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월 중순부터 한 대학가 골목길에 있는
좀 넓은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호프집은 1층에 홀하나 지하에도 홀 하나가 있었습니다.
친구와 둘이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엇는데
지하 홀 오픈 준비와 서빙은 항상 저와 제 친구의 몫이 였습니다.
그런데 그곳만 그런건지는 몰라도 비오는날에는 손님이 많지가 않았습니다.
심할때는 지하 홀에 하루 종일 5~6테이블 받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1층 홀과 연결된 계단과 뒷쪽 골목길로 연결된
항상 잠겨있는 문과 연결된 계단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날이 었습니다.
그날 친구는 사정상 알바를 하루 쉬기로 했었습니다..
그래서 오픈 준비를 저 혼자 하게되었는데
지하로 내려가려는 찰라 주방 아주머니께서
지하에 있는 케챱통을 가져다달라고 하셨습니다..
그것만 가지고 잠깐 올라오면 되는거니
지하 불을 켜지않고 통을 가져가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선반위에 있던 통을 잡는 순간
갑자기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옷이 바닥에 쓸리는 소리와 뭔가 바닥을 살짝 치는듯한 소리
전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아서 얼른 불을 키기위해
몸을 돌렸습니다..
불을 키려면 제 몸은 오른쪽으로 돌아봐야했습니다.
근데 어째서 왼쪽으로 몸을 돌렸는지..
한순간 몸이 굳어져 버렸습니다.
골목길 쪽으로 나있는 계단에서
(그 계단은 약간 가파른 계단이었고 밖은 아직 그나마 환해서 계단 부근쪽은 어느정도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이 너덜거리는 어떤 여자가
천천히 계단을 기어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 모습을보며 몸이 굳어버리는 순간
그 여자는 갑자기 얼굴을 확들면서 저를 똑바로 쳐다보았습니다..
정말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정말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과
머리가 아찔하면서 한순간 정신을 잃는듯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본능적으로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쿵쾅거리며 계단을 내려 오는 소리와 함께
주변이 환해지면서 1층 알바생 두명이
저를 붙들고 왜그러냐고 정신차리라면서 흔들어댔습니다..
전 계속 정신나간 사람처럼 소리를 질러 댔구요...
일단 그둘은 저를 데리고 1층으로 올라갔고
제가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사람들은 요새 일하느라 피곤해서
헛것을 본거일거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으려고 애쓰며 그날은
1층 알바생들이 지하에서 일하고
저는 1층에서 서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정도 후에 전 다시 지하로 내려왔고
그날도 비가와서 손님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저랑 친구는 지하테이블에 앉아서 주방아줌마들이 해주신 간식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고 저는 간혹 오싹오싹하고 소름이 돋는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몇일 전의 일때문에 괜히 그러는거려니..하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저는 콜라를 꺼내먹으려다 지하 냉동실에 콜라가 얼마남지 않는 것을 보았고
친구는 콜라를 가지러 1층으로 잠깐 올라갔습니다..
왜 그때 아무생각도 못하고 친구 혼자 1층으로 올라가게 냅뒀는지.. 정말 아직도 후회됩니다.
저는 우리가 앉아있던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고 몸을 기대고 있는 자세 였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모습이 계단에서 사라지자마자 거의 바로
갑자기 지하불이 탁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기대고 있던 테이블위에서
엎드린채로 고개만 돌려 저를 빤히쳐다보고 있던 그 여자와
눈을 마주쳐버리고 말았습니다..
빨갛게 충혈된 눈..계단을 기어 내려오던 그자세 그대로..
그이후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친구가 콜라를 가지고 내려 왔을때 저는 쓰러져있었다고 합니다.
불이 나갔던 것은 계속 되던 천둥번개와 비때문에 잠시 정전이 되었던거고
바로 불이 돌아왔나 봅니다.
그날 이후 저는 죄송하단 말과함께 당장 호프집 알바를 그만뒀구요
그후 저는 거의 2주동안 이유를 알수없는 두통과 몸의 탈진상태로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어째서 불이 나가버린 상태에서 그여자의 얼굴이 보였는지
그건 알수가 없습니다...아직도 그때 생각만하면
몸에 힘이 쫙빠지면서 소름이 돋고 무서워서 울어버리고 싶을때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여자는 아직도 그 호프집 지하 홀에서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쳐다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전 다시는 그 근처에 갈 생각은 하지도 않게 됬습니다..
모두 비오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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