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갑자기 어제 쓰려던 것이 생각나서 씁니다..하하. 나이 먹으니 기억력이;;
제가 중1 때의 일입니다.
여름방학 전의 1학기 기말고사였는지
여름방학이 끝난 후의 2학기 중간고사였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어쨌든 낮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구름이 많이 껴서 어두컴컴한 그런 날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교실이 그렇듯이
저희 학교 교실 구조도
교실과 복도 사이에 벽이 있고 그 벽에는 복도와 통하는 창문들이
줄지어 나 있었습니다. 물론 운동장 쪽으로도 창문들이 있었고
복도에도 학교 바깥을 향해 창이 나 있었지요.
그날의 마지막 시험인 수학시험을 보고 있을 때였다고 기억합니다.
시험이 거의 끝나기 직전, 갑자기 3분단 끝부분 쯤에 앉아있던
여자애가 조그맣게소리를 지르더니 그 주변의 여자애 몇명도
같이 입을 막으며 비명을 질렀는데 때마침 시험 종료를 알리는 방송이 나와서
선생님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왜?왜?하고 물어봤으나 여자애들이
대답이 없자 그냥 답안지를 걷어서 나가버리셨습니다.
선생님께서 나가고 난 이후에 다른애들이 엎드려서 울고 있는
여자애들한테 다가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처음 소리를 지른 아이가 시험을 다 보고 할게 없어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하고
엎드렸는데, 복도쪽으로 나 있는 창문으로 어떤 여자가 4분단 끝쪽에 앉아있던
보영이라는 애를 노려보고 있었다는 겁니다.
저희가 청소를 할 때 복도쪽으로 난 창문을 닦으려면 의자위에 올라가야 하니까
아무리 키가 큰 사람이라도 겨우 머리 끝부분만 보일 정도의 높이에 있는 창문인데
벽쪽에 붙어있는 애를 노려볼 정도로 높은 위치에 있다는 건, 공중에 떠 있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걸 두세명의 여자애들이 더 목격을 했던 거구요.
보영이란 아이는 여자가 자기를 노려봤다는 사실 때문에 계속 엎드려서 울었고
여자애들은 주변에 모여서 달래주고 남자애들은 뭐 딱히 신경을 안 썼던 걸로..
시험도 다 끝났겠다, 담임 선생님 오실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화장실이나
가려고 복도로 나왔는데 4층에서 애들이 막 달려내려오더니 난리법석이더군요,
무슨 일인지 들어보니 소름이 끼쳤습니다.
보통 종소리 울리면 다들 복도로 뛰쳐나가지 않습니까? 저희 반이야
귀신소동이 있었기 때문에 바로 나간 애들은 없었는데..
4층애들은 시험 끝나자마자 복도로 뛰쳐나왔나봅니다.
그리고 복도쪽 창문 밖에 떠 있는 여자를 본 거지요.
저희반에서만 일어난 일인 줄 알았는데 4층 애들의 증언 때문에
학교 전체가 뒤집어졌었습니다.
그 사건이 있고 다음날도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옆반 친구 하나가 절 끌고 복도로 나오더니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야 저거 보이냐?"
"뭔데?"
친구가 가리키는 곳을 봐도 학교 옆 개천 너머 멀리 보이는 집들 뿐이라
뭘 보라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저기 안 보이냐? 주황색 등불 달린 집"
자세히 보니 내리는 비 사이로 또렷하게 보이는 불빛이 있었습니다.
주변이 어두워서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어 보인다 근데 저게 뭐?"
"응 저거, 그저께 저 집에서 누구 죽었대. 어제 나타난 귀신이 저 집 사람 아니었겠냐?"
이후 확인해 볼 순 없었지만 그 친구의 말이 상당히 일리 있게 들렸습니다.
그 이후로도 며칠간 비가 계속 내렸고
학생들 사이에선 별 기괴한 소문들이 많이 나돌았었는데
그중에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복도 끝 비상구 불빛 있는 곳에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것 정도?
졸업한지도 한참 지났지만 그 때 얘기를 꺼내면
생생하게 기억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정작 보영이라는 친구만은 그런 일이 있었냐며
놀리지 말라고 하더군요..
기억에서 지우고싶은 기억이나 그런 걸까요?
생각하면 무서우니까 억지로 지운거 아닐까??아니면 지운척 한거거나 [i]
보영이기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