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왔는지 뺀질이가 저를 부르더군요..

  

“잼있냐? 은행직원들은 모하고 있노?”

“이제 뭐..뿔뿔이 흩어져서 지들끼리 잘 놉디다..”

“그래? 깡다구는?”

“전소장님 하고 같이 있는거 봤는데 아마도 정상에 올라갔을 겁니다.”

“그래.. 근데 니는 좀 괜찮냐?”

“뭐. 괜찮습니다. 별반.. ”

“우리 잠잘 곳 봐뒀다.”

 

대충 설명하니 뺀질이도 수긍하고..

  

“그게 좋겠네요. 괜히 방 옮겨서 눈치 보이는 것도 덜고..”

“그렇제. .그렇게 하자.. 박뚱이는 모하노?

“글세요. 아까부터 안보이더만요...”

 

겁많은 박뚱이 밤새 그 고생을 했고 마침 눈에 보이지 않으니

슬슬 걱정이 되는 겁니다.

뺀질이하고 찾아 나섭니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발견합니다.

혼자 메인 프런트 대기실쪽으로 터벅 터벅 걸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셋이 나란히 아무말 없이 앉았습니다.

  

“내일하고 모레하고 이틀은 새야 할 것 같은데. 여기서 보내면 되겠네요.”

 

뺀질이의 말에 저도 동참하고 그게 제일 낮겠다 맞장구를 쳤죠.

  

“봐라. 저녁때 여기로 모였다가 새벽에 날 밝으면 들어가면 되잖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말이야.“

“보노보노 과장님 전 다시는 그기 들어가고 싶은 생각 없어요.”

 

하기야 나도 박뚱의 고충을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답답하네요. 어제 저녁일은

어떻게 말로 설명을 하고 그걸 이해시킬수 있는 범주의 상황이 아닌 것을

우리 세명이 다 알고 있었습니다. 말을 해 봤자. 병1신 취급 받을꺼뻔했고

아무리 세명이 다자꼬짜 믿췬 듯이 우겨도 씨알이나 먹힐 이야기겠습니까?

세명이 처녀귀신한테 밤새 시달렸다고?

21세기에 그런 말이 통할 것 같습니까? 어디 tv에 나오는 프로그램입니까?

과학이 만연하는 시대고 귀신은 그냥 동화속, 아니 사람의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는 산물(?)이 아닙니까?

솔까말 귀신 제대로 봤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어제 겪었던 사실은 무얼 의미 하는지 고개가 저어집니다.

우리 세명이 집단 트라우마 상태에서 헛것을 보고 그리 행동했던 것일까요?

소설쓰고 자빠졌네 하더라도 반박할 증거가 없으니 말입니다.

그야.. 쒸1밤쉐1리야 너도 그 방에 들어가서 밤 한번 보내봐라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것조차 웃기는 소리 이기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한숨만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정말이지 솔까말 깡다구 한번 데리고 올밤 한번 더 지내볼까하는

당찮은 의욕까지 생기더라구요. 하지만 그건 생각속에서만 맴돌고..

당시 우리 세명의 화두는 온리 어제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늘어지면서 전 이 스키장 출발할 때부터 겪었던 불가사의한 상황에 대해

거침없이 뱉어 냈습니다. 버스의 이상한 좌석부터. 버스에 있는 묘한 존재감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한참이나 제 이야기를 듣던 뺀질이가 확 쪼개면서 저를 봅니다.

  

“히야, 그러면 그 버스에 있는 귀신이 우리방까지 따라 온기가?”

“난도 모르겠다. 그게 그건지, 내가 뭐에 홀렸는지”

 

솔직히 뺀질이나 박뚱이도 제가 조금 신기가 있고 점 잘 보고 꿈 해몽도 잘한다는 것

까지는 알고 있지만 귀신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있었죠. 그래서 제가 제 인생에서

끔찍했던 그것과 조우 했던 이야기 몇 개를 간추려 애기 해줬습니다.

녀석들은 긴가민가 반신반의 하면서도 어제일이 생생히 머릿속에 그려지는터라.

믿을지 안 믿을지 연신 한숨만 헉 헉 뇌시더군요.

  

“히야는 귀신 볼 수 있는거가? 왜 히야 주위에 그런 일이 꼬이는건데?”

