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이라고 신여사는 믿고 있다.
밤만 되면 술을 먹고 들어와 온 집안을 북새통으로 만드는 바람에
승철이가 어디 제대로 공부나 할수 있겠느냐 하는 생각이었다.
생각다 못한 신여사는 아들이 공부에 열중할 수 있도록 삼천동 언덕에
깨끗한 방을 하나 얻었다.
간단한 가재도구와 이부자리를 새로 구입해 가져다
놓으며 신여사는 올해는 아들 승철이가
꼭 대학에 들어가게 해 달라고 마음 속으로 기도했다.
일주일이 지난 뒤 신여사가 아들의 자취방에 들렀을 때 아들은
외출중이었다.
신여사는 방청소나 해줄 생각으로 이불을 개다가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
여자의 머리카락 몇가닥을 발견했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들아온 신여사는 며칠 후에 다시 아들
자취방을 찾았다.이번엔 긴 머리카락이 방바닥 뿐만 아니라
이불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있는게 아닌가,
막 산채에서 돌아온 아들 얼굴이 그날따라 수척하게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신여사의 발걸음은 한없이
무거웠다."수철이가 여자를 알게되었나? 혹시 동거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하늘이 노래졌다.
오늘 밤 불시에 찾아가 이것들 끝장을 보리라고 마음먹었다.
저녁을 먹는둥마는둥 한 채 밤 열한시가 되자 신여사는 집을 나섰다.
삼천동 비탈을 오르는데 분한 마음에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살그머니 한옥의 문을 열고 아들의 자취방 앞에 섰다.불은 꺼져 있었다.
아들의 신발만이 덩그러니 달빛아래 놓여 있었다.
"휴우..."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돌아서려는데 방안에서 아들 승철이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아...행복해.아...아...좀 더."
신여사는 눈이 뒤집힐 것 같았다.두 번 생각할 것도 없었다.
방문을 벌컥 제치며 소리쳤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것들이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거야!"
순간 방안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본 신여사는 까무러칠 뻔했다.
이불 속에서 수백가닥의 머리카락이 나와 아들의
몸속에 박혀 피를 빨아내고 있었다.
달려 들어가 불을 켜고 바라보니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렷고
앙상한 뼈만 남은 아들이 이불을 반쯤 덮은 채 헐떡거리고 있었다.
신여사는 이불을 걷어내 이빨로 물어 찢었다.
이불 속엔
하얀 솜 대신 검은 머리카락이 가득채워져있었다.
아직 식지 않은 피를 가득 머금은 채......
하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