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05:56 ID:XpFruier+ac
W는 이제 별 일 없으니 빨리 돌아가라 했다.
겨울에는 산을 돌아다니기 더 힘들어 져서 누구를 데리고 돌아다닐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산은 지형이 험하진 않지만 길을 헤매이기 딱 쉬운 구조였다.
(W도 가끔씩 산의 지형을 헷갈릴 때가 있어 보였지만 한 번도 헤맨 적은 없었다.)
그래도 W에게 있어서 다행인 건 구덩이의 내용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럼 언제 올까, 하고 짤막하게 물었지만
"말했을텐데. 이제 오지 마. 노는 걸로 보이나. 장난으로 보이나.
아니니까 안전하기 짝이 없는 너네 집에 있어. 돌봐주는 사람 품에서 잠이나 자."
라고(더 있었다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말했다.
솔직히 상처입었다.
189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2:09:19 ID:0vDCrkR8zoM
스레주가 여자라는게 공포
190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10:39 ID:XpFruier+ac
...어느때부터인진 몰라도
W는 내가 반쯤 흥미삼아 자신을 돕고 있다는 걸 눈치 챈 것 같았다.
아마 그것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겠지.
191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2:10:57 ID:0vDCrkR8zoM
오후에 같이 스레달렸었는데 지금도 실시간이라니 행복하군ㅋㅋㅋㅋ
중간에 사라지지만 마라 ㅠㅠ
192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2:12:39 ID:KPxd8+dFFv2
무튼 듣고있어 스레주 열심히 썰 풀어줘~
W가 하는 행동의 정체가 궁금.... ㅠㅠ
193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12:42 ID:XpFruier+ac
>>186,187,189
아니, 대체 왜...?
194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15:34 ID:XpFruier+ac
...어쨌든 계속 풀어달라니까.
W는 자신이 하는 건 절대 장난이나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고 하며 성질 부렸다.
그 중에서 또 기억에 남는 말이, "돌봐주는 사람에게 감사하면서 살아." 랑,
"사람의 새끼는 이래서 도움이 안돼"...
195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2:17:51 ID:BpF4B2oKii+
나도 잘 보고 있어. 레주~
196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18:52 ID:XpFruier+ac
그 말에 또 욱한 나머지 그럼 W 넌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데, 하고 꽤 크게 소리쳤다.
W는 도움따윈 이제 필요 없다며 집으로 가라고 했다.
...
나중에 알았지만
이건 W 나름의 최선의 배려였단 걸 왜 내가 그땐 몰랐을까.
197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21:56 ID:XpFruier+ac
난 꼴사납게 그럼 혼자서 잘해 봐, 라고 있는대로 성질 부리며 뛰쳐나가듯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할 당시엔 얼굴이 다 흉해질 정도로 훌쩍대며 왔다.
할머니는 어디서 쳐자빠졌나 하고 내 머릴 후려갈겼다.
198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2:24:56 ID:9HHNmqlvPtU
보고있다^*^ 레주가 여자라니 왠지 반전ㅋㅋ
W라는 그 아이, 뭔가 사람이 아니라 짐승같은 느낌이야.
동물을 직접 사냥해서 먹는다거나 너한테 자기가 사냥한걸 먹으라고 선물해 줬던것도...
그거 고양이가 자기가 좋아하는 상대에게 선물하는 방식이거든.
실제로 내 친구는 길냥이 키우는데 얘가 어느날 목만 뎅겅 있는 쥐를 선물(...)해줘서 식겁했다고...
그렇다고 안받으면 할퀴고 화내고 그런다더라구. 성의를 무시했다고 여긴거겠지.
W가 그런행동을 했다는 거에서 야생의 짐승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섬찟했어
199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26:29 ID:XpFruier+ac
그 날 나는 훌쩍거리면서 저녁도 거르고 이불 속에서 내내 울어제꼈다.
배신감도 들었고, 그간 했던 일이 전부 장난으로 취급되는 건 ... 너무 싫었어.
200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2:29:47 ID:XpFruier+ac
>>198
... 음, 일러두겠다. W는 산의 동물을 사냥해서 먹는 게 아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거지만 얻는 루트가 따로 있는 듯 하다.
나에게 고기를 먹여준 것도 호의라면 호의겠지만 악의도 다분히 섞여있는 걸 알았다.
나중에 물어봤더니 그 고긴 뱀고기였다. 난 뱀이 싫어...
야생의 짐승과 혼자사는 인간이 섞이면 저렇게 되나? 하여튼 레스 고마워.
201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32:45 ID:XpFruier+ac
그리고 1주일간 그 일로 굉장히 울적해져 있던 나는 동상을 봤다.
할머니가 어디서 가지고 왔냐고 몇번이고 물었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게 유일한 W와 나의 접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202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36:25 ID:XpFruier+ac
겨울이 다 되도록 별 소식도 없고, W의 일에 신경을 죄다 쓰던 나는 결론적으로 예전보다 훨씬 음침해졌지.
친구라곤 한 명도 없던 그 시기가 내 인생의 흑역사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내가 하도 불상을 쳐다보고 있자
결국 할머니가 불상을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버린 날엔 거의 발작하다시피 했었다.
204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38:59 ID:XpFruier+ac
결국 그날 잔뜩 혼나고 잠든 밤
꿈에 W가 나타났다.
정말 제멋대로라고, 결국 내 말은 하나도 안 들어주고 못되게 굴면 혼내줄 거라고.
말은 이랬지만 묘한 상냥함이 있었다.
