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5학년인가 6학년때 겪었던 이야기다.

그때 나는 몸이 엄청 약했기 때문에 학교를 안 나가고 쉬고 있었다.

평일인데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친구도 별로 없었다.

어느 날, 평소처럼 열 때문에 방에서 누워 있었는데,

거실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쇼핑하러 나갔고, 혹시 아버지가 온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무거운 몸을 움직여서 거실로 가보았다.

그런데 거기에는 머리가 좆나게 큰 할아버지가

소파에서 멋대로 쉬고 있는 것이었다.

깜짝 놀랐지만, 친척이라고 생각하고

[저기 누구시죠?] 라고 물었지만,

[아....] 라든가 [응...] 이라고만 대답했다.





우선 어머니가 올때까지 손님을 대접하려고 갑자칩과 보리차를 꺼내왔다.

하지만 내 몸상태가 상태인지라, 할아버지에게

[저기, 제가 몸이 안 좋아서 그런데요. 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잘 부탁드릴게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자기 시작했다.

그런데 10분도 안되서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갔다 왔어~ 그나저나 몸은 어떠니?] 라고 말하길래,

그냥 아무 생각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정말 몸이 가벼운 것이었다.

열도 내려가 있었고. 거실에는 텅 빈 컵과 빈 과자 봉지만 있었다.

이때의 일을 아내와 어머니에게 이야기해도 믿어 주지 않지만,

그 할아버지의 목소리와 얼굴, 그리고 커다랗던 머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이제 곧 자식이 생기기 때문에, 본가에 들렀을 때 기억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