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아주 기분나쁜 꿈을 꾼다
더 기분이 나쁜건 정신을 차리면 그 꿈이 기억나지 않는다는것이다
기억나지 않는 꿈때문에 찝찝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때의 기분은
무언가를 말할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그것의 이름을 까먹었을때와 동등한 혹은 그 이상의 찝찝함이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생각나지 않는 그 생각 때문에 눈살을 찌푸린채 하루가 시작된다
그리 달갑지 않은 화요일 오후
몇개월 전 같으면 이 시간쯤 시작되는 전공수업 준비에 바둥거리며 열심히 시간에 쫓겼겠지만 대학을 졸업한 지금
나는 백수다..
아니 좀 더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나의 길을 찾고 있는것이다
솔직히 내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회사따윈 관심없다
대한민국에서 내노라 하는 대학을 졸업한 나에게 감히 연봉이 겨우 1800부터 시작하는 회사에 입사하라니
대한민국도 참 답답하다!
나같은 인재가 겨우 한달150정도 받고 일하자고 그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고급인력이다 일당 백 이상을 할 수 있는 내가 겨우 그정도 월급받고 사내의 잡무를 도맡아하라니
그건 전문대 나온 애들이나 고졸 공채로 들어온 애들 시키지..
그러라고 뽑은 애들이 아닌가?!
잠시 사족을 붙여 내 과거 이야기를 꺼내 보자면 나는 꽤 잘나갔었다.
내 나이 20살 서울의 X모 대학에 입학 했을땐
모든것이 날 위해 만들어진 세상이었다
잘나가는 대학이라 집안 빵빵한 친구들과 어울려 매일 술로 보내고
늦은 아침이 되서야 동방으로 기어 들어가 눈 붙이고 출책있는 오후수업 호명만하고 나와서 다시 자고
같은 수업듣다 맘에드는 여자가 있으면 챙겨주는척 다가가서 야부리 좀 털어주면 어느새 그녀와 난 침대위에서 몸의 대화를 하고
엠티 오티에서도 친분을 쌓아
나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잘나가던 나였다
군대를 갔다온 뒤
선배들의 세미나와 조언을 들으며 정신차린 뒤 나는 휴학서를 내고
강남의 토익학원을 등록하고
유학을 다니며 견문을 넓히고
이 모든것이 좋은 회사를 들어가기 위한 나의 투자라 믿고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러길 1년 다시 복학을 한뒤
미친듯이 공부해서 겨우겨우 졸업을 하니 내 나이 27살..
선배들은 다 좋은회사 취직해서
떵떵거리며 강연도 하러 오는데
고등학교 동창들도 이미 몇년전에 취직해서 자리잡고 사는데
내가 그들보다 못난게 뭐가 있다고 난 고작 150만원 밖에 안주는 회사에 입사하란걸까
내가 친구들보다 학력도 높고 선배들과는 학점도 비슷할건데
왜 이 빌어먹을 놈의 세상은
날 인정해주지 않는건가
노트북을 열어 메일함을 열어보았다.
받은메일 0개
또 떨어졌나보다,,
합격이면 합격이다 불합격이면 불합격이다 메일이라도 보내주지
왜 이 개같은 회사는 그것 마저도 안하는 건가? 불합격된 사람은 그 회사의 메일 마저도 볼 자격이 없단 말이야 뭐야 씨발...
화가나고 어이없고 짜증이난다
' 됐다.. 인재 보는눈이 없는 좆같은 회사따위 나도 들어가고 싶지 않았거든?! '
노트북을 닫고 냉장고로 달려가 맥주 한캔을 꺼내서 단숨에 마셨다
목이 따끔하다 팔도 저린다
그리고
잠깐 신경이 어질했다
잠시 누워서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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