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리가 머리 속에서 미친 듯이 메아리쳤습니다.

가로등아래 도착하니... 한숨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누구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불, 불있냐?”

 

이게 제가 처음 꺼낸 말이었습니다. 제 라이타는 버스에 떨어 트리고 나왔으니..

뺀질이에게 그렇게 물은 겁니다. 뺀질이가 주섬주섬 호주머니에서 라이타를

건내자 담배 한 대 물고 길게 뿜어댔습니다..등짝이 축축할정도로 땀을 흘려댔습니다.

그 땀이 식어 가면서 엄청난 차가움이 온몸을 휘감아 돌았죠.

이때의 담배맛은 진정 살아났다는 안도감의 맛이었을겁니다.

아. 진정으로 말하건데 이때의 담배맛 때문에 제가 담배를 못 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신이 화끈거리며 머리가 띵한 것이 어질어질했습니다.

다들 깊은 숨만 헉헉 거릴뿐 누구도 쉬이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뚱이는 어디갔노?”

 

먼저 달아 났던 뚱이과장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던 겁니다.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어디에도 모습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도망 갔다손 치더라도 혼자 위쪽으로 갔을리는 만무한데 말입니다.

새벽12시가 넘어 가는 시점이라 사람이라고는 우리말고는 전무한 상태였죠.

슬쩍 사모를 처다보니 많이 놀란 듯 뛰는 심정을 억누르는듯한 모습이었죠.

  

“무슨 일이 있었던 거고?”

“글세. 그게...”

 

분명히 비명소리는 사모님이 질렀던 것 같았는데 말이죠.

뺀질이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사모님을 같이 처다 봤죠.

  

“갑자기. 뭔가 보여서 조금 놀라서...”

 

애써 방금전에 본 장면을 떨쳐 버리려는 듯 말을 얼버무리더군요.

뭐 더 이상 꼬치꼬치 묻지 마라는 식으로 말이죠..

제가 본 것은 엉겹결에 본 것이 아직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그것이 물건을 잘못봤는지.. 아니면 그 장면에서 그냥 시각적인 어떤

착시나 그딴 것 때문에 잘못본 것일수도 있겠다고 애써 생각을 다잡았습니다.

어제의 그 악몽이 또다시 뇌리를 스쳤지만...

도저히.. 납득을 쉽게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죠.

더군다나 시급한 것은 사라진 뚱이과장의 행방이었죠.

  

“올라 가볼까요?”

“그러자..”

“저기...”

“네?”

“가. 가바을 떨어 뜨린 것 같아요....”

 

사모님의 손에 들려 있어야 할 가방이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 온 목적이

아까 부탁 받은 가방을 가지러 온것인만큼...

  

“어디서?”

“글쎄요. 워낙 급한 상황이어서....”

“아까 버스에 올라가실 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럼...”

 

니미.. 으휴... 짐작컨대.. 가방을 버스 안에 두고 오신 듯...

물론 3사람이 다시 저길 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난감하네요... 뭐라 해야 할지...참...

3명은 한동안 얼어붙은 듯 꼼짝을 하지 않고 있었죠..

다시 가야 되냐 말아야 되냐...

쉬이 답을 내지 못하고 있을때였습니다.

저기 멀리서 뭔가 번쩍 하는 것이 눈에 비쳐졌습니다.

심하게 흔들거리는 빛줄기..

그건 이내 손전등의 불빛이란걸 어렵지 않게 알수 있었죠..

일단 사람이 내려 오고 있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뚱이과장 아니가?”

 

주자창으로 가까이 온 사람은 뚱이과장과 한손에 손전등을 든 수위 비슷한

복장의 아저씨 한분이었습니다.

대충 판단이 섰네요. 뚱이과장이 누군가를 불러 온 모양입니다.

아마도 스키장내 안전 요원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애써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 안전요원에게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버스안에 물건을 찾아야 하는데 너무 어두워서 손전등이 있으니 같이 좀 가자고 말이죠.

시커먼 남정네 3명이 그리 말하는 것이 좀 이상한 듯 우리를 번갈이 처다 보더니

쾌히 승낙을 하더군요...

그나마 손전등이 있었고.. 또 아무것도 모르는 아저씨 한분이 가세했으니..

정말 그나마 다시 갈 용기가 조금 생기더군요..

4명이 모조리 버스쪽으로 다시 이동... 다들...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서..

버스에 도착해서 운전석 문열고.. 올라타는 사모님..

그리고 재빨리 가방을 찾아서 나왔습니다...

아무런.. 일 없이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그래.. 아까.. 우리가 워낙,,, 이상한 공포감에...휩싸여서...

집단 트라우마를 겪었던 것일게야...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올라온 우리는 사모님과 헤어졌습니다.

사모는 그때까지 아무런 말도 없었지요..

다시 대합실로 돌아온 우린.. 따뜻한 캔커피 하나 뽑아 들고...

  

“그 버스요... 진짜.. 진짜.. 큰일한번 날것 같은데요...” (뺀질이)

“재수없는 소리마라. 내일모래 그 버스타고 가야하는데..”(뚱이과장)

“니는 내빼는 재주만 있고 다른 사람 걱정 안되더나?”(저)

“그게...”(뚱이과장)

  

사실 가장 멋쩍은 것이 뚱이과장이었죠. 지 혼자 어찌 해보겠다고

도망갔으니.. 지말로는 신고(?)하려고 올라 갔답니다

니미.. 도둑이니? 강도니? 뭘 신고하려는건데? 귀신?

올라가다가 순찰(?) 안전점검중이던 안전요원을 만나게 된거고...

덕분에 우리는 무사히 퀘를 완료 할수 있었지만...

지금도 소름이 쫙 끼치네요..

  

“그럼 아까 신 발 쉐1 끼야. 비명은 왜 지르고 지1 랄했니?”(저)

“아니 내가 질렀어요? 그 아줌마가 질렀지”(뺀질이)

“뭐 땜에 그랬는데?”(뚱이과장)

  

뺀질이도 뭔지 모르겠답니다. 자기는 뒤돌아 서있고 막 버스 불을 끄는순간

아줌마가 비명을 질렀고 자신도 놀라서 그냥 아줌마 감싸앉고

주저 앉은 기억밖에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제가 부르는 고함소리랑 버스가 퉁퉁 울리는 소리(제가 버스 주먹으로 친 것)만

기억난다네요..

그러니까 왜 사모가 비명을 질렀는지는 모른다는 소리였죠..

어렴풋이 제가 본 그것이 원인인 듯 했지만... 저도 너무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긴가민가 했었던터라.. 뭐라고 딱 부러지게 설명을 해 줄수 없더군요.

지금이 겨우 새벽1시 되어 가는데 여기서 잠도 못자고 밤을 새워야 하니..

그것도 환장할 노릇이네요. 즐거운 스키장 MT와서 이 무슨 억한 고생인지..

그렇게 꾸벅 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