 쓰다듬더라구
눈을 뜨니 새엄마랑 싸우고 술을 진탕 먹었는지 눈이 풀려있는 아빠였어
그 다음 상황이 짐작이 되 ?
아빤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나를 덮쳤어
내 옷을 찢고 내 입술을 탐하고 내 몸을 주무렷어
사실 잘 기억이 안나
살이 찢겨나가는 고통에 정신도 없었고 너무 아파 계속 울기만 했었으니
기절하듯 잠든 내가 깼을땐 다음날 오후였어
그리고 날 기다린건 경멸어린 얼굴의 새엄마와 탐욕스런 눈빛으로 날 훑어보는 아빠였지
상상을 해봐
이제부터 펼쳐질 지옥같은 내 삶을
나는 외부와 차단된 채 감금 아닌 감금을 당하고 낮에는 새엄마의 고문에 비할바없는 구박
밤에는 일 끝나고 돌아온 아빠의 욕구를 채워주는 엄마 닮은 인형
그년은 머리가 좋았어 아차 미안 미안
나도 모르게 흥분했네
새엄마는 머리가 좋았어 내 얼굴 , 내 몸에 상처 안내려고 애썼어
잘못 상처라도 나면 그날은 아빠가 새엄마를 가만안뒀거든
덕분에 나는 몸에 상처는 안나되 별에 별 고문을 당했지
물고문이라던가 밥을 굶긴다던가 머리채가 묶여 천장에 매달린다던가 등등
그래도 뭐 새엄마가 작정한 날이거나 아빠가 출장가는 날이면
비오는 날 먼지나듯. 복날에 개잡듯이 두드려 맞곤 했었어
내가 집을 나온 날도 아빤 출장중이였지
죽도록 맞았어 너무 맞아서 한쪽눈은 부은 살에 가려 앞이 안 보일 정도였으니
내방에 쓰러져 눕고 때가 되길 기다렸어
새엄마는 새벽 2시까지 거울을 붙잡고 괴기스럽게 혼잣말을 해
대충 난 이뻐 난 이뻐 딸년보다 이뻐 뭐 이런 말이였던 것같애
그리고 두시가 되었다는 알람이 울리면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거든
2시가 되지마자 나는 그동안 모았던 돈과 옷가지 몇개를 챙기고 나왔어
돈? 아 돈은 틈틈히 모았거든
아빠가 기분이 좋거나 아니면 내가 말을 잘들음에 만족했거나 할때
만원 오만원 십만원씩
그때가 22살이었으니 근 10년간 모은 돈이 제법 됐어
지금 생각난건데 난 그동안 왜 그렇게 바보 같이 참고 살았나 몰라 진작에 도망나올걸
여튼 난 집을 나와 서울로 향했어
서울은 넓고 사람도 많고 인간같지도 않은 부모가 나를 찾아올 리 만무하다 생각했으니깐
서울에서 월세방을 얻고 일을 했지
낮에는 백화점에서 일하고 밤에는 바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카페에서 일했어
그냥 달리 뭘해야되는지 몰랐거든
그리고 서울에 와서 확실하게 알게 된게 있는데 그건 우리 엄마가 정말 이뻤다는거야
남자들의 대쉬가 끊이질 않았거든
그러다 바에서 알게 된 남자가 있는데 그게 지금 내 남편이야
그이는 젊은 사업가였어 하지만 그때 사업이 잘 안되는 상황이였지
그이와 나는 첫눈에 반했고 진지하게 만남을 가졌어
지금까지 모아둔 돈을 그이 사업에 보탰고 결국 대박을 터뜨렸지
우린 행복하게 결혼식을 올렸어 지금도 황홀한 결혼생활을 즐기고 있고말이야
그런데 문제가 생겼지
어떻게 알고 돈냄새를 맡은 짐승같은 것들이 내 앞에 다시 나타난거야
아빠라는 놈은 잊을 수 없는 그 끔찍한 눈빛을 하고
새엄마라는 년은 그때보다 더 표독스런 얼굴을 하고 말이야
그리곤 내게서 돈을 뜯어내기 위한 협박을 했지
용케도 이혼도 안했더라구
아아 나는 너무 무서웠어 이 행복이 깨질 것만 같았거든
하지만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이 두마리가 이 세상에 사라진다면 내 행복은 지켜지잖아 ?
그리고 사실 말은 바로 해야지
이 인간들은 인간이길 포기한 것들이잖아 ?
죽어 마땅한 죄를 지은 안그래 ?
그래서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보내드렸지
시체도 없이... 아주 갈아 없애 버렸거든
난 지금 너무 행복해 나의 행복을 지킨 내 자신이 너무 기특하고 뿌듯하고
앞으로의 삶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
아 문득 생각난건데 너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니 ?
오 자작임? [i]
재밌쪙
해피엔딩같아서 좋다
마지막 한 문장,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 매우 임팩트 있고 좋다.
「살인의 추억」의 라스트씬이 문득 떠오르는 연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