“시1밤바야 내가 그걸 알면 이 지경이 되도록 가만히 있겠냐?”

“다 필요 없구요. 깡다구사장님이 뭐라 해도 난 죽어도 그 방에는 안돌아 갑니다.”

 

박뚱이는 어떤 말을 해도 듣지 않을 표정으로 말합니다.

 

“자자. 진정해라. 그래도 깡다구 생각도 해 줘야제? 우리가 이렇게 분위기 초 치면

글마 체면이 뭐가 되겠노. 글마 있을때는 모른체 하고 분위기 접지는 말아라.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다. 명령...!!“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쓰린 것은 우짤수 없습니다. 그 방에 있는 그것이 만약 버스에서

우릴 따라 왔다면 니미 우리 가는데로 언제든 올 수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박뚱이도 그런 생각을 했는지 사람이 많은 곳에 있자고 난리 아닌 난리입니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는 어제 그 귀신에게로 모아 집니다.

  

“히야. 그러면 그게 왜 우리 쫓아 왔을꼬? 왜 전설의 고향 그런 거 보면 한맺혀서

복수하거나 그러던데..“ (뺀질이)

“이 똘1추 쒜1끼가? 우리가 그애한테 무슨 죄 진거 있냐? 씨1밤1바가 졸1라 살 떨리는

소리하고 자빠졌네.“(뚱이과장)

  

박뚱이가 놀라 대뜸 뺀질이를 몰아 칩니다.

  

“그게 아니고 그러니까. 아 씬발 나도 그 상황이 아직 못믿을 판인데....달리 생각나는

것도 없고... 분명 뭔가 원인이 있을꺼 아입니까? 원인이....“

 

뺀질이의 그 원인이라는 말이 앞으로 다가올 파국의 전초전이란걸 그때는 전혀 알지

못했죠. 단지 그렇게 던져진 한마디에 우리 세명은 공포감보다 더 무서운 호기심이

심하게 발동 된겁니다.

  

원인!! 원인!! 왜? Why? Why? 왜 하필!!

그때부터 우리는 그 원인에 대한 분석에 들어갑니다. 때론 호기심이 한 순간의 공포감을

극복하는데는 더 없는 묘약이란걸 알게 되었고 그 감칠맛 나는 묘약에 우리 세명은

곧 바로 심취하게 되었죠. 별별 의견이 다 쏟아 집니다.

세명이 곧 소설속의 멋진 추리탐정이 된겁니다. 각자의 의견이 쏟아지고 조합되고

그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또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몸으로 뛰고 말입니다.

갑자기 방향성이 제로였던 가슴속에서 먼가가 팍 하고 치고 나옵니다.

그 존재에 대한 거부감보다 그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사고가 공포감 보다, 두려움보다

더 팽배해 지는 거였죠. 여러 가지 결과물이 쏟아졌고 하나하나 탐정의 예리한 눈길로

확인을 해야 하는 시점이 왔습니다. 당시 한 두 시간은 꼼작하지 않고 떠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이렇게 우연히 우리 세명의 탐정놀음이 시작된겁니다. 그것이 어떠한

결과를 몰고 올지 미쳐 예상치 못했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즐거운 스키장 mt를 왔고. 즐겁게 떠들고 놀아도 배아픈 시점에서 씬1발 뭐

같은년 하나 때문에 분위기 완존 쫄 되니 쫄라 띠껍게 느껴지는것도 있더군요.

어제 그렇게 무서워서 똥오줌 찌린 것들이 날 밝으니 간이 배밖에 튀어 나와 혼자

뛰어 댕기는 형국입니다. 그려...

헌데 조금전까지 무섭다고 찌1랄1발1광을 해 대던 박뚱까지 동조 비스므리 하게 나오는겁니다.

그래. 니도 햇빛이 쨍쨍하니 두려움은 없다. 이긴거가?

우리 세명은 가장 먼저 의심이 가는 버스를 조사해 보기로 했습니다.

모든 사건의 시1발점이 된 버스 말이죠. 어쩌면 이 버스야 말로 진실의 핵심일 수도 있고

모든 사건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몇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 이 버스에 사고 난 원령이 버스에 붙어 있다가 우리를 따라 왔다.

