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이 한적한 지방이라는게 너무 짜쯩이 난다.


서울애들처럼 클럽이나 나이트를 다니며 놀아보고도 싶고,


그렇게나 많이 열리는 축제나 콘서트에 한번쯤 참석해 보고 싶다.


하지만 여긴 대한민국의 여느 지방과 마찬가지로 문화의 혜택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이런 곳이지만, 그나마 내가 버텨낼 수 있는건 학교에서 그다지 큰 간섭이 없다는것.


선생들은 학생들에게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내가 그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이런 조건때문일까? 나처럼 공부엔 관심이 없고, 재밋거리나 찾아다니는 족속들에겐 뒤틀리기

쉬운 곳이다.


오늘은 준희 녀석이게서 여학생들을 헌팅했다는 연락이 왔다.


같이 놀기는 해야될텐데....


젠장..!! 이놈의 시골구석엔 우리가 갈만한 술집 하나 없다...


준희놈이랑 어떻게 할까 이야기 하다가, 우리의 아지트에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아지트라고 할 것도 없다. 마을과는 조금 떨어진 시골 산길의 비닐하우스이니..

 

가끔 우리는 여기서 밤에 모여 몰래 술이나 담배를 즐기는 편이다.

 

이런 후질구레한 지방에 사는 죄로, 아주~ 어울리는 탈선의 장소다. 머........

 

저기 멀리서 준희 녀석이 슬렁슬렁 걸어오고 있다. 곁에는 다른 사람들도 보이는데..

 

딱보기에 헌팅했다는 여자애들이 두명인거 같고, 한 명은 누구지? 걸음걸이가 낯이 익긴 한데?...

 

헐... 준희녀석이 민수놈과 함께 오고 있다.


짜증부터 밀려왔다.

민수는 뚱뚱한 몸집에 어눌한 말투를 가진 녀석으로, 우리에게 괜시리 아부를 떠는 인간이다.

 

한 마디로 친구라기 보다는 시다바리 같은 녀석이다.


여자애들에게 인사를 하고 준희 녀석을 째려봤다.


"씨x, 저 새낀 왜 델꼬 왔어? 술맛 떨어지게..."


"아 미안 새꺄. 시내에서 만났다 아니가. 지도 끼워달라고 그러는데 매몰차게 거절하기도 그렇잖냐..."

 

"그래도 점마가 돈 좀 있으니깐 우리도 좋지 머... 너무 그러지마라.ㅋㅋ"

 

별로 달갑지 않았지만, 그렇게 민수까지 포함해서 우리들은 비닐하우스에 들어갔다.

 

간간히 오는 곳이지만, 이곳은 나에게 딱 어울리는 곳 같다. 조용하면서 따뜻하고.......

 

별 것없는 공간이지만 달빛을 안주삼아 술을 마셨다.

여자애들 때문인가? 오늘은 왠지 술이 좀 더 받는거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있는 사이에......

 

어라? 술이 다 떨어져 버렸다....


그래~! 안그래도 옆에서 재수없게 히히 웃고 있는 민수놈 얼굴도 보기 싫었는데...

심부름이나 시켜야겠다.

 

"마~ 민수!!, 가게가서 술 좀 사와라."

 

"어어? 나 혼자?? 야... 혼자 어케가노? 가게까지 10분도 더 걸리는데... 무서워... 같이 가면 안되나?"

 

"미친 새끼, 지X을 하세요! 남자새끼가 소심해가지고, 분위기 깨지말고 얼른 갔다와~ 새끼"

 

"아... 알았어.. 그럼 갔다올께. 니들 여기 계속 있을꺼지? 응?"


"웃긴 새끼.. 왜? 도망이라도 갈까봐? 얼른 갔다오기나 해 임마~"


비닐하우스를 나선 민수는 가게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새끼.. 뛰는 폼봐라. 더럽게 살은 쪄가지고.. 보고 있음 짱난다니깐.."


괜시리 주제가 녀석 흉으로 넘어갔다.


그렇게 10분, 20분, 30분이 지나는데... 녀석이 오지 않는다.


"아~ 새끼! 머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네 진짜!"


"그렇게나 말이다... 새끼 이거 오기만 해봐라!"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해서는 안될 생각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