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수진아 수진아 "
" 아 진짜 알았다고 일어났다고 !! "
저 여자는 멍청한거야 기억력이 안 좋은거야
알람맞추고 잔다고 깨우지 않아도 된다고 몇번을 말해도
기어코 저렇게 나를 깨운다
몇년전 아빠가 데리고 온 나의 새 엄마다
꼴에 엄마라고 나에게 엄마노릇을 하려드니 원
어떻게 아빠는 엄마 다음으로 저런 여자를 데리고 온건지
눈이 나빠지거나 취향이 유별나진게 틀림없다
부엌으로 내려가니 갖가지 음식들이 상 다리 부러지게 차려져있다
나는 한심하듯 식탁을 훑어보곤 시리얼에 우유를 타 먹었다
" 수진아 아침은 든든하게 먹어야지 매번 그거만 먹으면 몸에 안좋아 "
이 여자가 진짜 아침부터 성질을 건든다
" 그럼 지금 나보고 아침부터 소화안되는 고기를 반찬으로 먹으라는거야 ??
대체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 "
내가 고함을 지르자 맞은편에 앉은 쌍둥이가 움찔거린다
저것들은 어쩜 저렇게 지 엄마를 닮아 못생겼는지
저 튀어나온 배는 어쩔거야
" 야 니들은 거울도 안봐? 관리 좀 해라 좀 "
방으로 돌아와 전신거울 앞에 섰다
기분이 안좋을때 하는 나만의 기분 좋아지는 법이라고 할까
거울속에는 본판도 괜찮았지만 의느님에 손을 빌려 완벽하게 다듬어진 내얼굴과
170cm의 늘씬한 내 몸을 보고 있으면 한결 기분이 나아진다
" 흐음 오늘은 뭘하지 네일이나 받고 쇼핑이나 해야겠다 "
제법 잘나가는 중소기업의 사장인 아빠 덕에 항상 부유한 생활을 하는 나는
굳이 일할 필요성을 못느껴 매일같이 쇼핑을 하거나 네일을 받거나 운동을 하는등 이렇게
나에게 투자하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백화점에서 이번에 나온 명품가방을 고르고 있는데
아빠에게서 문자가 왔다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으니 일찍 들어오거라」
소개 ? 누구지 ? 호기심이 일은 나는 지금껏 고른 물건을 배달시키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들어가니 가족모임이라도 하는듯 빌어먹을 세 모녀도 앉아있었다
'뭐야 나한테 소개시켜주는게 아니였네'
급 흥미를 잃은 나에게 처음 본 듯한 뒷모습이 보였다
집으로 들어 온 나를 발견한 아빠가 내 이름을 부르자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바라봤다
큰키에 다부진 체형 엄마미소 짓게 만드는 훈훈한 외모
집으로 오기전 머리를 손질한게 잘한 것같다
저녁식사를 하며 알게 된 사실은
그가 이번에 아빠가 계약을 따낸 대기업의 손자라는것
' 그래 저 정도는 되야 나랑 어울리지 '
그동안 눈에 차는 남자가 없어 만나지 않았던 나에게 딱 어울리는 남자였다
마침 또 여자친구도 없다니 이건 뭐 하늘이 정해준 배필아니겠는가
근데 아까부터 저 남자를 쳐다보는 쌍둥이의 눈빛이 매우 거슬린다
설마하니 지들도 꼴에 여자라고 주제도 모르게 넘보는건 아니겠지
기분나쁜 예감은 언제나 들어맞는다
몸을 배배 꼬으며 콧소리를 내는 모습이 두배로 더해져 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다
새엄마는 그런 쌍둥이의 마음을 헤아렸다듯 남자에게 쌍둥이 치켜세우고 앉아있으니
아주 모녀가 쌍으로 지랄들을 한다
대놓고 호구조사하는 꼬락서니하곤
누가보면 처가에 인사드리러 온 예비신랑인 줄 알겠네 ..에휴..
