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 장면을 보면서 알게 모르게 고개를 끄떡였죠. 일단 운전석 앞에 붙어 있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날렸죠. 핑계야 물건 잊어 버린게 있어서 찾아 봐야 한다고..
전화를 받은 사람은 사모쪽이었죠. 차 열쇠 가지고 간다고 잠시 기다리라 합니다.
다행이 점심 시간대라 사람들 다 내려와 있다고 하니 금방 오겠답니다.
일단 사모는 불러 놨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더군요. 뭐라고 운운떼야할지
우리 버스에 붙어 있는 귀신 때문에 혼쭐이 났다. 정체가 몹니까? 이렇게 대 놓고
물어 볼 수는 없지 말입니다. 더군다나 무엇 때문에 이러고 있는지 조차 한심한 생각도 들고
저번에 잠시 이야기 나눌 때 보면 사모도 분명 무언가 알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인데
어떻게 이야기를 유도해야 할지 참 난감한 겁니다.
그렇게 우왕좌왕 하는데 저쪽에서 걸어 오시는 사모님이 눈에 들어 옵니다.
재빨리 동작 멈추고 사모를 반깁니다. 먼저 바쁘신데 죄송하다고 말한 후
잊어 버린 물건이 있어 찾아 봐야 한다고 둘러 댑니다.
“저기 점심 시간인데 식사를 하고 오세요. 그 동안 저희가 찾아 볼께요. 죄송해서.”
“아뇨. 괜찮습니다. 찾아 보세요.”
사모는 우리가 물건을 찾을때까지 기다릴 모양입니다. 하기사 좁은 버스안에서
물건을 찾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테니까요. 우리는 버스에 올라
힐긋 힐긋 하면서 물건을 찾는 시늉을 합니다.
이곳 저곳 뒤져 보고 열심히 시늉을 합니다.
“뭐죠? 잃어 버리신 물건이?”
“아네, 작은 반지 같은 건데요. 이거 한참 찾아 봐야 할 것 같은데요?”(뺀질이)
“그냥 찾고 있을테니 그냥 식사하고 오세요. 저희가 찾으면 바로 전화 드릴께요.”(본인)
사모는 잠시 고민하는 것 같더니 그럼 식사하고 오겠다며 나갑니다.
그 말을 한 저는 아차 싶었죠. 일단 어떻게든 사모쪽에서 말을 유도해 내야 하는데..
사모가 가고 난 뒤 우린 일단 가장 뒷자석에 나란히 앉았죠.
“그러니까. 내가 여기에 앉아 있었고. 그 빨간 점퍼 아줌씨가 이쪽 좌석에 이렇게.. 내가
저쪽을 처다 보는데 그 유리창에...“
전 당시 상황을 세심하게 설명하며 믿기 힘든 그때의 경황을 설명했습니다. 뺀질이는 문제의
자리를 일일이 확인해 보면서 뒤적 거립니다. 의자밑이며 창문틈하고 여튼 혼자 무언가
열심히 움직이더군요. 사실 벌건 대낮이라 아무런 걱정도 없고 말입니다. 박뚱이는 운전석
근처에서 혼자 살피고 있습니다.
“어라?”
전 그러니까 그 대머리 아저씨와 흰점퍼 아줌마(물론 없었던 사람들)가 앉아 있던 옆자리
즉 빨간 점퍼 아주머니 자리를 유심히 바라 보고 있었죠.
왜 자리 뒤쪽에 보면 그물망처럼 부착되어 있는 그거 말이죠. 신문이나 선데이서울 같은
잡지 끼워 두거나 음료수 캔등 쓰레기 같은거 살짝 짱박아 두는곳...
그곳에 불룩하게 나와 있어서 보니 작은 가방이 들어 있더군요.
이거 모르고 여기 두고 내린건가 보네 하고 생각이 들었고 궁금해서 꺼내보고
싶었지만 남의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댈수는 없다라는 도덕적 관념에 포기했습니다.
“이거 부적들이 심하게 많네요.”
제가 뚱이과장쪽으로 가서 보니 역시 이상하게 부적이나 다른 종교적 물품들이 거의 널려
있다시피한겁니다. 기어봉에 염주는 기본이고 가시방 앞부분에 세워져 있는 여러 가지 물건들
전면 유리창 위부분에 붙여 있는 부적 2개. 의자방석도 그 비슷한 것 ‘만’자 문양이고
의자 뒷부분에도 부적이 붙여 있고. 뭔. 완전 도배해놨다 시피 했네요.
한동안 그렇게 이곳 저곳 살펴 봤지만 별다른 소득이 있을리 만무하겠지요.
이런 곳에서 뭔가 흔적을 찾기란 불가능이겠지요. 괜한 호승심에 이끌려 움직이기는 했지만.
답답한 마음은 여전하네요. 아무리 휘둘러 봐도 그 어떤 증상이나 단서가 나올 리가
없었죠.
