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버스에 관한 어떠한 숨겨진 진실을 알자. 즉 버스를 직접 일일이 검색(?)해 보자.

두 번째 버스기사와 그 사모가 알고 있는 또 다른 진실을 어떻게든 유도해 내자.

세 번째 빨간 점퍼 아줌씨는 지금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요의 주시해 보자.

네 번째 우리 방에서 일어난 사건의 행적을 파악하고 정리하자.

  

일단 네가지 안건이 돌출 되었고 하나 하나 몸소 정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버스가 어디에 주차되어 있는지 다 알고 있기에 일단 스키장 주자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정말 무슨 탐정 놀음 하는것도 아니고. 하지만 알수 없는 무언가가 우리를 그쪽으로

그렇게 이끄는 것 같은 기분이 엄청 들었습니다.

막 우리가 머무는 콘도를 지나갈때였죠. 한 가지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잠시 방에 들러서 필수적으로 챙길 것 좀 챙기자. 이제 못들어 올지도 모르는데....”(본인)

“아. 전 괜찮습니다. 저 필요한거 지갑만 있으면 되거든요..”

 

슬쩍 꼬리 내리는 박뚱과장... 뺀질이가 치고 들어옵니다.

  

“과장님 세면도구랑 면도기 이런거도 챙겨 나와야죠. 오늘 대합실에서 보낼 생각이면..”

“그. 그럴까.. 뭐. 대낮에 귀신 나온다는 이야기는 들은적이 없으니까...”

 

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다리를 떨리게 만들더군요. 다들 한손에 언제 꼽아 들었는지

담배 한 대씩 꼽혀 있습니다. 크크... 긴장감이 팽배해지고. 우리는 어느덧 눈앞에 선

현관문을 쳐다보고 섰습니다. 마치 호수 수면같이 은빛으로 빛나는 호실 번호가 눈에

딱 들어옵니다. 212호...

열쇠구멍에 열쇠를 밀어 넣고 돌리니 달칵 하는 경쾌한 소리가 귓전을 울립니다.

한숨 한번 내쉬고 손잡이를 비틉니다. 지금은 거의 낮 12시가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그래. 그냥 대 낮이잖아. 문이 열리자 얼굴위로 무언가 뜨거운 공기와 찬공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묘한 공기가 바람처럼 얼굴을 확 밀어 붙입니다.

훗... 우.. 웃...

방안에서 한줄기 불어나온 바람이었지만 그 바람 조차도 온몸에 닭살을 솟아 나게 하더군요.

방안에서 왠 바람? 하고 세명이 동시에 기겁하며 의구심을 가졌지만..

이내 바람에 심하게 펄럭이는 창문의 커튼을 보면서 피식 미소 지었습니다.

급하게 나오느라 창문을 활짝 열어 둔채로 나왔고 현관문과 창문이 마주보고 있었서...

현관문을 열자마자 공기가 복도쪽으로 빠지면서 바람이 일 듯이...

일단 우리는 모든 상황을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추론할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래도 어제의 흔적이 고스란히 눈에 밟히는터라 긴강감만은 여실했습니다.

다들 두 눈은 화장실문에 쏠렸고. .다행히 화장실문은 굳게 잠겨져 있었습니다.

세상 무엇보다 가기 싫은 또 무서운 화장실이 여기일겁니다...

그때였죠. 뺀질이가 놀라울 정도로 민첩하게 몸이 굳어진겁니다.

  

“배치”

 

녀석이 갑자기 내 지른 한마디에 또 한번 긴장감이 올라 왔습니다.

  

“우리 아침에 나갈 때 제 생각에 화장실문 열어 놓고 나가지 않았나요? 화장실

안 잠기도록 뚱이 과장 배낭으로 눌러놨던 것 같은데?“

 

정말 탐정이라도 된 마냥 날카로운 뺀질이의 지적이었습니다.

순간 우리 세명은 온 몸이 석상마냥 딱딱하게 굳어 지는걸 느꼈죠. 그리고 머릿속에서는

오늘 아침 우리가 행동 했던 하나 하나를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뚱이과장이 창문을 활짝 열었고 지금 안 닫았으니 창문은 패스..

근데 역시 화장실 문은 제가 활짝 열어 두고 잠기지 않도록 뚱이 배낭으로 눌러 놨었죠.

  

“뚱아 너 배낭 네가 치웠냐?”

“무슨 소리라예? 전 배낭 건딜지도 않았어요!”

 

그럼 배낭은? 뚱이 배낭은 우리 짐이 있던 창문 바로 아래쪽 벽에 이쁜 모양세로

우리 짐과 나란히 벽에 살짝 기대어 있는겁니다.

화상실문에서 언제 창문 밑으로 이동해 있었을까..

  

“그럼 누가 옮겼나?”

 

그 말이 끝나도 아무도 댓구도 없었죠. 한 겨울 대 낮인데도 이마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하는겁니다. 솔직히 덥다는 것을 금방 느낄 정도였죠...