206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41:26 ID:XpFruier+ac
그리고 그 날 아침 내 방 책상 위에 불상이 놓여져 있었다.
아무래도 할머니가 지치셔서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이지 싶었어.
나는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겼다.
예전처럼 잘 지내고 있으면 왠지, 어느날 갑자기 W가 짠 하고 나타날 거란 막연한 기대감.
208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44:34 ID:XpFruier+ac
기말고사 시즌, 겨울방학이 지나고 새학년이 되었다.
나는 할머니의 등을 보았다. ...작았다.
이때까지 날 도맡아 키워주신 분인데, 아무것도 못 해드렸는데, 어느날 홀연히 돌아가시면 어쩌지, 하고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나는 그 해 들어서 처음으로 스스로 공부를 시작했다.
W에 대한 건 잠시 접기로 했다. ...솔직히 저번의 꿈의 영향이 컸다.
211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48:45 ID:XpFruier+ac
공부를 열심히 하니 선생님들도 관심을 가져 주고, 새 친구들도 무난히 사귀고,
중간고사 볼 때쯤엔 성적이 무진장 올랐다. 내 성적표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그 때쯤 다시 생각해보니 W는 날 진짜로 걱정해 준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무지 좋았으니까...
214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51:13 ID:XpFruier+ac
그렇게, 5월 말이 되었다. 시점으로 치면 작년 5월 말이네.
할머니가 갑작스레 독한 감기에 걸리셨고, 나는 그 때동안 만이라도 수입을 대체할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던 차였다.
W에 대한 건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떠오르지도 않고, 떠올려도 인상만이 흐릿하게 생각날 정도였다.
그러고보니 난 한번도 W에게 내 이름을 가르쳐 준 적이 없었다.
215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53:24 ID:XpFruier+ac
다음에 만나면 이름을 가르쳐 주자고 생각했다.
이름 말고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도 생각했다.
그래, 이 때가 되서야 난 W를 진짜 '친구' 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216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54:58 ID:XpFruier+ac
흥미의 대상도 위험한 놀이의 동반자도 아닌 보통의 친구 말이다.
전처럼 억지로 W의 일이 궁금하다 해서 파고 들고 개입하려 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W도 실은 그걸 알고 있지 않았을까.
217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56:52 ID:XpFruier+ac
다시말해보자면 그 때의 아르바이트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 게 아닌,
일을 하면서 대인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 기점이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는 고작 일주일 만에 끝났지만, 얻은 것은 많았다.
W가 나타나길 강박적으로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홀가분했다.
218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2:57:10 ID:17QtZzKkoSw
W 는 들으면 들을수록 궁금하네 눈도 오는데 뭐 할까
219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2:58:06 ID:XpFruier+ac
하지만 그런 내 안일한 생각보다 당시의 W는 더 위험한 녀석이었고, 동시에 위험에 처해 있는 존재였다.
왜 나는 그 때 W가 어린 여자애에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천애고아였음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걸까. 정말로 바보다.
220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3:00:51 ID:XpFruier+ac
11시네.
어쩔까. 원래라면 이 시간에 자는데 ... 이후가 궁금해?
사실 오늘 들은 것과 본 것들 때문에 그닥 제정신은 아닌 것 같다.
W는 괜찮을 거다. 재작년도 작년도 괜찮았고 ... 라고 막연히 믿고 있다.
다만 이번처럼 연락도 전언도 뭣도 없이 갑자기 증발해 버린 터라 난감한 거다.
물론 걱정은 하고 있다. W도 여자애니까.
221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3:02:51 ID:tNbjgrUEsJg
계속 듣고싶지만 스레주 자는게 좋겠다. 아까 좋지 못한것도 봤고....
222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3:03:40 ID:17QtZzKkoSw
>>221
동감해 스레주 무리하지마!
223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3:04:24 ID:KPxd8+dFFv2
그래그래 아쉽지만 ㅠㅠ ㅋㅋㅋ
스레주 수고했어 썰 푸느라!
224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3:05:12 ID:AZJZtTBVwrA
수고했어 스레주 잘자!
225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3:07:58 ID:q4bMdWBiBlY
수고했고 좀 쉬어~
226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3:08:22 ID:XpFruier+ac
스레더들 땡큐... 상냥해...
잘못하면 아마 내일도 불려갈지 모르겠다.
W랑 잘 지내던 건 나 뿐이었으니 계속 불리겠지 아마...
궁금한 거 있으면 얼마든지 써 줘.
되는대로 답변해 줄게.
227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7 23:10:29 ID:XpFruier+ac
그리고 스레더들도 잘 자고. 불금이지만
그럼 바이~
228 이름 : 이름없음 : 2012/12/07 23:15:04 ID:17QtZzKkoSw
잘자!!
233 이름 : 이름없음 ◆YEajIY0C7g : 2012/12/08 13:37:14 ID:KAdQdiuyLLQ
...스레주다
원래 꿈 잘 안꾸는데
대단히 불편한 악몽을 꿨다
W가 나오거나 그에 관련된 내용은 아니지만 깨서도 속이 울렁거리는 걸 보니 컨디션이 망한 거 같음
점심도 물건너 갔네... 묘하게 밥을 자주 거르는 것 같다
그리고 또 연락이 왔었다. 3시에 나와보래
갔다오면 마저 풀든가 할게
점심은 챙겨먹어라... 나처럼 빌빌대지 말고
출처 - 무늬만토끼
잘보고있어 스레주!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