“여기 있으면 모하노. 전화나 하자.”(본인)
“사모한테 어떻게든 물어 봐야 하는데 말이죠?”(뺀질이)
“그게 좀 그렇네. 여기 다들 놀러왔지. 안그래? 괜한 질문하면 우릴 뭐라 생각하겠노?”(본인)
다들 기운이 쭉 빠집니다. 출발은 의욕이 충만했지만 더 이상 진도가 나갈 기미가 보입니다.
할수 없이 전화 때리고 열쇠 넘기고 다시 돌아 나옵니다.
입이 근질근질 했지만 그 어떤 질문도 던지지 못했죠. 마침 은행팀에서 우리 찾는
전화까지 옵니다. 같이 점심 먹자고.
점심후 또 스키 타러 갑니다. 정말 질리지도 않나. 하루 종일 스키타고 있네..
은행팀의 체력에 감탄을 보내면서 우리도 분위기 맞춰 줄 겸 일단 함께 놀아 줍니다.
모처럼 기분도 내고 하니 벌써 오후가 후딱 지나가버리네요.
대충 저녁 끝내고 나서 커피숍에 모여 수다 떨다 보니 시간은 더 잘 갑니다.
남자들 끼리 모여 술한잔 야기 당연 나오네요. 여자들 피곤하다고 쉬러 간다고 하니
우리끼리 맥주 한잔 하러 가자고 합니다. 물론 거절할 이유도 없고.
여긴 맥주한잔 걸칠만한 호프집이 없습니다. 대부분 나이트 비슷한 춤추고 노는 곳이고..
우리 남자들은 좀 쑥맥들이라 그런 요사까리한 분위기와는 맞지 않아요.
특이나 이때는 스키장 끝물이라 손님들이 대부분 아저씨와 아주머니들만 우수수...
미끈한 아가씨는 눈을 씻고 찾아 봐야 겨우 한두명 눈에 띄는 정도..
그것도 다들 임자 있다고 옆에 놈하나씩 차고 댕기는터라...
조금 점잖게 노는게 우리 스타일이라.. 할 수 없이 맥주와 안주꺼리 잔뜩
사들고 결국 방으로 갑니다. 물론 저희방이 아니고 은행팀방으로 솔직히 저희방보다 훨씬
넓은 방이었거든요. 그러나 다 들어가려면 은행팀 방이 조금 더 편하죠. 그거에는 아무런
이의도 없어서. 우리는 다행이다 싶었죠. 여튼 이놈들은 그 동안 술못먹어 죽은 귀신
들렸나 엄청 먹어 댑니다. 안주도 심심한 오징어포가 대부분인데도 말입니다.
그 와중도 우리 머릿속은 온통 아래층 그러니까 212에 쏠려 있었죠. 점 점 창밖은
깜깜한 어둠 속에 잠식되어 갔고 덩달아 박뚱이의 안면도 슬슬 일그러져 가고 있었죠.
이 친구들 정말 피곤하지도 않나 종일 스키 탄다고 육체적 노동을 과하게 했을 터인데
맥주는 끊임없이 들이켜 되는구나..
그러나 역시 몸이 피곤하긴 피곤한 모양입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드디어 서서히
한 두명씩 방바닥에 쓰러져 가기 시작한 겁니다. 홍만과장은 그 큰덩치로 아랫목에
완전히 뻗어 있었고 멸치 과장은 아직도 캔맥주 홀짝이고 박뚱도 거나하게 취했고
그나마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저하고 뺀질이뿐이였습니다.
“똑똑”
그때 들리는 노크소리...
제발에 놀란 저와 뺀질이는 화뜰짝 놀라 상체를 일으켰죠.
멸치과장이 문을 열자 얼굴을 빼꼼 들이민 것은 배줌마였습니다.
배줌마는 고개를 들이밀고 우리쪽을 처다 보더니 뺀질이를 보면서 말합니다.
“어제 제가 드린 감기약 남으셨어요?”
“네? 넵!!!!!”
뺀질이의 인상이 오만상 구겨졌음을 전 황당하게 처다 보고 있었죠.
그렇습니다. 어제 제가 몸이 아파서 뺀질이가 배줌마에게 받아온 그 약....
물론 그 약은 아래층 212호에 고이 모셔져 있을터였습니다.
초롱양이 몸살 기운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상비약으로 챙겨왔던..
그 약을 달라고 하는 것인데...
다만 너무 놀란 이 뺀질이군이 그냥 다 먹었다고 했으면 됐을 것을...
지딴엔 엉겹결에 댓구 한다고 하는 말이..
“아..아래층 저희방에 있는데....”
아놔.. 이 씬1...X.. 발1...X 쉐1ㄲ ㅣ가... 다 먹었다고 했으면 됐을 것을...
용감하게 방에 있다고 씨부렁 거린 겁니다.
지딴에 말 뱉어 놓고 아차 싶었겠죠..
녀석의 얼굴은 오만상 구겨지면서 지가 뱉은 말에 아마도
평생들어 가장 후회했을 상황으로 남았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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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짱공유 - 무서운글터 : 퍅셔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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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갤 이상하게 변했네 긴글 올리면 다 짤리네 ㅡㅡ
아 개귀찮게 한편인 글을 4번씩 짤라서 올려야된다는게 말이나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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