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쥰도 문제지만 신이 가장 크게 벌을 받을 건 분명했다.

진 [제발 도와줘요! 경찰이잖아요!]

그 말에 경관은 조금 쓴 웃음을 지으며,

경관 [너희들, 초등학생이지? 이런 일은 부모님과 상의해야만 해.]

그렇게 당분간 실랑이를 벌이던 중 경관이 말했다.

경관 [그럼 너희들 담임 선생님 성함은 뭐야?]

우리에게 있어서 부모님 못지 않은 위협이었다.

경관은 우리들의 부모님이나 책임자에게 이야기를 들어야 된단 입장이었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부모님이나 담인은 벌을 주는 존재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리 마음속에 눈앞에 있는 경관에 대한 불신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으면 결국 부모님에게 들킨다...라는.

이 경관은 우리 이야기를 믿지 않은 거 같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이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구하고 있는 부모님이니 담임이니 하며 말만 돌리고.

[중년 여자] 에 대한 증거로 사진까지 가져왔건만...

나는 경관에게 한번 더 사진을 꺼내보이며 말했다.

나 [개를 이렇게 잔인하게 죽이는 여자라구요!]

그러자 경관은 잠시 침묵하더니 뜻밖의 한마디를 꺼냈다.

경관 [뭐? 이게 개라구?]

우리는 깜짝 놀랐다. 이 사람, 무슨 소리를 하고 있냐 싶어서.

경관은 계속해서,

경관 [아니, 너희를 못믿는 게 아니야. 좀 더 자세히 알려줘. 여기가 머리?]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몰랐던 것 같다.

나는 해피의 사진을 가리키면서

나 [그러니까....]

설명을 하려 했지만 그 순간 말문이 막혔다.

확실히 이 사진은 객관적으로 보자면 개 시체로는 안보일지도...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갈색으로 변색된 뼈와 듬성 듬성 남아 있는 털.

우리는 해피가 죽은 다음 날 모습을 봤기 때문에, 부패가 진행되었어도

원래 모습을 알 수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너덜거리는 걸레 정도로 보일 것이다.

나는 다른 사진도 냉정하게 살펴봤다.

나뭇판에 새겨진 저주의 글자, 여자애 사진에 박힌 못.

어떤 것도 [중년 여자]와 연결시키긴 어려웠다.

혹시 경관은 어린애 장난으로 생각해서 부모님이나 담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건가?

나는 이대로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나 [분명히 부모님한테 연락할 거야.]

나는 진에게 작게 속삭였다.

진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턱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그리고 다음 순간 진은 갑자기 바깥을 향해 달려나갔다.

나 역시 그를 따라 파출소를 빠져나갔다.

뒤에서 경관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우리는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달렸다.

경관은 결국 뒤쫓아오지 않았다.

아마도 장난을 치러온 꼬마애들이 거짓말을 들통날 것 같아서 도망친 것이다.

...라고 생각한 것 같다.

우리는 경관이 뒤쫓아 오지 않은 걸 확인하고 골목길에 앉아 향후에 대한 일을 논의했다.

나 [지금부터 어떻게 하지?]

진 [...그게....]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마지막 비장의 카드였던 경찰의 도움은 소득도 없이 사라졌다.

이걸로 전부 해결된다. 그렇게 믿고 있었기에 충격도 컸다.

나 [이대로 가면 그 여자한테 집주소도 들킬 거야...]

나는 무서웠다.

진 [....당분간은 그 여자랑 마주치지 않게 주의해야 해...]

나 [이제 무리야! 쥰의 학년이랑 반까지 알고 있으니까 우리도 들키는 건 시간문제라구!]

진 [하지만 그 여자,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할 생각이 진짜 있을까?]

나 [뭐?]

진 [일전에 우리들 그 여자랑 만났잖아. 만약 뭔가 할 생각이라면 그 때 했을 거야.]

나 [......]

진 [거기다...산에는 우리들을 저주하는 건 안 보였잖아?]

나 [......]

분명 산에 갔을 때 우리들에 대한 저주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비밀 기지는 부셔버렸지만.

여자애에 대한 사진이 늘어나긴 했지만...

우리들...특히 이름까지 들통난 쥰에 대한 저주도 안보였다.

나는 내심 반론하고 싶었지만,

그와 동시에 진의 말처럼 [중년 여자]는 분명 우리에 대해 잊어버린 게 아닐까.

...제발 그래줬으면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진 [우리를 진짜 원망하고 있다면 뭔가 반응이 있어야 되잖아.]

그렇게 말하며 나를 안심시키려 했다.

진 [학교 근처에 돌아다니는 것도 우리가 아닌 사진의 여자애를 찾는 걸수도 있어.]

나 [...그럴까...]

나는 진의 말을 듣고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