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그렇게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달마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생활비를 보내주셨다.

난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누나는 대학에 진학해서 변리사 공부를 하다 외국으로 1년짜리 어학연수를 떠났다.

집에는 어머니랑 나 둘뿐이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은 많아 졌다.




어머니가 한 날,

"너도 혼자 있고 심심할텐데 우리도 개 한마리 키울까?"

나도 심심하고 혼자있을 때, 기분도 찝찝하고 있으면 나쁘지 않을것 같았다.

어머니는 담날 요크셔테리어 한마리를 가지고 오셨고, 신나게 데리고 놀다가 그날 밤,

"끼잉~ 낑낑~"

맞다. 개 소리다.

난 그 소리에 잠에서 깼다.



무슨 생각인지 그냥 방문을 열었다.

그 개는 그렇게 앓는 소리를 내면서 현관문을 벅벅 긁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것 같았다.

내가 방문을 열자마자 내 방쪽으로 뛰어 들어와서는 책상 밑으로 들어가 숨어 버렸다.

'뭐야... 왜 이러는 거야?'

그렇게 개와 나는 혼숙을 했다.

아침에 학교 갈려고 현관문을 열었을 때, 그 개는 미친듯이 밖으로 뛰어나와 달아나 버렸다.

미쳐 내가 잡을 틈도 없이...



그렇게 하루만에 또 친구를 잃었다.


그 후, 난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그 여자를 만나야 했다.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지 않으면 난 그 꿈에서 깰수가 없었다. 허나 그녀는 내방 앞에 서있지 않았다.

항상 어머니 혼자 주무시는 방에 달라 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다.

난 걱정이 됐다. 혹시 엄마한테 안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난 다음날 밤에도 그 꿈을 꿨다.

문을 여니, 어머니 방 앞에서 또 뭐라고 조잘 거리고 있었다.

난 어머니가 걱정이 되어 내 방 밖으로 나와 거실에 섰다.



그 여자가 고개를 휙 돌리더니, 다시금 입고리를 올리며 뭐라고 조잘 거리면서 나에게 달려왔다.

난 눈을 질끈 감았다.

몇초가 지났을까...

실눈을 살짝 뜨니 내 얼굴 바로앞에 그 창백한 얼굴을 맞대고, 내 볼에 닫는 그 여자의 피부는 미칠듯이 차가웠다.

그 여자는 쉴새없이 입을 조잘거렸다. 그리곤 내 귀에 그 입을 가져다 대었다.

그 여자가 하는 말은 너무 빨랐다. 그 상황을 피해보려 눈을 감았다.

'뭐라는거야. 젝일...'

눈물이 날것 같았다.





그때 그 말 들을수 있었다.


"니가 여기 왜 있어! 니가 여기 왜 있어!"

저 말을 엄청나게 빠른속도로 되풀이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다른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들여보내죠! 들여보내죠! 들여보내죠!"

....
...
..
.

"일어나! 학교 가야지."

어머니였다.

지친몸과 드러운 기분으로 난 학교로 갔다.

방과후, 버스 정류장에서 옆학교 상급생과 시비가 붙었다.

난 싸움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 날 이성을 잃고 싸웠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시비를 붙은건 내 친구였지만, 나도 같이 동조해서 싸웠다.

그렇게 큰싸움이 아니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상대방 학생 한쪽눈의 시력을 잃었다.

난 경찰서에서 조서를 꾸미고, 그 일은 법원으로 넘어가 법적 처벌을 피하려면 싸움에 참여했던 3명에게 6천만원씩 1억 8천을 배상하라고 했다.

어머니는 괜찮다며 나를 다독였고, 난 그게 더 죄송해서 죽고 싶은 맘밖에 없었다.

'나 같은 놈은 죽어야돼'

난 내방 방문 손잡이에 전선줄을 걸고 목에 전선줄을 감았다.

얼굴이 뜨거워지고, 피가 역류하는 느낌.

순간 문 밖에서

"들여보내죠! 들여보내죠!"

찢어질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죽으면 엄마는... 엄마는...'

난 머리위 방문 손잡이를 붙잡고 감긴 전선줄을 풀고, 깊은 숨을 토해냈다.




..............




그렇게 어머닌 그 집을 시세보다 천만원낮춰서 급처를 하고, 6천만원을 합의금으로 주고 난 학교를 자퇴해야만 했고 다른 집에 전세로 이사를 갔다.

그렇게 난 그 집과의 악연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우리가 집을 판 사람에게서 어머니에게 연락을 했다.

우편물이 자꾸 이쪽으로 온다고 우편물 온거 찾아가라고...



어머니는 저에게 찾아오라며 시켰고, 하루 이틀 미루다가 그 근처에 갈일이 생겨서 그 지랄같은 집으로 갔다.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한참 벨을 눌르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장을 보고 오시는 길이었다.

"안녕하세요."

"여기 어쩐일이야?"

"아~ 우편물좀 찾아가라 해서 찾으러 왔어요."

"그 집에 사람 없을꺼야."

"왜요?"

"이틀전 밤에 난리가 났었어."

사연인 즉,

이사온 집 딸이 약간 간질 같은게 있었나 보더라.

그래서 옆집 아줌마 한테 애가 잘 놀래고 하니 혹시 자기 없거나 그럴때 애가 발작을 할수도 있으니..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을 했단다.

이틀 전 낮에 옆집이 시끄럽더래...



집을 좀 손본다고 시끄러울거라고 양해를 해달라 했대.

그리고 담날 새벽에 앰블런스가 와서 그 애를 태워나갔대.

실려나가는데... 눈이 뒤집혀서 입에 거품을 물고 실려나갔대.

난 소름이 돋더라.

그냥 거기 서있는것도 싫어서, 옆집 아줌마한테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그 집 바로 밑쪽에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 있더라.

찢어진 장판. 널부러진 벽지.

근데 거기서... 알겠지??

널부러진 벽지사이에 내 방문위에 붙어 있던 부적이 있었단 걸...

출처 웃대 특수공작원