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본인의 말이 아닌 다른사람의 잡담이야기는 이야기의 길이가 너무 긴 관계상 적절히 자릅니다.
※글 본인의 말은 보라색으로 해놓겠습니다.그부분만 보셔도 무방해요~)
+1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32:17 ID:XpFruier+ac
인증코드 이렇게 쓰는 거 맞던가...?
여튼 스레딕 오랜만에 오네. 괴담판 평소에 눈팅하다가 오랜 고민끝에 쓰게 됐어.
스레 제목보면 알겠지만 내 주위에 한 명, 기묘한 친구가 있다.
기묘하다곤 했지만 그 친구의 생김새 자체는 그럭저럭 평범해.
외모 특징을 딱히 집어서 말할 건덕지가 별로 없는 아주 평범한 아이다.
지금 푸는 건 사실 자다 깨서 잠이 안 와서다.
(이제부터 친구를 W라고 할게. 참고로 이름의 스펠링은 물론 아무런 연관이 없는 알파벳이다.)
2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32:49 ID:XpFruier+ac
앞서 말해두겠음. W와 내 다른 친구들은 아무런 접점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거다.
그리고 나는 요새는 보이지 않게 된 W, 이 아이 때문에 대략 난감하다.
왜 난감한지는 후에 서술할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W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간략히 풀고 싶어서다.
나 혼자 썩히기엔 너무 그래. ...좀 그래.
3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00:33:40 ID:uokFZwtcK4Q
풀어봐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34:23 ID:XpFruier+ac
쓰기 전에 W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두겠다.
키는 대략 160 전후고 단발머리를 한 여자아이다. 자주 입는 옷은...
사실 교복 입은 것만 봐서 잘 모르겠어.
사실 나는 W가 사복을 입은 것을 본 적이 없다.
같은 학교가 아닌데다가 만나는 시간도 저녁이다. 뭐 여기까진 보는 너희들도 이해가 가겠지만,
공휴일이나 일요일 낮에 봐도 이 녀석은 교복을 입고 있다.
5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35:04 ID:XpFruier+ac
이유를 물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전에 농담으로 "넌 옷이 교복밖에 없냐?" 하고 물었을 땐 슬쩍 보더니 대답조차 안 해주더라.
6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36:03 ID:XpFruier+ac
뭐, 아까도 말했지만 생김새는 어디서나 있을 법한 그런 평범한 여자아이야.
...물론 생김새만.
여담인데, W에게 남친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있어도 안 될 것 같어... ... 사담은 여기까지 할까
7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37:05 ID:XpFruier+ac
일단... 이 기묘한 녀석과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음.
나만 기억하고 있기엔 조금 아까운 감이 있어서 푸는 거야
...나와 W가 처음 만난 날은 대략 2010년도, 그러니까 재작년 5월 경이다.
만난 장소는 사람이 별로 안 다니는 시내 밖에 있는 한적한 공원이었다.
우리 집에서 대략 1시간정도를 걷거나 해야 갈 수 있는 먼 거리지.
(지금은 사정으로 인해 폐쇄되었다고 들었는데, 이 또한 W에게서 들었다.)
8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37:45 ID:XpFruier+ac
아 참, 작성시간이 빠른 건 미리 써둔 게 몇 줄 있어서 그래. 음... 이제부터 느려질지도 모르겠다.
9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41:05 ID:XpFruier+ac
나는 이 날 별 생각없이 약간은 중2적일 수도 있는 생각에 빠져있었다.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곳에서 노래를 들어보자! 라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어버린 거다.
심히 음산한 그 공원은 근처를 지나치던 나를 왠지 모르게 설레게 했고...
조금 낡아서 삐걱거리는 의자 근처에 나는 앉아 있었고, MP3로 좋아하는 노래 들으면서 사색...
은 무슨 그냥 멍때리고 있는데
10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44:05 ID:XpFruier+ac
저 멀리서 누가 걸어 왔다. W였다. W는 그때도 교복을 입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징하다.
당시엔 내가 모르는 교복이어서 그 교복이 눈에 익고 W와 말을 트기 전까지는 볼때마다 갸웃했다.