하지만 따라올 이유가 마땅히 없는 상태고. 한가지 있자면 버스에 있는 그 존재를 인식한

저 때문에 저를 따라 왔다고 생각하는 뺀질이와 박뚱과장...

그 외에는 다른 추측이 없을 듯 했고...

두 번째 무언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듯한 버스기사 아저씨와 그 사모님...

두 사람이 알고 있는 모종의 그 어떤 사실을 파헤치는 것이 두 번째였고..

세 번째 버스 좌석에서 나를 흠칫하게 만들었던 빨간 점퍼 아줌마의 행동이 너무나

이상했기에..그 빨간 점퍼 아줌씨와 조우해 보는 것이었죠.

  

그때였습니다. 한창 몰입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심하게 울리는 모토로라 핸펀...

찍힌 번호는 깡다구 사장...

아. 씬1발.. 또 무슨 일이고.. 우리가 여기 죽치고 있는걸 알고 있는거가?

귀찮은놈일세..

한숨 한번 쉬고 전화를 받습니다.

  

“그래? 그래? 와. 그거 잘됐다. 오.. 오.. 멋지네.. 그래. 당연하지.. 여긴 우리한테 맡기고.

아. 아. 걱정 말라니께.. 여긴 확실하게 맡겨 두라고.. 야. 말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짐 전화 받을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재미 있다구.. 아. 무슨 그런 걱정 싸잡아 두고

볼일 보라고. 글고 파이팅이다. 파이팅.. 껀수 올릴수 있겠다. 대단해 역시. 굿 잡. 굿잡..“

 

제가 환하게 떠들자 박뚱과장이랑 뺀질이가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하게 바라 봅니다.

전화기 폴더를 탁 덮은 저는 회심의 미소가 절로 입가에 걸려 집니다.

  

깡다구 사장이랑 전소장이 스키장에서 리프트 타가가 전소장이 일전에 한번 일을

성사키겼던 건축회사 사장과 만났는데 그분과 함께 잠시 스키장 밖으로 나간답니다.

물론 깡다구사장도 동행하고 말이죠. 혹 일이 길어지면 오늘 저녁 못 들어 올수도

있으니까. 너희들이 은행팀 잘 챙기고 재밋게 놀라는 말이었죠.

오예!!! 굿잡. 굿잡입니다. 다시 없는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최고의 방해꾼이

스스로 사라져 준다는데야...올레~~

녀석 신경 안 쓰고 올 프리 자유 방황권을 획득한 순간이었습니다.

최고의 방해꾼이 즉석에서 제거된 이상... 우리의 앞길을 막을 자는 없는 겁니다.

은행팀들은 그냥 내비둬도 저들끼리 잘 놀고 있는데 굳이 우리가 끼어들 필요도 없꼬..

우리는 우리 할 일을 차근차근 진행함에 있어 한치의 방해도 없는 순간인겁니다.

그리고 올 저녁 눈치 보고 그 방에 갈 필요도 없어진 거니 우리의 용기는 하늘을 찌르고

설령 천년묵은 처녀 귀신이 눈앞에 솟아 날지라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겁니다. 안도의 한숨이 팍 터지니.. 담배가 절도 땡기네요. 모두 대합실 나와서 담배

일발 장전해 주시고 깊이 땡김바리합니다. 담배맛이 정말 고소하더군요...

한손에 움켜쥔 따따한 캔커피 한모금 홀짝해 주시니 세상 부러울게 없습니다.

그놈의 처녀귀신만 없다면 말입니다.

  

“자. 그럼 오늘 하루는 올 프리다. 어떻게 할래? 함 도전해 볼래? 아니면 그냥 죽치고

여기서 놀래?“

“그냥 무시하고 놀까예?”(뚱이과장)

  

박뚱과장은 아직도 민가민가 갈등중인 것 같습니다. 그때터진 뺀질이의 한마디에

모든 것이 정리 됩니다.

  

“뚱이과장님. 그게 버스에서 방으로 왔는데 씬발. 정말 우리따라 온다면

진짜 울집에도 올지 모르는거 아입니까?“

“아. 씨1발 글면 진짜 거시기 대는기다. 가자.”(뚱이과장)

“가만있어봐라. 정리 좀 해보자...”(본인)

  

세명의 머리는 다시 맞대어 지고 의견이 속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