" 성우군은 대학 어디서 졸업했죠 ? "
" 아 저는 K대학을 나왔습니다 "
" 어머머 우리 선아랑 선희도 K대학 졸업했는데 선후배사이네~이참에 학교얘기 하면서 친하게 지내면 되겠다 호호 "
K대 같은 소리하고 있네 저것들 거기 입학시키려고 우리 아빠가 돈을 얼마나 썼는진 잊어버렸나보다
" 그럼 수진씨는 ?? "
예쓰~ 거봐 나한테 관심있는게 확실해 하긴 저 따위들것이랑 비교자체가 안되는데
내게 말을 거는 성우씨에게 조신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려는 찰나
" 언니는 공부에 취미가 없어서 대학 안갔어요 ~"
이게 무슨 개같은 경우인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평소에 날 무서워해 피해다니는 것들이 저런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하다니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였다
성우씨의 얼굴에서 읽을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을 보자 모멸감이 치솟았다
손을 얼마나 꽉 쥐었는지 손바닥이 저리고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
평소같았으면 저 주둥이를 다시 못 놀리게 씹어줄텐데 아빠와 성우씨가 있어 그럴 수도 없다
아빠에겐 난 한없이 착한 딸이니깐
도저히 표정관리가 되지 않자 수저를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 죄송한데 속이 안좋아서 먼저 일어나볼게요 "
" 응 ? 수진아 어디 아프니 ? 아빠가 병원 예약 해놓을까 ? "
" 아니에요 아빠 조금 쉬면 될 것같아요 "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하는데 세 모녀의 입가에 조소가 서려있었다
빌어먹을 감히 저것들이 나를 엿먹여!?!?!?
거울을 봐도 도저히 화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이가 부드득 갈리고 분노에 손까지 떨렸다
' 가만두지 않을거야 절대 '
그 후로도 아빠와 성우씨는 종종 집에 왔고 같이 저녁식사시간을 가졌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 몇주만 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때가 왔다
아빠와 성우씨가 오는 시간을 미리 파악 해놓고
2층 테라스에서 쌍둥이를 불렀다
그날의 그 자신감은 어디갔는지 둘다 어깨를 움추리고 자기들끼리 눈치를 살핀다
' 벌레같은 것들 '
아빠의 차가 주차장에 들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앞으로 30초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목청이 터져 나가라 고함을 질렀다
쌍둥이가 나를 미친년 보듯 쳐다본다
' 미안하지만 미친년은 니들이 될거야 '
그 생각을 끝으로 나는 테라스에서 몸을 넘겼다
잔디에 몸이 닿는걸 느끼고 눈을 감았다
' 생각보다 더럽게 아프네 '
눈을 뜨니 병실이였다 다시는 할 만한 짓이 아닌것같다
온몸이 부서실듯 아팠다
내 옆에는 나를 걱정스레 쳐다보는 아빠와 안절부절 못하는 새엄마
취조라도 당했는지 제법 수척해보이는 쌍둥이와 놀란듯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 성우씨가 있었다
" 수..수진아 괜찮니 ? 아빠 아빠 알아보겠니 ? "
" 아..아빠 ..나 좀 일으켜..줘.."
내 몸을 조심히 일으켜주는데 진짜 온몸 뼈마디마디가 비명을 지르는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욕짓거리를 뱉을 뻔했다
" 수진아 어떻게 된거야 ?? "
난 이 말을 기다렸다 아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물을 흘리며 과장되게 어깨를 들썩였다
당황한 아빠는 나를 끌어안으며 어깨를 토닥였다
" 아..아니에..요..내가..발을 헛딛어서.."
" 그럼 그 고함소리는 뭐였니 ? 아빠한테만 말해봐 괜찮으니깐 응? "
나는 더욱 더 연기에 박차를 가했다 끅끅거리며 울음을 참는듯이 울었고
눈은 새 엄마와 쌍둥이 눈치를 보듯 눈을 굴렸다
" 아빠...나 흑.. 잠시..동안만 흐흑 혼자 있게 해..주세요.. "
아빠는 내 말에 모두를 데리고 병실을 나갔다
이제 남은건 담당의사가 내 몸에 있는 상처와 멍자국들의 아빠에게 알려주는 일만 남았다
이 날을 위해 그 빌어먹을날부터 내 몸에 일부러 꼬집고 할퀴어 조금씩 상처와 멍자국들을 만들어 두었다
의사가 아빠에게 말했는지
다음날부터는 아빠와 성우씨만 병문안을 왔다
넌지시 세 모녀에 대해 물어보자 아빠는 그저 신경쓰지말라고 아빠가 다 알아서 한다며 나를 다독였다
성우씨와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이제는 아빠와 함께 오기보단 홀로 나를 만나는 시간이 잦아 졌다
내가 퇴원하는 날 성우씨는 조심스레 나에게 고백을 했고 나는 못이기는척 고백을 받아주었다
모든게 내 계획대로 내가 짠 각본대로 흘러갔다
퇴원해서 알게 된 사실은 이 사건이 신문에 잠깐 기재되었고
기업이미지를 생각해 아빠와 성우씨의 회사에서 바로 기사를 내렸으나
세모녀가 돈을 노리고 우리집에 들어와 친 딸을 구박하고 결국에 죽이려했으나 실패하자
현재 미국으로 도피중이라는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것 정도
나의 이야기가 막바지에 온 듯하다
요즘 미국에서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지 ?
이 일만 해결되면 나의 스토리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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