더군다니 방바닥을 딛고 선 발이 뜨끈뜨끈할 정도였으니 말이죠.

  

“뚱아 보일러, 보일러 봐라.”

 

입구쪽에 서 있던 뚱이과장이 재빨리 보일러를 컸습니다.

보일러 완전 만땅해 놓고 그냥 나갔더군요.

 

“이것봐라?‘

 

우리가 어제 심하게 겪었던 고초를 보여 주었던 이불들....

그것이 믿기 힘들정도로 깨끗하고 반듯하게 깔려 있는 겁니다.

긴장감이 완전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먼가 믿기 힘들정도로 방이 깨끗이 정리 된 상태인겁니다....

정말 믿기 힘들정도로 말이죠..

이건 마치...

  

누군가가 청소를 한 것처럼 말이죠.. 청소. 청소.. 청소....

  

“야 뺀질아. 봐라 휴지통!”

 

각종 과자 봉지, 탄산음료 캔, 패트병으로 가득찼 있던 휴지통이 말끔히

비워져 있습니다... 그래. .왜 비워져 있을까...

다시 한번 방안을 휘둘러 봤습니다. 너무나 깨끗한 정리.. 이건 사람의 손을

탄 것이 확실했습니다. 흩어져 있던 이불의 정돈 상태며 비워진 쓰레기통..

누군가 청소한 사실이 여실했습니다.

 

“야. 여기도 아침에 청소해 주나? 호텔처럼 말이다.”

“그, 그런가 본데요. 누가 청소한 것 같아요.”

“야. 여기 중요한 짐이 있는데 알리지도 않고 그냥 청소 막 하나 보네..”

“아니 스키장 콘도에 무슨 청소하러 다 옵니까? 이상하네..”

 

솔까말 진짜 청소하는 사람이 들어와서 청소한건지 확인할 겨를도 없습니다.

여긴 단순한 콘도인데 고급모텔이나 호텔급 청소 시스템이 있겠나 하는 의심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단지 빨리 소기의 목적만 챙기고 나가고 싶은 심정뿐입니다.

애써 다들 누가 와서 분명 청소해 갔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죠.

무슨 콘도에 청소를 다 하러 온답니까?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지만...

깊이 생각할 틈은 없었죠. 빨리 볼일보고 챙길 것 챙기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뿐.

한순간의 긴장감이 와르르 무너지자. 금새 밝은 분위기로 돌아 옵니다. 크크...

재빨리 각자 배낭에 붙어 앉은 우리는.. 필요한 물건을 잽싸게 챙겼습니다.

전 활동하기 편하게 허리섹에 정말 필요한 도구들...

손목염주와 목걸이 반야심경 카세트테입등만 챙겨서 허리에 둘러 찼습니다.

뺀질이와 뚱이도 필요한 필수품만 작은 가방에 딱 챙겼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나오는길에 각자 자기짐 정리 해서 창문밑 벽에 가지런히 세워두고

창문은 확실히 잠그고 잠금장치까지 했습니다. 화장실문도 정확히 잠겨 있는지

체크했죠. 제가 tv위에 얹져저 있던 리모콘을 가지고 와서 화장실 문 밑부분에

비스듬히 세워 두었습니다. 혹..혹.. 화장실 문이 열리게 되면 리모콘이 넘어지도록 말이죠.

왜 이런 황당한 트랩을 설치했나 하면 그때는 제정신이 아니였고.. 제가 그러고 있는 꼴을

두 눈 퍼렇게 뜨고 쳐다보는 뺀질이와 뚱이도 당연하다는 듯 하는터였으니 말입니다.

우린 후다닥 겁나 빨리 방안을 도망치듯 빠져 나왔습니다. 콘도 정문입구를 벗어나서야

겨우 한숨 한번 내 쉬고 다들 누구랄 것도 없이 담배 한 대씩 뭅니다.

천천히 태우면서 스키장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도로를 터벅 터벅 걸어 갔습니다.

주위는 온통 눈밭이고 세상은 순백색 같은 새하얀 천국이지만 우리의 머릿속은

암흑 천지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타고온 버스를 전면에 두고 섰습니다.

가장먼저 비추는 운전석 자리.. 물론 문은 잠겨 있더군요.

저 녀석들을 이끌고 각 발통위 부분에 흔적이 남아 있는 팥죽같은 자국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미 눈밭위를 달렸기에 흙탕물이 심하게 튀어져 있지만...

그 위쪽으로 여실히 눈에 들어오는 바짝 말라 붙은 팥죽 자국은 말입니다.

  

“봐라. 여기 네 발통마다 팥죽 같은거 뿌렸제? 여기 묻어 있는거 봐라. 물론

먼길 떠나면서 사고 나지 마라고 하는건 있는데. 이건 좀.. 그렇제?”

“이거 아무래도 분명히 뭔가 사연이 있는 버스인 것은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