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 야? 우리 저새끼 골려 주까?"


"오호~ 재밌겠는데? ㅋㅋ 근데 어떻게 골려주지?"

 

"간단하지 머. 여기 가까이 오는 소리 들리면, 문 잠그고 조용히 있으면 돼."

 

"저 새끼 겁은 많잖아. 아마 무서워서 오줌쌀지도 모를껄?? ㅋㅋㅋ"

 

어째보면 상당히 잔인한 놀이이다. 마을 빛이 사라진 비닐하우스 밖으로 혼자라는 걸 깨닫게 된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상상하기 힘든 공포라 몸을 짖누르게 될 것이니......


하지만, 잔인함 따위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는 늦장부리는 민수 녀석을 골려주고 싶었고,


결국 계획을 실행에 이르게 되었다.

 

'챙, 챙, 챙'

 

멀리서 희미하게 술병 부딫히는 소리가 들렸다. 민수 녀석이 가까이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계획한대로 문을 걸어 잠그고는 어두운 곳에 몰래 몸을 숨겼다.

 

점점 병 부딫히는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녀석이 문을 잡고 흔드는 모습이 비춰졌다

 

"야~ 준희야, 희철아~ 머하는 거야? 장난치지마~ 빨리 문 열어줘~!!!"


녀석의 목소리는 점점 겁에 질려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억지로 웃음을 참고 계속 몸을 숨기고 있는데

 

녀석의 발악은 더욱 더 격해져 간다.

 

"야~ 빨리 문좀 열어줘~ 흑흑..... 무서워 죽겠단 말이야!"

 

우는 듯한 소리가 재미있어 좀 더 지켜보고 있는데.. 녀석이 좀 이상하다.

마치 누군가와 이야기 하듯이..



 

"아.. 하지마세요. 왜이래요.? 야 씨x 문 좀 빨리 열어봐~~ 제발~~~~~~ 아악!!!!!!~"

 

"머..머야...... 준희야. 비명 소리가 좀 이상하다..? 누구한테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녀석의 비명소리는 심상치가 않았다. 무엇인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저 새끼, 이젠 쇼를 다하네? 좀 놀아줬더니.. 겁이 없어..  혼 좀 내야겠어!!"


준희 녀석도 겁에 질린 목소리를 하며, 괜시리 더욱 성질을 냈고 서둘러 문으로 걸음을 박찼다.

 

빼꼼히 문을 열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데...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을꺼 같다.

 

민수 녀석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이다. 눈은 하얗게 뒤집혀져 있고 입에는 거품까지 물고 있었다.

 

주위엔 녀석이 들고온 술병이 난자하게 흩어져 있다.

 

"야 임마!! 정신차려! 일어나란 말야 새끼야!"


이런... 아무래도 장난이 너무 심했다. 녀석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아무리 뺨을 때리고 목소리 높여보여도 녀석은 도무지 일어나질 못하고 있다.


옆에 여자애들은 무섭다면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어서 이 사태를 처리해야한다.


고민하다가 나는 여자애들과 이곳에서 녀석을 지키고, 준희녀석은 가게로 달려가 녀석 부모에게

전화를 하기로 했다.


여자애들이 계속 칭얼거리고 있다. 짜증이 난다.... 모든 것이....

어쩐지 아까 올 때부터 맘에 안들더니..

 

시간이 흘렀다..... 마을로 간 준희녀석이 돌아왔다.


"머라고.... 하시던?"

 

"야.... 말도 마라.... 뭐하다가 그렇게 됐냐고 어찌나 몰아부치시던지. 죄송하다고 죄송하다고 하다가 겨우 끊었어."


"그래도.. 금방 여기로 오신다고 했으니깐 기다려야지 머..."


괜시리 여자애들까지 피해를 주기 싫어 먼저 마을로  돌려보냈다.

우리는 쓰러져 있는 민수 옆에서 혼이 날껄 두려워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시간은 다시 흘렀다.... 얼마나 흘렀을까. 이곳으로 한 아주머니가 걸어오고 계셨다.

 

"야~!! 늬들!!"

 

아주머니는 우리를 한껏 째려 보셧다.


우리는 다짜고짜 정말 죄송하다면서 용서해달라며, 무조건 빌고 또 빌었다.

 

"정말 죄송해요. 진짜 그냥 장난이었는데요. 민수가 이렇게 기절까지 할지는 꿈에도 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말을 묵묵히 듣고 계시던 아주머니께서는 다시 말을 이으셨다.

 

"겁대가리 없는 새끼들. 밤에 이런데 와 있는 꼬라지보면 알만 하지...  꼴도 보기 싫으니깐 어여

꺼져버려!!  다시는 이런 짓거리 하기만 해봐라."

 

정말 죄송함 밖에 들지 않은 우리는 고개를 조아리며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


한참을 도망치듯 길을 걷다가 문득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민수 그녀석 비대해서 무거울텐데... 아줌마 혼자서 어떻게 녀석을 데리고 가려고 하는 거지?'

 

생각과 함께 뒤를 돌아보았지만, 이미 비닐하우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버렸는지 잘 보이지가

않았다. 하지만 흐릿한 형체로 두 실루엣이 보이는 듯했다.

 

나는 왠지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장면은 아주머니가 민수의 머리채를 휘어 감고선 질질 끌고가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잘못 보았을꺼라고 고개를 흔들어 대기만 했을뿐 다시 돌아가 볼 용기 따위는 없었다.

 

그렇게 마을까지 다달은 우리는 찝찝한 기분에 헤어질려고 하는데.........


순간 준희녀석이 이상하다..........


"야... 희철아... 나....... 왠지 무서워...."


"아...  새끼.. 또 왜 그래 임마."

 

녀석의 떨린 목소리에 나까지 전염되고 있었다.


그리곤 그 녀석의 이어지는 말에 머리속이 하얘져 갔다.


"나. 민수 부모님께. 이거... 이 일있잖아.

전화 했었잖아...근데 나 여기가 어딘지 이야기를 안한거 같어.."


그랬다.... 준희녀석이 다시 민수집에 전화 했을 때, 민수 부모님은 전화를 받으마자 화부터 내셨다.


"이 새끼야! 거기가 어디야!! 어딘지 말을해야 갈꺼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