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리스마스

하늘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지 눈이 춤추듯 내려온다
휴대폰 매장, 화장품 매장 등 거리에선 너도나도 할거없이 캐롤송이 울려퍼진다
크리스마스에 한껏 취한 사람들로 거리는 북적인다

그러나 거리 한복판에서는 크리스마스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웅성되며 모여있는 사람들의 시선받고 있는 그것은
살을 어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얇은 옷만 입고 쓰려져 있는 여자였다

배를 움켜쥐고 있는 여자의 손가락 사이로 붉은 피가 흘러 나오고 있었고
그 피로 인해 주위 눈들이 빨갛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핏기없이 보라색으로 질린 입술이 조금씩 움직인다

"...도...도와..주..세요..살...살려...주..세요 "


구경하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진다 서로가 서로의 얼굴만 바라볼뿐
누구 하나 선뜻 움직이는 사람이 없다
지켜보던 한 남자가 신고라도 할 참으로 전화기를 든다
일행처럼 보이는 남자가 이를 제지한다

" 야 나중에 귀찮아지면 어떡할라고 그래 누군가가 하겠지 "

남자는 수긍한듯 전화기를 호주머니에 다시 넣는다








주연은 아침부터 분주하다
크리스마스라서가 아니라 내일이면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의 기일이기 때문이다

딩동딩동

주연의 집에 초인종이 울린다

" 누구세요 "

" 아랫집에서 왔는데요 "

보일러에 물이 세는것 같던데 그것때문에 온건가
주연은 의아해하며 현관문을 연다

" 죄송해요 내일 모레쯤 기사님 오신다고 했는데 미처 아랫집에는 신경을 못썼네요
물이 많이 세던가요 ? "

미안해 하며 말을 건네는 주연에 눈에는 남자의 손에 날이 날카롭게 선 칼이 보인다
본능적으로 문을 닫으려는데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남자
남자는 잠깐의 몸싸움을 끝으로 칼에 찔려 쓰러지는 주연을 뒤로 하고 집을 뒤진다
주연은 남자가 안방으로 향하자 배를 움켜지고 집 밖으로 도망간다
차가운 땅에 맨발이 닿자 발바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주연은 쉬지 않고 달린다
조금만 달리면 큰 거리가 나오니깐
눈에서는 눈물이 마르질 않고 배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입에서는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만 외치고 있다


누군가가 부른 구급차가 왔을 땐 주연은 이미 눈을 감고 있었다




방관자효과 : 주위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

구경꾼효과라고도 한다.
방관자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일에 상관하지 않고 곁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이다.
이처럼 주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 경우,
곁에서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 현상이 방관자효과이다.
방관함으로써 생기는 여러 현상 가운데서도 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인 낯선 사람을 도와주지 않을 때 흔히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