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형이라도 선고받고, 내 남은 삶을 끝냈으면 좋겠다. 홀로 남은 남편은 나를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없었으면, 가족은 행복했을 것이다. 나는 켄지의 집에 가기로 했다. 부디 나를 죽이길 바라면서.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나에게 몇번이나 사죄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내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마지막으로 여친을 보러 가기로 했다. 그녀는 자고 있었다. 어제 병원에 옮겨지고 나서 쭉 자고 있었다. 방에 있는 것은 두 명뿐. [고마워..] 방을 나오려는데, 여친이 내 손을 잡아 당겼다.
수개월이 지나고, 소미의 기일에 맞춰서 그 집을 찾아갔다. [모처럼 와 줬구나. 요리를 시켰으니까 괜찮다면 먹고 가.] 빨리 돌아가고 싶었지만, 모처럼 온 거라서 먹고 가기로 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어느새 밤 12시가 되어 있었다. [오늘은 시간이 참 빨리도 가지? 괜찮다면 하룻밤 자고 가.] 나는 왠진 모르지만, 돌아갈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말이 참 고마웠다. 그 날밤에 꿈을 꾸었다. 사방이 온통 꽃이 피어 있는 곳에 있었다. 언덕 위에 네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날 부르는 것 같길래, 언덕으로 올라갔다. 언덕에는 사이 좋은 가족이 있었다. 한 사내아이가 내게 다가왔다. 아이의 얼굴에는 생기가 없었다. 그 사건이 없었다면, 분명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기분이 우울해졌다. 내가 이 아이의 시간을 빼앗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자아이가 내게로 다가왔다. 아이는 웃고 있었다. 웃는 얼굴을 보자, 조금 전까지 우울했던 기분은 어딘가로 사라졌다. 아이는 내 손을 잡았다. 가족은 모두 웃고 있었다. 아이의 손은 매우 따뜻했다.
나는 남편에게서 아침 식사도 대접받았다. [어제 이상한 꿈을 꿨어.] 나는 꿈 내용을 묻지 않았다.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나야말로 고마워.] [그.. 괜찮으시다면 내년에도 와도 될까요?] [그리 말하니까 참 기쁘구나. 언제든지 환영하니까, 내년에도 와.] 나는 집을 나섰다. 또 그 꿈을 꾸고 싶었다.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꿈. 어쩌면 이런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낸 망상일지도 모르지만.. 내년에는 여친도 데려오자, 분명히 여친도 좋아할 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왠지 모르게 빨리 집에가고 싶었다. 집에 도착하니까, 자동 응답 메시지가 1건 있었다. 메시지가 흘러 나왔다. 그때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병원에서 여친의 부모님을 만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여친이 운전하다가, 맞은 편에서 오던 승용차랑 부딪쳐서, 지금 수술중이라고 했다. 몇 시간이 지나고, 수술실에서 나온 여친 곁에는 간호사와 의사가 있었다. 여친에게는 다리가 없었다.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병원 화장실에 가서, 얼굴을 씻고 거울을 보았다. [안녕. 살인자.]
마지막이 좀 헷갈리네 ㄷㄷ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