그렇게 내 근처까지 사뿐한 걸음으로 온 W는 대담한건지 뭔지 겁나 시크하게 내 옆에 앉았다.
나는 이때만 해도 얘가 왜 이러는지 알 턱이 있나, 어, 어...? 하면서 떨떠름해 했지.
마치 좋은 것이라도 발견했다는 얼굴로 말이다.
11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47:17 ID:XpFruier+ac
왠 여자애지... 하고 머리 위에 물음표가 한 열 개 정도는 뜬 느낌에 사로잡혀서
말을 걸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고 있을 때,
W가 새색시마냥 새초롬하니 입을 열었다.
난 (멍청하게도) 얘가 나한테 호감을 가져서 온 줄 알았는데...
바로 표정이 싸악 굳더라.
12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48:54 ID:XpFruier+ac
"왜 온거야."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었다.
아, 분명 묻는 어조가 맞는데 말끝이 올라가지 않아서 얘가 나한테 물은건가? 하고
한 3초 정도는 속으로 읭? 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세요...
13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52:39 ID:XpFruier+ac
하지만 나는 그 때 수줍음도 뭣도 없는 겁대가리를 미아로 만든 용감한 고딩이었다.
"오면 안 되냐?"
하고 반문했는데, 냐, 자가 끝나기도 전에
"왜 왔어."
...다시 추궁당했다. 솔직히 이 때 진짜 묘하고도 골때렸다.
생각해봐. 왠 교복입은 여자애가 무뚝뚝한 표정을 지은 채 갑자기 와서 옆에 앉더니 왜 온거냐 묻는데 내 말은 듣지도 않아!
난 골때리는 느낌을 전신으로 체감하면서 대답했다.
14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54:13 ID:XpFruier+ac
"...사람 없는 데서 노래듣고 싶어서 왔는데....요 "
쪽팔리지만 정말 저렇게 대답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어째서인지 모를 W의 위압감에 조금 움츠린 채로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듣자마자 W는
"오지 마. 정 오고싶거든 입구 앞에서 기다려."
15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56:10 ID:XpFruier+ac
왜, 라고 묻기도 전에 W는 노려보면서 말했다.
"참, 다행이네. 너 지금 다친 곳 없지. 운 하나는 지랄맞을 정도로 좋구나. "
진짜 비꼬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은 하도 뇌리에 깊게 박혀서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
난생 처음보는 여자애한테 지랄맞단 소릴 들을 정도로 천방지축도 아닌데 말이다...
16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58:26 ID:XpFruier+ac
"여기 위험해. 안내해 줄게. 언제 나갈거야."
분명 친절한 말일텐데 말에 가시가 돋혀 있었다. 묻는 억양이 분명한데...
엄청 딱딱한 말투에, 태도도 변함이 없고... 보기엔 평범한 애가 그러니 더 기괴했다.
17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0:59:28 ID:XpFruier+ac
W의 말에는 가시 말고도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했었고,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묘하게 욱했던 것 같다.
내가 알아서 나간다고 하자 W는 뺨이라도 한 대 때릴 기세로 날 무진장 째려봤다.
물론 말도 했다.
"여기 오는 들짐승들 발목 자르려고 덫이랑 올무 놨어. 너도 발목 잘릴래."
라고.
18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01:32 ID:XpFruier+ac
"발목 뼈 자르는 건 그렇게 안 어려워. 몰랐지. 그러니 여기서 나가."
하도 임팩트가 큰 그 말을 듣는 순간 피가 싹 가시는 게
아, 이 년 미친년인갑다... 하고 등골이 오싹한 거야; 막 한순간 움찔거림
잘 나돌아댕기는 동물들 발목을 왜 자르는 거냐, 왜!
19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05:24 ID:XpFruier+ac
그리고 W가 손가락으로 어딜 가르키는데,
자세히 보니까 진짜 잔디 사이사이로 날카로워보이는 쇳줄이 드문드문 있는거야;
쇳줄만 있음 반이라도 좋았지 쓔ㅣ발 거기 근처에 널부러져있는 동물 발? 육구라고 하지?
