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벚꽃놀이 잘 했어?
난 못했는데...
그래, 니들이 남자친구, 여자친구 손 꼭잡고 벚꽃놀이 갔을 생각을 하니까 분하고 잠도 안오고 이가갈려서, 다녀온 니들한텐 참 찝찝하게도 그 벚꽃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해 줄꺼야.
메롱.
많이 들어 봤지?
고목에는 신이 살고 있다.
고목을 함부로 베면 안좋은 일이 생긴다.
뭐... 고목에 관한 미신이나 전설을 하나 하나 다 말하면 끝도 없겠지?
난 수업시간에 졸아서 나무를 베었다가 패가망신한 이야기를 많이 들은것 같기는 한데, 기억은 나질 않아.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많잖아?
윗 사진은 서낭목인데, 서낭목은 고목을 신격화 해서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존재로 숭배했다는 의미로 알고 있어.
(혹시 다르다면 자세한 내용을 댓글 달고 열심히 베플이 되어 보도록.)
하지만, 꼭 저렇게 신적인 의미가 아니더라도
시골 마을입구에 고목이 서 있고, 그 밑에 작게는 평상, 크게는 정자까지 지어놓은 풍경도 여러번 봤을꺼야.
그래.
나무 밑에 앉아있으면 여름에 시원하고 기분 좋고 하니까 그런것도 분명히 있어.
하지만, 나무를 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 하는지, 그 습관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옛날부터 우리와 놀랄만큼 문화 교류가 많았던 일본.
(여담이지만, 사무라이라는 말이 백제의 싸울아비에서 비롯한건줄은 알고 있었냐?)
아마도, 나무 이야기도 우리나라에서 건너갔는지, 일본에서 건너왔는지는 모르지만, 나무 이야기도 그런식으로 전달 되었다고 생각해.
자, 일본은 다신문화多神文化 인만큼 나무에도 물론 신이 살고 있어.
특히 벚꽃을 좋아하는 나라인만큼 벚꽃에 관한 전설도 수백가지가 되는데, 그중에 오늘 이야기 해 볼건
"큰 벚꽃나무 밑에는 시체가 있다."
라는 전설이야.
아까 말했듯이 우리나라도 그렇잖아.
큰 고목이 있는 곳 중에 그 나무가 처음부터 그 땅에서 싹터서 자란곳은 거의 없는거 알지?
응, 다 다른데서 파와서 옮겨 심은게 대부분이야.
그게 아님, 어떻게 고목이 알아서 마을입구, 절근처 이런 요소요소에만 났겠어?
아무튼, 위의 사진같은 만렙 클래스의 벚꽃나무를 산에서 파와서 심는데, 그 밑에 시체를 묻어.
그리고는 사람들에게 소문을 내는거지.
이렇게 큰 벚꽃나무를 베었다가는 마을이 망한다, 사업이 망한다.
이 나무는 길목吉木 이므로 심어만 놓으면 번창한다.
간단하지?
사람들로 봐서는 옛날부터 들어온 이야기에도 나무 잘못 베었다가 패가망신했다라는 전설을 들어본것 같기도 하고...
절대 누구도 베지 않을꺼야.
오히려 저런 길목을 심어줬으니 고맙다고 해야 할 판이지.
시체를 묻어도 수백년은 안 파헤쳐칠 곳이 생기는거야.
시체 하나 처리 하는데 많게는 몇백만엔씩 들여서 처리하는데, 이런 절호의 장소를 과연 그냥 뒀을까 하는 발상에서 나온 추리라고 생각해.
일본에는 또 이런 나무에 관련된 이상한 말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이상한 이야기는 동경경마장 제 3커브 옆의 큰 느티나무가 하나 있어.
저기 가운데에 조명 밑에 큰 나무 보이지?
이 느티나무가 너무 큰 나머지 중계할때 종종 카메라에 잡혀서 방해가 되니가 베어버리자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지만, JRA(일본마사회)의 간부들의 의견으로 베지 않고 있다고 해.
이유는 찾아봐도 나오질 않아서 모르겠어.
또, 일본도 한국처럼 벚꽃나무만 심어놓은 벚꽃명소 같은곳이 참 많아.
그런 곳에서도 괴상한 수목장면이 종종 목격 되기도 하는데, 나무를 심기전에 흙을 뒤집어 파 놓으면, 다음날 아침엔 팔때는 보이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의 구둣발 발자국이 있대.
이런식으로...
길목吉木이랍시고 밑에 뭔갈 묻어두고... 못 베고 있게 하고 있진 않나?
라고 생각을 해 봐도 될것 같아.
뭐가 있는지 없는지는 파보질 않으면 모르지.
하지만 전설은 전설일뿐.
믿거나 말거나야.
그럼 유래를 풀어보자.
이 벚꽃나무 전설이 생긴 가장 유력한 설로는, 1901년부터 1932년까지 활동한 일본의 소설가 카지이 모토지로梶井基次? 의 [벚꽃나무 밑에는 ?の樹の下には] 이라는 단편에서 비롯 되지 않았을까 싶어.
서두가 "벚꽃나무 밑에는 시체가 묻혀 있다!" 로 시작되는 이 글은 벌써 벚꽃의 이미지와 정반대인 시체의 이미지를 조합시켜서 이상한 분위기를 연출 하고 있어.
이 외에도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 의 단편소설인 [벚꽃숲 만개의 밑 ?の森の?開の下]라는 소설에는 사람백정짓을 일삼는 산적들이, 단 하나 무서워 하는, 만개한 벚꽃의 숲이 등장해.
벚꽃이 만개한 숲속에 발을 들이면 미쳐버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도 꽤 무서운 단편 소설이고 영화화 되기까지 했지.
마지막으로 와타나베 준이치渡?淳一의 장편소설 [벚꽃나무 밑에서 ?の樹の下で]라는 작품에서도 아름다운 벚꽃의 마성에 이끌려서 모녀가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소설인데, 이도 역시 벚꽃을 사람을 꼬임받게 하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어.
우리는 그냥 이쁘다고 즐기기만 하는 벚꽃을 일본사람들은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무섭게 느끼기 까지 했나봐.
근데...
니들이 이번달에 여자친구, 남자친구, 가족들 손잡고 포장마차에서 찰옥수수사다가 김밥 까먹었던... 그 벚꽃나무 밑에...
...수많은 시체가 묻혀 있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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