찌그러진 육구가 붙어있는 발이랑
다른 델 돌아보니까 바싹 잘렸는지 존나 긴 거무칙칙해진 더러운 꼬리랑 반쪽이 부러진 가위도 같이 보였다;
W가 중얼거리길
"...도 잘...어야 했... 참, 아깝다."
라고; ...잘 안들리는데 분명 뭔가를 잘라야 한단 소리였을 걸...ㅜㅜㅜㅜ
공원 들어오기 전까진 내가 멍때리고 있어서인지 하나도 안 보였는데 진짜 무서웠음;
난 이때 겁을 왕창 퍼먹고 속으로 으어어 거리면서 바로 내보내달라고 했지;
20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06:33 ID:XpFruier+ac
W는 날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힘 엄청 세드라 나 진짜 한순간에 훅 들렸음. ㅇ<-<
"이제 알았지. 다음에 오거든 입구에서 기다려."
"어, 어어;;; "
물론 나는 속으로 이제 다신 안 올거다 미친 씨밤 하면서 나왔지;
21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07:36 ID:XpFruier+ac
아, 맞아
그걸 다시 생각해보면 분명 동물학대지만
내가 W의 입장이었으면 나도 동물을 죽여버리고 싶었을 거다.
22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11:23 ID:XpFruier+ac
그 사정과 멘붕도 나중에 한꺼번에 설명하고...
뭐 스펙터클한 첫만남 이후에, 며칠 지나고 나니 그 때의 공포감은 떨군 아이템 증발되듯 사라졌음ㅋㅋㅋ... 미쳤지 내가
왠지 W가 뭔지, 왜 그러는지 겁나 궁금해지는겨; 그래서 이번엔 W가 말한대로 공원 입구에서 기다렸다.
근데, 이때도 내가 뭔 생각으로 공원에 갔는질 모르겠다.
왜 그랬을까...
23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13:47 ID:XpFruier+ac
공원 입구는 세 군데 있다.
한 곳은 정문인데, 주변에 나무가 우거진 모양이다.
음산해서 진짜 정문인지 헷갈릴 때가 있었다.
다른 한 곳은 뒷문인데 이 곳은 녹슨 철문에 마찬가지로 녹슨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있다.
한 마디로 못ㅋ 들어가ㅋ
마지막 한 곳은 ...
근처에 무슨 집 같은 건물이 있는데 나는 그때 그 건물을 대략 관리사무소 내지는 화장실 건물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24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16:05 ID:XpFruier+ac
정문에서 기다리니까 역시나 교복을 입은 W가 왔다.
" 할 일이 더럽게 없나 보구나. 공부나 할 것이지. "
...이 망할 년이 정곡을 확 찌르더라...
이렇게 아픈 말은 2010년 들어서 살 빼라 이후로 처음이었어;
25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01:17:12 ID:2xHTqVyjjDA
흥미롭다!
26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18:00 ID:XpFruier+ac
W는 나더러 별난 놈이라 했다.
그 말 그대로 돌려줬다. ㅋㅋ.......ㅅㅂ...
27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20:39 ID:XpFruier+ac
아... 씨바 다시 떠올리니 좀 많이 역겨운데,
공원 중턱... 그러니까 저번에 앉았던 의자와 그 근처에 빵과 육포를 찢어 뿌린 듯한 부스러기가 잔뜩 있었다.
그리고 배가 세로로 갈라진 개가 세 마리. 비둘기(로 추정되는 새) 몇 마리가 널부러져 있었다.
28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23:15 ID:XpFruier+ac
>>25
고마웡. 반응해주니 기쁘다. 조금 피곤하지만 조금만 더 풀다가 갈게
29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01:24:48 ID:XpFruier+ac
난 그렇게 비위가 좋지 못해.
보자마자 토할 거 같아서 허릴 낮추고 무심결에 W의 어깨를 잡았다.
잡은 어깨는 생각보다 작았다. 얼결에 보였는데 조끼 안 쪽에 입은 건 와이셔츠가 아니라 목티였다. 5월이었는데도 그랬다.
하긴 5월이라도 춥다면 추운 거니까... 그리고 목티를 입어도 되는 학교가 있다 들은 적이 있어서 당시엔 별 신경을 안 썼다.
그런데 잡자마자
너무길어서 나눠올린다
아참,
출저 - 무늬만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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